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成守琛 詩文
◯ 성수침(成守琛, 1493. 2.19.~1564. 1.25.),
학자이자 명필로 자는 중옥(仲玉), 호는 청송(聽松), 본관은 창녕(昌寧)이다.
◯ 이정형(李廷馨)의 성수침 평: 知退堂集卷之十三/黃兎記事下
성수침(成守琛)의 자는 중옥(仲玉)이며 천품이 심히 높고, 덕스러운 기틀을 모두 갖추었다.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의 문하에서 공부하였고, 필법이 묘함에 이르렀다. 성품이 매우 효성스러웠으며, 스스로 효아(孝兒. 부모의 상을 입은 자식)이라 했다. 부모의 초상에는 몸소 제사지내는 기구를 잡고, 조석으로 묘에 베풀고는 심한 추위, 심한 더위에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었고, 매번 기일에는 애통하기를 당초와 같았다. 새벽에는 꼭 묘(廟)에 아뢰었고, 출입할 때도 반드시 묘에 고하였다. 파평(坡平)에 은거했고 스스로 청송거사(聽松居士)라 했다. 아들인 혼(渾)의 관직은 우참찬에 이르렀고 호는 우계(牛溪)이다.
成守琛字仲玉。天分甚高。德器渾成。受業靜庵門下。筆法亦臻妙。性至孝。自少稱孝兒。父母之喪。躬執奠具。朝夕展墓。祁寒盛暑。未嘗一廢。每値忌日。哀痛如初。晨必謁廟。出入必告。隱居坡平。自號聽松居士。子渾官至四宰。號牛溪。
成守琛의 詩
1. 옛 생각으로 지은 80운
초년에 집을 얽었으니 자고 먹기 편한데, 搆屋初年眠食安。
그윽한 소회이지 욕심은 아니라고 사람들에 이야기하네. 幽懷不欲說人間。
짧은 지팡이 짚고 돌아간 산중은 고요한데, 短筇歸去山中靜。
큰 바위 틈으로 잔국화가 피어났다. 採掇重巖細菊斑。
노년에 접어 몸을 감추고 마땅히 엎드려 살며, 投老藏形宜伏隩。
낙엽 지는 이 산을 복건을 쓰고 오간다. 幅巾來住此寒林。
사립문 오래 잠겨있어 오는 사람 드물고, 柴門長閉來人少。
산에 비는 고요히 오고 낙엽은 깊이 쌓였다. 山雨蕭蕭落葉深。
겹겹 마주한 창에는 해뜨기가 늦고, 疊嶂當窓日上遲
발 건너 대숲에 부는 바람 그윽한 생각 일으키네. 隔簾風竹起幽思。
산가에 사는 일 더불어 말하는 사람 없고, 無人說與山家事。
마른 오동나무 혼자 차지하고 흰머리로 늙어간다. 獨據枯梧養白癡。
바람 잔 대숲 길은 맑은 향기 진동하고, 風微竹逕淸香動。
산 빛깔 남색에 자주 파랑 섞였다. 山色挼藍紫翠間。
가장 사랑스러운 것은 밤 깊어 봉우리너머 뜨는 달, 最愛夜深岑外月。
맑은 빛은 의구하고 발 사이로 추위가 들어온다. 淸光依舊入簾寒。
아침이면 무엇으로 배를 채울까, 朝來何以補衰腸。
무와 메나물 찌니 그 맛이 좋다. 蘿葍新蒸味可嘗。
배부르면 휘파람 불고 노곤하면 잠자고, 飽卽嘯歌慵卽睡。
일어나서는 말없이 꽃향기 맡는다. 起來無語嗅花香。
지니고 간 통으로 찬 계곡물 길으니, 携筒自汲寒溪水。
산에서 캐어 달여 둔 삼이 일미로구나. 煎却坡山一味蔘。
한가로이 대나무 방에 누었으니 아무런 일 없고, 閑臥竹房無箇事。
