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담 와’로 판명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의 여진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워낙 질러놓은 ‘명언’이 많아서인 듯합니다.
윤 대통령은 어제 ‘배후자’ 김건희씨의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설명하면서 김씨의 ‘조언’을 고 육영수 여사의 ‘청와대 야당’ 역할에 빗댔습니다. 윤 대통령은 “아내로서 한 조언 같은 것들을 마치 국정농단화 시키는 것은 정말 우리 정치문화상이나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는 거라 본다”며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서 정치를 잘할 수 있게, 과거 육영수 여사도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자신을 박정희, 김건희씨를 육영수 자리에 놓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함부로 입 밖으로 내뱉으면 안됩니다. 날아다닌다고 해서 파리가 새가 될 수 없듯이, 김건희씨는 절대 육영수 여사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보면 그 이유가 더욱 분명해집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15일 광복절 경축식 참석에 앞서 육 여사 묘역을 참배하면서 방명록에 “국민들의 어진 어머니 역할을 해주신 육 여사님을 우리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김건희씨는 ‘어진 어머니 역할’을 절대 하지 못합니다. 선출된 적이 없으면서 ‘대통령 놀이’를 즐겼습니다. 자신이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었으므로 최소한 ‘국정동반자’ 정도의 지분은 있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반면, 육영수 여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청와대 바깥의 여론을 전하면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을 뿐, 국정이나 인사에 개입해 구설에 오른 적이 없습니다. 고가의 명품을 뇌물로 받은 적도 없습니다. 주가조작같은 중대범죄에 연루된 일은 더더욱 없습니다. 국민들께선 드러나지 않게 선행을 하는 수수한 이미지의 영부인을 좋아했습니다. 아직도 추앙하는 분도 많습니다. 윤 대통령이 귀를 조금이라도 열고 민심을 들어보면 ‘어디에다 육영수 여사를 갖다 대?’ 하는 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 그 입에 육영수 여사의 존함을 함부로 올리지 말길 바랍니다.
2024년 11월 8일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 김보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