7월 '남해 트로프 지진' 예상, 현실화될 것으로... 한반도에서도 30cm의 흔들림 / 7/5(토) / 한겨레 신문
◇ 홍태경 교수 "전국 고층건물 영향 가능성"
동아시아의 지각 구조. 남해 트로프는 필리핀 해 플레이트가 유라시아 플레이트 아래로 가라앉는 곳. 붉은색 삼각형은 활화산=이윤수 제공
최근 일본에서 7월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진이 실제로 발생하면 한반도도 30cm 이상 흔들리고 고층 건물이 위험해지는 등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3일 CBS '박채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만약 난카이 트로프에서 규모 8.0에 달하는 지진이 일어나면 1000㎞ 이내에 있는 한반도 전역의 고층 건물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올해 3월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지진에서는 1000km 떨어진 태국 방콕의 고층 건물이 무너졌는데, 이와 비슷한 일이 한반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지진 규모가) 커지면 저주파 에너지가 많이 나오는데 이는 1000km 앞에서도 에너지가 감쇠하지 않는다. 건물은 높을수록 저주파 에너지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1944년과 1946년에 마지막 난카이 트로프 지진이 일어났을 때에는 한국에는 고층 건물이 없었다. 만약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하면 간단히 계산해도 한반도는 30cm 이상 흔들린다. 첫 경험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난카이 트로프는 일본의 토카이 해구에서 큐슈 해구까지 800킬로에 이른다. 난카이 트로프에서는 100~150년 주기로 리히터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했으며, 마지막으로 발생한 것은 1944년과 1946년.
홍 교수는 토카이 앞바다와 규슈 앞바다는 (대지진 발생 후) 100년 이상 지났다. 특히 규슈 앞바다는 거의 300년 가까이 지났다. 큰 응력이 쌓여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지진이 곧 일어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해 트로프에서 큰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은 내가 대학원생 때부터 했다. 당시에는 앞으로 30년 안에 일어날 확률이 50%였지만 지금은 80%가 됐다. 이 정도 확률은 거의 접한 적이 없는 엄청난 확률이며 반드시 일어난다.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라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지만 예언서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유명 만화가 타츠키 료가 펴낸 내가 본 미래라는 만화 때문에 대지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 만화에는 '2025년 7월 5일 대지진이 발생해 동일본 대지진 때의 3배 높이의 쓰나미가 일본 남서부를 덮친다'는 내용이 있다. 더욱이 지난달 하순부터 토카라 열도에서 1천 차례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토카라 열도는 규슈 남부 가고시마 현의 난카이 상에 위치한 섬들로 난카이 트로프와는 수백 km 떨어져 있다.
홍 교수는 토카라열도 근해에서 군발지진이 발생하면 이후 다른 지역에서 대지진이 일어난다는 토카라 속설에 대해 아무리 판의 경계부라고 해도 같은 장소에서 이처럼 집중적으로 많은 규모 4 이상의 지진이 단기간에 발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 지역에 많은 응력이 쌓여 있어 힘이 배출되지 않은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가뜩이나 큰 힘이 쌓여 있는 단층대를 더 약하게 만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