산바람 때로 불어 평상에서 거문고 소리 내네. 山風時動倚床琴。
쓸쓸한 초가집은 산기슭에 기댔고, 蕭蕭茅屋倚山根。
물가 황혼 건너서 한 줄기 밥 짓는 연기 나네. 一帶炊煙隔水昏。
멧대추 꽂아서 만든 울타리 주위는 낮이라 조용하고, 揷棘編籬圍晝靜。
두레박은 낡았고 사립문은 잠겨 있다. 桔槹零落掩柴門。
혼자서 절룩이며 동쪽 길 건너가니, 獨乘小蹇赴東阡。
초가집 두 짝 사립문 물가에 있네. 白屋雙扉一水邊。
농사지어 수확할 때 천하지본 확실하고, 耕穫得時俱著本。
정선[朱陳] 땅의 풍물은 예전과 같구나. 朱陳風物故依然。
맑은 서리 내리는 시월이라 얼음이 얼고, 淸霜十月始成氷。
종이 같은 이불에 추위 생겨 병은 더욱 심해진다. 紙被生寒病日增。
내 생애를 더듬어보니 아하 늙어버렸구나, 點檢生涯嗟已老。
늘그막의 이 몸의 일 중처럼 담박하다. 老來身事淡於僧。
숨어 사는 곳 단출한데 그 누가 찾아주나, 幽棲簡略誰相問。
오로지 산사람이 나를 찾아와 준다. 只有山人訪我來。
붉은 수레의 풍진이 날아들지 않고, 朱轂風塵飛不到。
한 무더기 산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一區山水眼中開。
들나물과 벗긴 조로 배 채움을 의지하고, 野蔬脫粟聊充腹。
거친 무명과 성긴 베로 간신히 옷 모양 만든다. 大布麤絺只蓋形。
순응해 살고 편안히 죽을 공덕에는 미치지 못하니, 生順死安功未及。
소년부터 도를 들었지만 이룬 것 없다. 少年聞道竟無成。
간밤의 비 개이기 시작하니 먼 길 갈 생각으로, 宿雨初收思遠步。
혼자 지팡이 짚고 물가에 서보았다. 獨携筇杖立芳洲。
흰 갈매기 나와 같이 한 마음 맺어, 白鷗與我同心契。
마음대로 맑은 물결에 자유로이 놀고 있다. 隨意淸瀾自在遊。
봄철의 해와 달은 사람에 향기 보내고, 東華日月薰人面。
골짜기의 바람서리 베옷에 들이친다. 丘壑風霜冷布衣。
양젖은 달콤하고 채소는 담박한데, 羊酪味甘蔬菜淡。
내 생애는 어쩐 일로 시속과 어긋나나. 我生何事與時違。
흰머리 심사로 경영에 의욕이 없고, 白頭心事懶經營。
혼자 즐기며 요즘에는 이렇게 산다. 自喜年來得此生。
편안히 작은 방에 누었다가 잠깨어 보니, 晏臥小齋淸不寐。
무단히 산비가 깊은 밤에 쏟아진다. 無端山雨注深更。
아침 해가 아득히 숨었다가 다시 밝아지고, 朝日微茫翳復明。
누워서 바라보니 하늘 끝에 조각구름 생긴다. 臥看天末片雲生。
잠시 후에 합쳐져 비가 오는데, 須臾遍合翻成雨。
온 골짜기 무너지듯 큰 소리를 내는구나. 萬壑崩湍共一聲。
여러 병치레에 요즘에는 마르고 뼈도 가벼우니, 多病年來瘦骨輕。
옷 입고 한가히 앉아 여생을 정양하리. 披衣閑坐養餘生。
작은 집은 맑고 고요해 사람소리 없는데, 小堂淸悄無人語。
울타리 너머 찬 샘은 밤새도록 소리 낸다. 籬外寒泉徹夜鳴。
늘그막에 무릎을 감싸 안고 초가집에 사니, 抱膝長年一草廬。
쓸쓸한 신세가 중이 사는 것 같구나. 蕭條身世似僧居。
가업을 이은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莫言傳業渾無物。
석자 책상머리에는 천 권의 책이 있다. 三尺床頭千卷書。
