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학 시인선 024 황봉학 시집 『주술사』

도서명 : 주술사
저 자 : 황봉학
판 형 : 127*205mm
면 수 : 120쪽
가 격 : 9,000원
발행일 : 2016년 4월 27일
ISBN : 979-11-86557-14-3 03810
책 소개
‘현대시학시인선’ 024권. 2011년 『애지』로 등단한 황봉학 시인의 첫 시집. 황봉학 시인의 시적 특징은 시라는 서정적 장르에 스토리텔링이라는 이야기구조를 덧입혀 그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놓고 있다. 그의 시는 대다수 ‘스토리’를 지닌 ‘말하기’방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스토리텔링의 재기才氣를 시 장르에 활용한다. 그의 시인됨에 대한 생각은「시인의 말」에도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한 편의 시라 해도 무방할「시인의 말」은 시를 대하는 시인 자신의 숙명적 태도를 보여준다. 그에게 시는 “뼈(늑골)”이자 “살”이며, “피”다. “늑골 하나, 살 한 점, 피 한 방울”이 온전히 문장 안에 든 것이야말로 그에게는 ‘시’란 것이다. 그의 “책”(시집)은 울부짖는 “귀신”의 “영혼”으로 함축되며, 그것은 시에 전 생애를 걸어 귀신의 결지決志에 든 자의 영혼과도 같다.「시인의 말」조차 스토리로 말하고자 하는 그의 시적방식이 잘 드러난 글일 터이다. 이처럼 그의 첫 시집은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모이고 헤쳐 있되, 저마다 다시 잘 어우러져 새롭게 한 궤로 뭉친 ‘책(시집)’이라 할 만하다. 그의 영혼이 “늑골”과 “살”과 “피”로 나뉘고 다시 뭉쳐 태어난 이 시집이 진정 “누군가에게 배달되어” 그가 전달하려는 시의 의미가 무사히 도착되기를. 아무쪼록 바라고 기대해 본다.
태초에 땅에는 검은 돌이 있었다
그리고 그 돌로 점을 치는 주술사가 있었다
그는 돌에서 화살촉을 꺼내 이리떼를 죽이고 곰을 죽였다
이리와 곰을 먹고 자란 그는
주술의 힘을 빌려 다른 종족의 머리에 화살을 박았다
화살촉이 두려운 종족은 그의 종이 되고
그는 돌에서 황금을 꺼내 왕관을 만들고
자궁을 향락이라는 이름으로 병들게 했다
그는 돌에서 탑을 꺼내 신전을 세우고 신을 만들었다
주술의 힘은 악어의 자궁보다도 강하다
그는 마침내 돌에서 우라늄을 꺼내 스스로 신이 되었다
주술 한 마디로 이 땅을 또 다른 돌로 만들 수 있다는 그는
또 다른 주술사가 탄생하는 것이 두려워
주술 읊는 것을 법으로 금지시켰다
주술사는 태초에 어둠에서 태어난 것임을 그는 잘 안다
하지만 아무리 불을 밝혀도 어둠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땅 곳곳에서 새로운 주술사가 태어나고
주술의 힘을 믿는 그들은 또 다른 종족의 머리에
잘 다듬어진 돌을 겨눌 것이다
―「주술사」전문
추천사
황봉학의 시는 시라는 서정적 장르에 스토리텔링이라는 이야기구조를 덧입혀 그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놓고 있다. 흔히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면, 스토리story와 텔링telling의 만남 즉 ‘이야기하다’를 지칭하는 것으로, 타인에게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황봉학 시인의 시적 특징이 바로 이러한 ‘이야기하기’에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의 시는 대다수 ‘스토리’를 지닌 ‘말하기’ 방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스토리텔링의 재기才氣를 시 장르에 활용하고 있다.
―전해수 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황봉학 시인
경북 문경에서 출생하였고, 2011년 『애지』로
등단하였다. 『경북 작품상』을 수상하였고,
현재『작가사상』 발행인으로 있다.
