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2. 오늘은 태평조우회 정출일
몇 일전에 찬이슬이 내린다는 한로가 지났으니 절기상 낚시지절임에 틀림없다.
북영천ic에서 내려 삼창쪽으로 쭈욱 가니 예전에는 없던 로타리가 많이 생겼고
누렇게 물든 황금물결이 줄어든 길가에는 포도밭과 비닐하우스가 많아졌다.
우안 상류 부근에 자리를 잡아 대충 대를 널고 본부석으로
오늘도 한잔 술에 예전 일들을 소환하고 두잔 술에 추억 속으로 스며드는
정출의 술은 달큰하고 오가는 얘기도 정겨운 술의 시간이 술술 흘러간다.
제방에서 상류와 못뚝 아래를 바라보니 전화도 안터지는 산골짜기임을 실감한다.
다행히 뚝방에서는 전화가 되네.
상류에서 제방을 바라본다.
주로 우안에 자리한 회원님들 그리고 상류를 휭돌아 좌안상류에 낙조거사님이 보인다.
상류의 진흙길에는 동물의 발자국이 많아 자세히 보니
매화문양은 삵이나 고양이 일 듯 하고 고라니 것으로 추정되는 것 등이 뒤섞여 있다.
회장님
낙조거사님
하고비님
쫑대님
보라빛향기님
권조사님
맛난 선산곱창 잘 먹었습니다. 자주 오셔서 낚수의 진수를 보여 주소서.
뻘물이라 낚시가 잘 안될 듯 하건만 자리에 앉아 찌높이를 조절하고 밑밥을 뿌린 후 캐스팅
갈겨니와 잔챙이가 많이 덤비네.
당랑거철이라 하더만 이넘이 몇번이나 쫒아내도 근처에 오더니 나중에는 내 어깨 위에 올라오길래
참교육을 시켰더니 다시는 근처에 오지 않네.
당랑권이 아무리 막강해도 수레바퀴를 멈출 수는 없는 법
잔챙이에 시달리다가 저녁을 먹고 찌불을 밝히고 밤에도 갈겨니와 잔챙이들이 찌불을 가지고 논다.
야식에 한잔 걸쳤더니 포만감이 쩐다.
두터운 옷을 입고 난로도 켜고 쪼우지만 제대로 된 입질은 없다.
상현달이 곧 산너머로 넘어갈 듯 한데 달이 넘어가면 괜찮은 입질이 들어 오려나?
나는 배가 불러 사양한 본부석에서는 술자리가 길게 이어진다.
秋月揚明輝 人醉酒千觴(추월양명휘 인취주천상)
가을 달이 밝게 빛나고 사람은 천잔 술에 취하네
도연명의 한시와 황진이의 한시 한구절을 섞어 보았는데 오늘 밤 분위기와 비슷해 보인다. ㅋ~
05시경에 잠에서 깼지만 차안에서 밍기적 거리다가 나와보니 찌불은 고대로 있다. 햐~
다시 미끼를 갈고 캐스팅 하니 동녁에 먼동이 튼다.
물안개는 피어나고 분위기도 좋건만 찌올림이 시원찮은 입질만 들어온다.
아침장을 기대했건만 아침장은 서지 않고
물안개 하염없이 피어나는 몽환적인 풍경만 멍하니 바라본다.
솔산과 푸른 가을하늘
천고어비의 계절이건만 효정지의 붕어들은 날씬하기만 하더라.
본부석 정리 쓰레기 분리수거 후 시상
수상하신 분들 축하합니다.
영천에서 강한 쫑대님 쓰레기 처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늘에 찔린 곳 잘 아물기를 기원합니다.
대복고라는 시인이 엄자릉을 기리며 지은 시 한구절로 시월정출을 마무리한다.
萬事無心一釣竿 三公不換此江山(만사무심일조간 삼공불환차강산)
만사에 무심하고 낚시대 하나뿐 삼공 벼슬도 이 강산과 안바꾸네
거의 조선(釣仙)의 경지에 다다른 엄자릉은 후한시대의 전설적인 인물이자 진정한 낚수꾼으로
추앙받아 많은 한시와 그림의 주인공으로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회원님들 낚수지절에 갈겨니와 잔챙이 등살에 고생하셨습니다.
빵이 좋지 않은 애빈 붕순이들 이지만 계측거리도 나왔고 좋은 공기 마시며 힐링했다는 분도 계시니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정출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