낮잠이 드는데 봄은 더욱 짙어지고, 午睡從容春正濃。
산바람 베게에 불고 꿈은 허전하기만 하네. 山風鏖枕夢還空。
해 길도록 아무 일 없이 턱 고이고 엎드려 있자니, 日長無事支頤臥。
몸은 신선 사는 봉래산 궁전에 있는 것 같구나. 身在蓬萊第一宮。
친구가 나를 찾아 산 집에 이르니, 故人訪我到山家。
황망히 자리 깔고 낙화를 쓴다. 忙把重茵掃落花。
바라보고 말없이 우선 웃기만 하니, 目擊忘言先一笑。
흰머리로 마주하니 담박한 생애로다. 白頭相對淡生涯。
그윽한 거처의 문은 아침부터 닫혀 있고, 幽居門戶早常扃。
편안히 한가롭게 지내며 성품과 영혼을 키운다. 偃仰嘯歌養性靈。
산가에 한가로운 맛 넘쳐나니, 剩得山家閒氣味。
인간사 어떤 일이 내 마음을 유혹하랴. 人間何事誘吾情。
병풍처럼 싸인 산촌이지만 만사가 통하고, 屛跡山村萬事疏。
향 피우고 배게 높이 베고 누운 내 오두막이다. 燒香高枕臥吾廬。
평생에 바라는 것 오직 현명과 어진 마음과 성스러움, 平生所尙唯賢聖。
새벽에 일어나 의관 차려입고 옛 글을 읽는다. 晨起衣冠讀古書。
산에 사는 마음은 늙을수록 맑아지고, 山居心事老彌淸。
세상일을 따지고 보면 내 성정에 걸린다. 世慮何嘗滯性情。
하늘과 땅에 이 몸이 좋아하는 대로 따라야지, 天壤此身從所好。
요즘 사람들 어지럽게 모여 이름 도둑질을 즐겨한다. 時人錯會喜逃名。
파평의 산색은 사람의 옷에 비치고, 坡平山色映人衣。
앉고 누운 초가 처마에 세상 걱정이 적다. 坐臥茅簷世慮微。
만사를 깨닫고 나니 한가함이 즐거움이니, 萬事省來閒是樂。
그윽함 찾는 때때로 야인이 되기를 기약한다. 探幽時復野人期。
작은 처마 띠 지붕 집은 돌부리에 기댔고, 小葺茅茨倚石根。
이 한 몸 행사에는 번뇌 없이 담담하다. 一身行事淡無煩。
마음 닦음을 조금이라 얻음은 숨어사는 재미이고, 頤神偏得幽棲趣。
바람비 어지러운 산에 혼자 문 닫고 있다. 風雨漫山獨閉門。
창가에 남아서 빗소리를 듣는데, 留得窓前聽雨聲。
흰머리에 무료함이 병이 되어 간난아이 된 것 같아, 白髮無聊病轉嬰。
이 몸은 한가한 마을을 의탁할 곳이 없어, 此身無處寄閒情。
돌 화분에 옮겨 심은 소상죽이 키 넘어 자랐네. 石盆移植瀟湘丈。
대 집에서 대나무 한 그루 그리니, 竹堂寫作一竿竹。
여윈 그림자 살랑대어 한 점의 티끌이 없네. 瘦影婆娑絶點塵。
서로 모범이 되어 속된 사람을 깨우치니, 相對儀刑醒俗子。
바람과 이슬이 천진함과 다르게 하지 말라. 莫敎風露異天眞。
<述懷八十韻>
搆屋初年眠食安。幽懷不欲說人間。短筇歸去山中靜。採掇重巖細菊斑。
投老藏形宜伏隩。幅巾來住此寒林。柴門長閉來人少。山雨蕭蕭落葉深。
疊嶂當窓日上遲。隔簾風竹起幽思。無人說與山家事。獨據枯梧養白癡。
風微竹逕淸香動。山色挼藍紫翠間。最愛夜深岑外月。淸光依舊入簾寒。
朝來何以補衰腸。蘿葍新蒸味可嘗。飽卽嘯歌慵卽睡。起來無語嗅花香。
携筒自汲寒溪水。煎却坡山一味蔘。閑臥竹房無箇事。山風時動倚床琴。
蕭蕭茅屋倚山根。一帶炊煙隔水昏。揷棘編籬圍晝靜。桔槹零落掩柴門。
獨乘小蹇赴東阡。白屋雙扉一水邊。耕穫得時俱著本。朱陳風物故依然。
淸霜十月始成氷。紙被生寒病日增。點檢生涯嗟已老。老來身事淡於僧。