시인의 말
미친 어둠이 활활 타오르면 나는 늑골 하나를 빼내어
그 어둠에 석쇠를 놓고 얹는다
뼈저리게 차가운 새벽
실성한 정적이 찾아오면 나무가 타는 난로 철판 위에
나는 살 한 점을 떼어
얹는다
눈먼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며 내 혼을 달라고 소리를 지를 때면
나는 피 한 방울을 빼내어 창틈을 메운다
창문 하나와 어둠과 새벽이 사는 집
사방은 온통 울부짖는 미친 책들뿐이다
내 책은 살을 발라 묶었느니
내 시는 피를 뽑아 썼느니
글자 하나하나가 뼛가루라고 우기는 서재
읽지 않은 문장들 사이에 나는
내 문장을 끼워 넣는다
늑골 하나, 살 한 점, 피 한 방울
누군가에게 배달되어 또
귀신처럼 울부짖을
미친,
2016년 4월
황봉학
차례
시인의 말
1부
돌들의 왕국
석수
허수아비
너는
어릴 적
신호등
이런 소문이 있었다 치자
해변의 갈매기들
시인들
돌들의 왕국
산에도 척하는 것들
환幻
주술사
돌의 노래
이곳으로 이사 오시려거든
어떤 인사
암사동 이야기
사장
2부
무성영화처럼
무성영화처럼
되새김질
동행
숯
카악철
뱀과 사람
생각하는 사람
도채장이 폐업하다
길
밥을 먹는 동안
부엉이
3분간
반짝
추상화
낙엽
안면도
깨진 거울
3부
칼을 갈다
어머니의 베틀
배
명당
이장移葬
꽃 보러 간다
차이
칼을 갈다
귀농하는 M 시인에게
풍장
텃밭에서
김용사 가는 길
한 발자국
면벽수행
본질
명태 이야기
증기 사우나실
4부
희한한 짐승
이 별을 위하여
불륜
팜므파탈
입술
젖꼭지
딱 한 번의 절정을 위해 그녀는 긴 겨울을 온몸이 얼었다 녹기를 수없이 되풀이하고, 칼바람에 입술이 얼어 터지기도 했어, 하지만 연분홍빛 성감대만큼은 목숨처럼 갈무리해 두었나 봐, 따뜻한 바람이 불고 조용히 봄비가 내리는 어느 날 새벽, 딱 한 번 몸을 허락한다는 그녀가 옷을 벗었어, 촉촉이 젖은 입술을 벌리고 숨겨둔 속살을 열어 보였어, 난 그녀의 향기에 도취해 금방 절정에 달해버렸고 나도 모르게 마구 그녀의 이름을 射精하고 말았어
윤회
자넨 첫사랑을 믿는가
이유는 묻지 않았다
기둥
□□의 미학
다리와 다리 사이
희한한 짐승
그림자
속껍질을 위하여
촛불
해설 │시와 스토리텔링, 그 가능성의 세계
- 전해수 문학평론가
첫댓글 시인님의 시집 <주술사> 출간을 축하합니다.
서재에서만 몸부림치던 “늑골 하나, 살 한 점, 피 한 방울”을 녹여서 쓴 시가
드디어 세상에 당당히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인고의 시간을 견딘 만큼 이제 독자의 가슴에 가서 뜨겁게 안기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시인님의시집《주술사》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애독자의 폭풍사랑 기대합니다^^*
축하드립니다. ~^^
시집 <주술사>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매일 어둠과 새벽이 사는 집에서 늑골 하나, 살 한 점, 피 한 방울을 누군가에게 배달 시키기 위한 수고와, 그리고 그 탄생의 기쁨을 보여주심에 축하를 드립니다.
시집 <주술사>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열정을 다하시는 시인님의 모습이 무엇보다 아름답습니다
어둠이 저리도 환한 걸 알게 되었지요
애독자의 눈길도 환해지리라 믿습니다
시집 출간을 축하 드립니다. ^^
시집 출간을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누군가에게 배달되는 늑골 하나, 살 한 점, 피 한 방울....
글자 하나하나가 뼛가루라고 우기는 .....
또 누군가의 피가 돌게 하는....詩 !
'시인의 말' 뭉클합니다. ^^*
시집 출간 축하드립니다.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축하 합니다
구매는 어디로 하나요
축하드리면서 그 책을 보고 싶습니다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