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장학퀴즈
다이얼 전화기, 삐 삐, 뒷 배 불룩한 TV, 두꺼운 전화 번호부.....
얼마전 한 종편방송에서 막을 내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소품들이다.
80년대 서울 쌍문동의 한 골목에 서로 이웃하여 정겹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이야기를 엮은 드라마다. 당시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모습과 일상에 얽힌 애환을
리얼하게 그려 여러 계층 사람들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켰다. 화려한 배역진이
출연하였거나 극적인 요소가 큰 드라마도 아니었는데 이같이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
것은 누구나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극중 인물
하나 하나가 나 자신이고, 불과 20~30 년전의 우리들 이야기를 화면속에서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시멘트 담장위엔 깨진 유리병 조각을 꽂아 놓았고
아침이면 빗자루를 들고 나와 골목길을 쓸었다. 한 때 우리가 아끼고 소중히 여겼던
물건들이 옛 이야기속의 상징물이 되어 나타나니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는 것이다.
교향곡의 아버지 하면 우리는 하이든(Franz Joseph Haydn, 1732~1809 오스트리아)을
떠올린다. 우리의 귀에 익은 장난감 교향곡, 놀람교향곡은 물론 무려 108곡에 달하는
교향곡을 작곡했으니 그리 불릴 만하다. 그는 수레바퀴를 만드는 목수 아버지와
요리사로 일하는 어머니 밑에서 음악을 제대로 공부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났다. 그러나 타고난 음악적 재능과 열정으로 교향곡과 협주곡 분야에서
뚜렷한 업적을 이루어 냈다.
교향악단과 독주악기 하나가 서로 경쟁하듯 연주하여 하모니를 이루어내는
협주곡(協奏曲, Concerto)은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 궁정 악장 시절에 틀을 만들어 낸
악곡형식이다. 악장으로 발탁되었을 때 악단의 연주자 개개인은 훌륭한 소양을
갖추고 있었으나 전체적인 화합은 엉망이었다. 독주자 한 사람씩을 내세워 악단 전체와
화음을 맞추는 훈련을 하였는데 이같은 단독연주 악기의 연습과정에서 자연스레
협주곡의 형식이 만들어진 것이다. 교향악단 연주의 주요 레퍼토리인 피아노 협주곡이나
첼로 협주곡, 클라리넷 협주곡 등이 이렇게 탄생된 것이다.
교향곡(交響曲)의 악장구성도 하이든 이전에는 다소 산만한 6악장 형식이었다. 하이든은 이를
起承轉結이 비교적 뚜렷한 4악장 형식으로 기본 틀의 골격을 만들었다. 물론 교향곡이
정형화된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1악장 Allegro(빠르게),
2악장 Adagio(조금 느리게), 3악장 Minuetto(춤곡), 4악장 Allegro(빠른 곡)으로 이루어지는
교향곡의 형식이 하이든에 의해 완성된 것이다. 좀 지리하다 싶은 교향곡도 이런 흐름을
짚어가면서 들어보면 나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귀에 익숙한 음악은 세월이 지나도 당시를 기억해 내는 마력을 지녔다. 응답하라 1988의
소품으로 등장할 만한 하이든의 음악이 있다. 80년대의 향수에 젖어들게 하는 프로그램
MBC 장학퀴즈의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 뮤직이 바로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
도입부이다. 이 曲은 하이든의 유일한 관악기를 위한 협주곡 Eb장조곡이다. 장학퀴즈는
80~90년대 고등학생들의 지혜를 겨루는 프로그램으로 학생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인기가 있었던 프로였다.
이제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 Allegro 템포를 한 번 감상해 보자.
답답하게 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줄 상큼한 트럼펫 멜로디가 즐거움을 준다.
80년대 추억의 방송 프로그램 장학퀴즈의 한 장면을 떠올리면서.........(*)
첫댓글 선배님 건강 하시죠
글 감사 합니다..
네 안녕 하세요
트럼펫 연주곡 모처럼 들어보니
새롭네요.잘 듣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