幽棲簡略誰相問。只有山人訪我來。朱轂風塵飛不到。一區山水眼中開。
野蔬脫粟聊充腹。大布麤絺只蓋形。生順死安功未及。少年聞道竟無成。
宿雨初收思遠步。獨携筇杖立芳洲。白鷗與我同心契。隨意淸瀾自在遊。
東華日月薰人面。丘壑風霜冷布衣。羊酪味甘蔬菜淡。我生何事與時違。
白頭心事懶經營。自喜年來得此生。晏臥小齋淸不寐。無端山雨注深更。
朝日微茫翳復明。臥看天末片雲生。須臾遍合翻成雨。萬壑崩湍共一聲。
多病年來瘦骨輕。披衣閑坐養餘生。小堂淸悄無人語。籬外寒泉徹夜鳴。
抱膝長年一草廬。蕭條身世似僧居。莫言傳業渾無物。三尺床頭千卷書。
午睡從容春正濃。山風鏖枕夢還空。日長無事支頤臥。身在蓬萊第一宮。
故人訪我到山家。忙把重茵掃落花。目擊忘言先一笑。白頭相對淡生涯。
幽居門戶早常扃。偃仰嘯歌養性靈。剩得山家閒氣味。人間何事誘吾情。
屛跡山村萬事疏。燒香高枕臥吾廬。平生所尙唯賢聖。晨起衣冠讀古書。
山居心事老彌淸。世慮何嘗滯性情。天壤此身從所好。時人錯會喜逃名。
坡平山色映人衣。坐臥茅簷世慮微。萬事省來閒是樂。探幽時復野人期。
小葺茅茨倚石根。一身行事淡無煩。頤神偏得幽棲趣。風雨漫山獨閉門。
留得窓前聽雨聲。白髮無聊病轉嬰。此身無處寄閒情。石盆移植瀟湘丈。
竹堂寫作一竿竹。瘦影婆娑絶點塵。相對儀刑醒俗子。莫敎風露異天眞。
2. 주경(周卿)의 운에 차운하여
빈 산 한낮에 한 촌 늙은이, 空山淸晝一村翁。
관을 쓰고 조정에 나갈 꿈은 이미 없다. 冠蓋東華夢已空。
늙어가며 마음을 닦아 도량이 큰데, 老大頤生襟宇泰。
흰 옷에 검은 모자로 정자에 앉아 있다. 白衫烏帽臥亭中。
<次周卿韻>
空山淸晝一村翁。冠蓋東華夢已空。老大頤生襟宇泰。白衫烏帽臥亭中。
3. 송도를 회고한 시 3수
고려 왕국의 신하들은 큰 나라를 맡았는데, 麗代金甌屬大家。
사람은 죽고 일은 흘러가 나를 슬프게 하네. 人亡事去我悲嗟。
당시의 왕업을 누구에게 물어볼까, 當時王業憑誰問。
첩첩 소나무 산에 저녁노을 드리웠다. 一疊松山倚暮霞。
나뭇잎 떨어지고 서리는 맑아서 가을은 깊고, 木落霜淸滿目秋。
가만히 옛 일을 생각하니 나를 슬프게 한다. 默思前事使人愁。
의관과 저택은 지금도 잘 있는데, 衣冠第宅今安在。
바람 비 오는 빈산에 오소리 무덤만 남았네. 風雨空山貉一丘。
산에 둘러싸인 옛 나라 바람 안개 담박한데, 山圍故國風煙淡。
세월이 재촉하니 왕릉도 옮겼네. 歲月相催陵谷移。
혼자 서서 배회하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獨立徘徊人不見。
돌다리 서쪽 둑에 석양빛 슬프다. 石橋西畔愴斜暉。
<松都懷古三首>
麗代金甌屬大家。人亡事去我悲嗟。當時王業憑誰問。一疊松山倚暮霞。
木落霜淸滿目秋。默思前事使人愁。衣冠第宅今安在。風雨空山貉一丘。
山圍故國風煙淡。歲月相催陵谷移。獨立徘徊人不見。石橋西畔愴斜暉。
4. 대나무를 읊다
그대의 절개를 아껴서 그윽한 골짜기에 심었는데, 憐君風節栽幽谷。
근래에 병이 잦아 돌보기를 게을리 했다. 多病年來懶去看。
산에 사는 늙은이가 돌봄을 아낀다 말하지 말라, 莫道山翁無護惜。
찬 공기 서리풍상에도 바위에 굳세게 서있네. 天寒霜雪倚盤桓。
<詠竹>
憐君風節栽幽谷。多病年來懶去看。莫道山翁無護惜。天寒霜雪倚盤桓。
5. 주경과 산사에서 만나 이야기 하다. 비바람이 쳤었다.
