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희망교회 부활절 메시지
빨리 제자들에게 전하기를 그는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셔서, 그들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시니, 그들은 거기서 그를 뵙게 될 것이라고 하여라. 이것이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이다.
(마28:7)
올 해 부활절은 빛, 희망, 사랑으로 다가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는 봄을 느끼지도, 만끽하지도 못하였고, 여러 두려움 가운데 지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올 해 부활절은 416 6주기를 함께 맞이합니다. 자신들이 믿고 따랐던 예수의 십자가 죽음으로 인한 제자들의 절망과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예수를 따랐던 ‘제자들의 믿음 없음’이라고 몰아가기에는 이들이 감당해야 하고, 직면해야 했던 상황은 너무 어렵고 벅찬 상황이었습니다. 자신들에게 수 많은 이적을 보여주셨을 뿐 아니라 스스로 하나님의 아들임을 선포하고 그 영광을 자신들에게 보여주셨던 그 분이 너무 허망하게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은 자신들이 보고도 믿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께서 미리 예언하셨지만 이게 그렇게 순식간에 자신들에게 임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기에 아무런 저항도 없이, 아무런 기적도 없이 그저 그렇게 어린양이 되어 십자가에 처형당하는 예수의 모습은 제자들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고, 이 충격은 자신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낳았을 것입니다. 자신들의 삶의 희망이었고, 전부였던 예수가 이제는 자신들의 삶에 질곡이 되었고, 아픔이 되었고, 걱정과 두려움이 되어버렸습니다. 자신들과 함께하면서 늘 예수께서 가르치셨던 빛과 희망과 사랑이라고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예수는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무덤을 보러온 여인들에게 천사들이 말을 전합니다. ‘가서, 나의 형제들에게 갈릴리로 가라고 전하여라, 거기에서 그들이 나를 만날 것이다’ 예수는 왜 성전이 있는 곳, 자신을 십자가에 처형시킨 사람들이 있는 곳,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부활을 알릴 수 있는 곳인 예루살렘이 아니라 갈릴리를 선택했을까를 묵상해봅니다. 갈릴리는 생전에 예수님께서 늘 머무르셨던 곳입니다. 그리고 그곳은 극심한 차별과 억압과 가난이 있는 곳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이 겪었던 모든 일상이 망라되어있는 곳입니다. 그렇게 예수께서는 부활하셔서 가장 먼저 갈릴리로 가셨고, 그곳에서 제자들을 만나셨습니다. 이후 제자들은 변화였습니다. 이들의 삶을 지배하던 절망과 두려움과 아픔과 걱정들이 사라지고, 이들은 빛의 사도, 희망의 메신저, 사랑의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오늘 우리들에게 너희가 자신의 일상의 삶에서 빛의 사도, 희망의 메신저, 사랑의 전도자가 될 수 있는 곳이 어딘지를 살펴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면 부활하신 당신께서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고 말씀하십니다.
부활절 아침에 우리가 있어야 하는 곳, 내가 찾아가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내가 만나야 하는 이들이 누구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의 현장으로 우리가 찾아갔을 때, 우리에게 “너희에게 평화가 있어라”(누가복음24:36) 하시며 우리를 찾아오시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놀라운 은총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아직까지 코로나 19로 안타까움과 두려움 가운데 살아가고 있으며, 아직 진실규명조차 되지 않은 시간들 속에 416 6주기를 맞이하지만, 여전히 한국사회는 자본과 경쟁이 지배하며 온갖 착취와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마땅히 있어야하고,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있는 일상의 현장에서 빛의 사도, 희망의 메신저, 사랑의 전도자가 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우리 모두에게, 특별히 눈물짓는 이웃들과 함께 하기를 마음을 모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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