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후반 유럽에서 있었던 일이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주인공 베르테르를 신봉하는 젊은이들이 그와의 동일시를 경험하고자 그가 입었던 푸른 연미복에 노란 조끼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 것이다. 심지어 젊은이들 중에는 베르테르처럼 권총으로 자살하는 모방 자살이 유행해 1755년에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책이 판매금지 도서로 분류되기도 했다.
일본 대학생들도 이 자살 모방에 휩싸였다. 많은 대학생들이 일본 3대 폭포 중의 하나인 케곤노타키(華嚴瀧)폭포에서 자살을 했다. 그런데 한번은 동경대학교 다니는 한 학생이 자살을 하려고 폭포에 서서 뛰어내리려고 하는 순간 뒤에서 큰 바윗돌이 굴러오자 이 학생은 순간적으로 그 돌을 피했다. 학생의 본능이 자살을 하려는 순간 돌을 피한 것이다. 결국 이 학생은 자살을 하지 않고 학교로 돌아왔다. 이 학생은 왜 돌을 피했을까? 자신의 본능이 자기를 죽이려는 돌을 피하게 한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살려고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생이 좋은 것이다. 내가 태어날 때 우주가 탄생하고 내가 죽으면 이생도 끝이다. 불교에서 살생금지는 ‘다른 생명을 죽이지 마라 이전에 나 자신을 죽이지 말라.’는 진리가 숨어있다. 나를 사랑할 때 이웃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 있어 지금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