이십삼 년 그대를 만나지 못했는데, 二十三年君不見。
흰머리로 마주하지만 예전의 모습과 얼굴일세. 白頭相對舊形容。
타향살이 어찌할까 평상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하는데, 異方那計連牀話。
산창에 비바람 불고 저녁종이 울린다. 風雨山窓到曉鍾。
<與周卿約話山寺, 會有風雨.>
二十三年君不見。白頭相對舊形容。異方那計連牀話。風雨山窓到曉鍾。
6. 봄비의 느낌
때맞추어 오던 비 다시 개이고, 好雨初收旋作晴。
근교의 방초가 어지럽게 나오네. 郊原芳草亂抽生。
산중에 누워서 봄소식을 보며, 山中臥看春消息。
흰머리로 유유하니 세상인심 사랑한다. 白髮悠悠戀物情。
<春雨有感>
好雨初收旋作晴。郊原芳草亂抽生。山中臥看春消息。白髮悠悠戀物情。
7. 아우가 갖옷을 보내줌에 고마워서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늙은 처는 가난하고, 慈顏下世老妻貧。
무명옷에 바람서리 병든 몸에 닥친다. 短褐風霜迫病身。
가죽옷 갖옷을 그대가 보냈으니, 狐貉重裘君所贈。
고마운 마음에 눈물이 흘러 소나무에 뿌려지네. 感恩垂淚灑松筠。
<謝舍弟寄重裘>
慈顏下世老妻貧。短褐風霜迫病身。狐貉重裘君所贈。感恩垂淚灑松筠。
8. 아우를 추억하며
세월은 빨리도 가서 멈춤이 없고, 光陰電掣不淹延。
기미년이 가고 무오년으로 옮겨가네. 己未方傳戊午遷。
백발이 된 여생을 어찌 오래 할까, 白髮餘生那得久。
언제 만나서 나란히 누워서 잘까. 相逢何日對床眠。
<憶舍弟>
光陰電掣不淹延。己未方傳戊午遷。白髮餘生那得久。相逢何日對床眠。
9. 양숙이 산골 집을 방문해서
듣기로는 공께서는 서쪽 순찰사가 되셨다는데, 聞公按節巡西界。
먼저 산중의 선비 집을 방문해 주시네. 先訪山中居士家。
이야기 나누다 해지는 줄 모르고, 談話不知西日晩。
대나무 침상 부들자리에 안개 노을이 진다. 竹牀莞席宿煙霞。
<養叔訪山居>
聞公按節巡西界。先訪山中居士家。談話不知西日晩。竹牀莞席宿煙霞。
10. 아우가 겨울옷을 보내줌에 감사하며
그대는 나를 그리도 아끼시니 마치 어머니 같아, 多君愛我似慈親。
멀리서 병든 몸 따듯하라고 겨울옷 보내셨네. 遠寄冬衣護病身。
서리바람에 돌이 깨지도록 불어도, 縱有霜風吹石裂。
근래는 한가로이 누웠어도 봄기운 납니다. 著來閒臥㬇如春。
<謝舍弟寄冬衣>
多君愛我似慈親。遠寄冬衣護病身。縱有霜風吹石裂。著來閒臥㬇如春。
11. 산사(山寺)에서 놀며
대나무 숲 소나무 측백나무 울창하게 얽혀, 竹林松檜鬱交加。
산골은 깊고 깊어 한줄기 오솔길이다. 洞府深深一逕斜。
눈 등성이의 절이 푸른 벽을 감추었으니, 雪脊招提藏翠壁。
들어서니 오로지 느낌이 신선의 집 같구나. 入門唯覺是仙家。
<遊山寺>
竹林松檜鬱交加。洞府深深一逕斜。雪脊招提藏翠壁。入門唯覺是仙家。
12. 숨은 선비를 방문하고
티끌세상 물러나 끊고 속세를 떠났으니, 謝絶塵坌投物外。
그 마음 한가한 곳에 산천은 좋기도 하다. 此心閒處好山川。
소나무 창을 홀로 닫고 단잠을 자니, 松窓獨罷從容睡。
바로 내 몸이 땅 위의 신선일세. 定是吾身地上仙。
<訪隱士>
謝絶塵坌投物外。此心閒處好山川。松窓獨罷從容睡。定是吾身地上仙。
13. 추강거사 성수침에 보내며, 林億齡
돌아온 후 뵙지 못한 성거사님, 歸來不見成居士。
소나무 집은 여전하고 달밤은 서늘하겠지요. 依舊松堂夜月涼。
그때를 추억하며 아스라이 바라보니, 相憶此時徒極目。
가을바람에 흰머리 길어짐을 막을 수 없구려. 秋風霜髮不禁長
<寄秋江居士 成守琛> 林億齡
歸來不見成居士。依舊松堂夜月涼。相憶此時徒極目。秋風霜髮不禁長
첫댓글 소년부터 들은 도가 이룬것 없으니.
좋은 시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해서 미안하오. 자연인 성수침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옛생각으로 지은 80수가 마음에 드오.
오랜만에 방문해서 미안하오. 자연인 성수침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옛생각으로 지은 80수가 마음에 드오.
아주 오래간만입니다. 다음에 들어온 적도 드물지만 아직도 블러그를 가지고 계신지는 몰랐습니다. 한국에 계신가요?
한국에는 매년 갑니다. 다녀온지가 사나흘 되었지요. 아직 어머니가 생존해계셔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