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보청기는 건전지가 다 달아버렸더라구요..
할머니 보청기 건전지 둔 곳을 찾는데만 한시간이 넘게 걸렸어요..(너무 깊숙히 잘 두셔서..그리고는 기억이 나질 않으셔서...)
보청기에 약을 갈아끼자
할머니께서는 "어여 꽂아봐" 하셨구요.. 잘 들린다 하셨습니다.(괜한 말씀이란거 알지만)
할머니께 인사를 드릴때까지 빼지 않으셨어요..(왕왕거린다고 끼시는걸 즐겨않으셨거든요)
마루에 앉아서
할머니 손가락에 시커먼 밴드를 떼어내고..
손가락에 약을 발라드렸습니다.
할머니 팔둑에는 치료약을 바르고 붕대를 새로 감아 드렸습니다.
느닺없이 할머니께서 선생님 손을 잡으시더니 "아이구 손이 곱기도 해라...손이 이렇게 이쁠수가.."
늘 느끼는 거지만 할머니 살색은 너무 검게 그을려 있지요..
할머니 피부에 대면 선생님 피부는 정말 고왔답니다!!!!
여러분에 비하며 정말 곱진!!!! 않지만!!!!(창피!!)
점심엔 닭매운탕 일명 닭도리탕을 해 드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완두콩을 넣은 밥을 지으셨구요..
점심상에서 '더먹어라, 배부르다" 밀고 땡기다가 빨간 국물만 옷에 흘렸지만 기분좋은건 어쩐일인지요..
어제는 태양이 많이 뜨거웠지요..
그런데도 할머니께서는 양파를 뽑고 다듬어서 자루에 가득 담아 주셨어요..
식구들 멕이라고!!!
바람 잘 통하는 곳에 걸어두라고!!!
선상님 줄라 했다고!!!(눈물나게..)
떠나올때 인사하니 할머니의 어김없는 레파토리
"뜨문뜨문 와!! 날도 뜨거운데.."
근데 선생님은 그 말씀이 더 자주 오라는 말씀으로 들리는건지!!!
ㅎㅎㅎ
오늘도 어제처럼 태양은 여지없이 뜨겁습니다.
반바지에 반팔만 입고 있어도 훅훅!! 덥다는 느낌이 한여름 같습니다.
근데요.
내일은 퇴근하면 할머니댁에 다시 가렵니다.
얼마 안되지만 마늘좀 뽑아드리려구요.
할머니랑 함께 엮어서 걸어드리리구요..
어제는 짧은 시간의 여유로, 하얀바지에 단벌 옷으로 인해 일손을 보태드리지 못했거든요..
뜨거운 마늘 밭에 않아 횡한 눈으로 검디검은 가녀린 팔둑으로 마늘을 쥐어 뜯을 할머니 생각을 하면 자꾸만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요..
오늘은 날씨만큼이나 가슴이 더운 날입니다.
그런거 같애요..
수레바퀴는 더워도 열심히 굴러가는거죠..
모두모두 힘내시기 바랍니다.
즐겁고 행복한 날이길 기도하겠습니다.
첫댓글 할머니 보고싶다.......
가시는 줄 알았으면, 일요일에도 같이 가는 거였는데... ♡
흠;; 할머니댁 가야 되는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