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필봉(筆鋒)
붓털 중에서 뾰쪽하고 약간 노르스름한 빛을 띠는 부분을 필봉(筆鋒)이라고 한다.
붓을 움직일 때 붓의 뾰쪽한 부분을 글자의 중심에 오게 하여 글씨를 쓰는것을 중봉(中鋒)이라 하고,붓 끝을 감추어 모서리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을 장봉(章鋒)이라고 한다.
만약 붓 끝이 한 쪽으로 치우쳐진 상태로 글씨를 쓰게 되면 편봉(偏鋒)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일반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간주한 모필의 탄력성은 필봉에 의하여 좌우된다.
필봉이 길면 길수록 탄력성도 풍부하고 먹의 함유량도 많아서 글씨를 쓸 대점과 획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뿐만 아니라 움직임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붓을 움직일 때, 한 번 당기면 곧바로 되고 한 번 누르면 붓이 엎어지고 점과 획을 꺾고 누르고 글자사이의 종과 획을 교차시키며 서로 연결하게 하는 것도 모두 필봉의 작용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서예적인 측변으로 볼 때 용필(用筆)은 바로 필봉에 달려 있다.
붓 끝을 바로 하거나, 기울게 하거나, 거꾸로 하거나, 순하게 하거나, 무겁게 하거나, 가볍게 하거나, 실(實)하게 하거나, 허(虛)하게 하거나 등은 모두 필봉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만약 중봉으로 글씨를 쓰게 되면 무겁고 가라앉은 느낌이 나며, 장봉으로 글씨를 쓰면 온후하고 중후한 맛이 나면서 뼈와 근육을 감출 수 있다.
역봉(逆鋒)으로 글씨를 쓰면 점과 획을 웅건하고 육중하게 할 수 있고, 노봉(露鋒)으로 글씨를 쓰면 정신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으며, 측봉(側 鋒)으로 글씨를 쓰면 험하고 기이한 맛을 나타낼 수 있다.
붓을 어떻게 쓰나냐에 따라 위와 같은 효과가 나오므로 각자 개성과 특성에 맞는 필법을 선택하여 쓰면 된다.
초학자들이 글 씨를 쓸 떼에는 하앙 붓 끝에 힘을 주어 종이를 뚫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만일 힘을 제대로 주지 않고 글씨를 쓰면 점과 획이 미끄러져 판에 박힌 듯한 글자가 나오게 된다.
2.중봉(中鋒)
붓대를 곧바로 하고 붓 끝을 가운데로 오게 하여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상태를 중봉(中鋒)이라고 한다.
중봉으로 글씨를 쓰면 붓 끝이 항상 점과 획의 중앙에 위차할 수 있게 된다.
<서벌(書 筏)>에서도 "중봉을 운용할 수 있으며 퇴필로도 획을 둥글게 할수있고, 중봉을 하지 못하면
좋은 붓으로도 졸렬한 글씨를 쓰게 되니 글씨의 좋고 나쁨은 바로 중봉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라고 하였다.
이것은 중봉이 서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말한 것이지만, 현재 서법에서도 중봉은 꼭 지켜야할 중요한 사항이다.
중봉으로 글씨를 쓰면 붓을 일으키고, 엎어지게 하고, 누르고, 당기고, 보내는 변화를 쉽게 할수 있어 거기에 따라 나오는 점과 획에 다양한 변화를 창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강하고, 부드럽고, 굽고, 곧바로 된 획도 자유자재로 구사할수 있으며 가로 세로의 획과 둥근획도 마음 먹은대로 표현 할 수가 있다.
만약 팔을 붓대에 기울인다면 중봉을 운용하는데에 지장이 있어 평평한 획을 그을 때 붓 끝이 글자의 중심에 오지 않게 된다.
중봉으로 붓을 쓰려면 먼저 붓 끝이 중앙에 위치하도록 자세와 중심을 똑바로 잡아야 한다.
옛사람들의 경험을 근거로 살펴보면, 팔목은 세우고 붓끝은 똑바로하여 붓의 사면에 힘이 균등히 가게하여 항상 글자의 중앙에 붓 끝이 오도록 한다.
붓을 움직임에 있어서 머무를 때에는 사로잡는 듯하게,
나갈 때는 내보내는 듯하게, 거둘 때에는 긴장을 하는 듯하게,
넓힐 때에는 열어주는 듯하게 , 누를 때에는 내리는 듯하게,
당길 때에는 일어서는 듯하게 하면 붓이 왕래하는 사이에도 붓 끝은 항상 스스로 제자리 에 돌아와 중봉을 유지할 수가 있다.
중봉은 용필(用筆)의 관건이며 붓이 똑바로 서야만 골(骨)이 서 있게 되며 획이 풍부하게 되어 정신과 풍채가 비약할 수 있다.
서예는 획의 변화를 중요시 하는데 중봉을 유지하지 못하면 어떠한 변화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초보자는 반드시 중봉을 유지하면서 글씨를 쓰는 것에 유의하여야 한다.
3.측봉(側鋒)
측봉(측봉)과 정봉(정봉)은 서로 반대되는 말로 붓을 움직이는 일종의 방법과 형식을 말한다.
측봉에 대해서 옛사람들이 많이 언급하였지만 그의 성질에 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주화갱(朱和羹)은 <임지심해(臨池心解)>에서 "정봉은 힘을 취하고 측봉은 연미함을 취한다.
왕희지가 쓴 <난정서(蘭亭敍)>에서 연미함을 취할 때에는 측봉을 사용하였다. 내가 가을철에 독수리가 토끼를 잡는 것을 보았는데 먼저 공중을 빙빙 돌다가 한쪽 날 개를 접으면서 뒤집듯이 쏜살같이 내려와 토끼를 잡는다.
이것을 보고 글씨의 경지를 깨달았는데 붓을 똑바로 잡고 곧장 내려오는 형세로 글씨를 쓰면 연미한 맛을 얻을 수가 없다." 라고 하였다.
이것은 측봉이 용필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한 말이다.
그러나 풍무(馮武)는 <서법정전(書法正傳)>에서 "지금 측봉으로 연미함을 취한다는 것은 모두 이단이다.
글씨를 배울때 사악한 외도를 취해서는 종신토록 이 속에 빠져 있으면서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게 되니 경계하고 또 경계하여야 된다."라고 하였다.
풍무(馮武)는 이와 같이 측봉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이야기를 하였으며 심지어는 사악한 이단이라고까지 하였다.
이렇게 상반된 견해를 갖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측봉에 대한 이해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것을 간단히 말하면 측봉과 편봉을 같은 것으로 보았기 때문인데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별개의 일로 편봉이 절대로 측봉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른바 편봉이라는 것은 붓을 움직일 때 붓대를 비스듬히 하여 필봉(筆鋒)을 한쪽으로 가게 하고 붓은 다른 방향으로 진행시켜 한쪽은 매끄럽고 한쪽은 톱니바국처럼 나게 하는 효과를 꾀하는 것이다.
먹물이 종이에 제대로 침투하지 않기 때문에 한쪽 면만 평평하고 나머지는 종이 위에 뜬 상태가 되므로 운필(運筆)에서 제일 꺼리는 것이 바로 이것이며 퇴필(退 筆)이라고도 한다.
측봉에 대하여 <영자팔법(永字八法)>에서는 "기울인즉 붓을 평평하게 할 수는 없다. 기울일 때에는 마땅히 오른쪽으로 향하게 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붓을 오른쪽으로 향하게 하니 이는 기울어진 형세를 취한다는 뜻이 된다.
측봉으로 붓을 움직이면 과도하게 획을 돌릴 때 누운 붓을 다시 일으켜 세워 중봉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측봉으로 말하면 점과 같은 획은 모두 측법(側法)으로 쓰는 것이다.
심지어 '天·運·拘'와 같은 글자에서 삐침과 갈고리와 같은 획도 모두 측법에 속한다.
이렇게 붓을 오른쪽으로 기울여 쓰면 물소뿔과 같이 날카롭고 단단한 획을 얻을 수 있으며 정신과 풍채가 밖으로 드러나는 까닭에 점과 획을 강조할 때에는 흔히 이러한 법을 사용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측봉과 정봉은 각기 다른 장점이 있기 때문에 서로의 특성을 보완하여 서예의 오묘한 맛을 나타 내여야 한다.
4.회봉(回鋒)
회봉(回鋒)이란 붓을 움직이는 방법으로 점과 획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오던 방향으로 향하는 것을 말한다.
회봉은 점, 가로획, 세로획, 삐침 등의 모든 획에 적용되는 것으로 붓 끝을 버리지 않고 오던 방향을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
한 일(一)자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붓을 거두는 곳에 이르면 조금씩 붓을 오른쪽 위로 향하게 하여 다시 한번 오른쪽을 가볍게 누른 뒤에 중간을 향하여 오던 방향으로 붓을 진행시켜 멈춘다.
세로획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붓을 거두는 곳에 이르면 왼쪽 위로 향하게 하여 가볍게 한번 들어서 다시 중간을 향하여 오던 방향으로 붓을 진행시켜 멈춘다.
회봉은 붓을 움직이는 작용으로서 점과 획을 원만하고 안온하게 가라앉혀 주면서 힘줄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여 획을 풍만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회봉은 점과 획을 오던 방향으로 붓을 향하게 하는 것으로 조금도 번거롭지 않은 일이다.
초학자가 처음 해서를 임모(臨摹)할 때 회봉의 법칙을 지키지 않으면 점과 획이 원만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글씨도 안온하고 장중한 맛을 나타내기 어렵다.
그러므로 회봉은 초학자가 꼭 지켜야 할 사항인것이다.
회봉을 할 때 주의할 점은 붓을 움직이는 속도와 경중이다.
붓을 너무 빨리 움직이면 글씨가 가볍게 되쉬우니 마땅히 가볍고도 정성을 들여 장중한 맛이 나게 하여 한다.
5.절봉(折鋒)
절봉(折鋒)은 역봉(逆鋒)이라고도 하며 붓을 움직이는 방법으로 기필(起筆)할 때 필봉(筆鋒)을 거꾸로 하여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절봉은 기필할때와 글자 한 자에서 오른쪽 획을 시작할 때 흔히 사용한다.
가로획을 그을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긋는데 글씨를 쓸때는 먼저 거꾸로 붓을 위로 향하게 한 다음 기필의 장점에 이르러서는 아래로 향하여 한 번 눌러준 다음 다시 오른쪽을 향하여 나아간다.
세로로 내려 긋는 획은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데 글씨를 쓸 때는 먼저 거꾸로 위를 향하게 한 다음 기필의 정점에 이르면 왼족 아래로 향하여 붓을 한번 눌러준 다음 다시 아래로 향하여 나아간다.
절봉은 글씨의 정신이 많이 나타나 노봉(露鋒)에 비하여 획이 육중하고 필력감도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초학자들이 임모(臨摹)를 하거나 해서(諧書)를 쓸 때에는 곡 이방법을 준수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