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강릉 통일호 1241열차를 타려면
시간상으로 511열차를 타고 영주역에서 3시간 정도 대기해야 합니다.
영주는 좀 식상하기도 해서 (너무 많이 시간을 보낸 곳이라)
춘양까지 무궁화 열차를 이용하였습니다.
문제는 그 세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인데
혼자라면 주변을 돌아다니며 추운겨울 시골 새벽풍경을 구경하겠지만
억지로 형을 이끌고 왔기 때문에 따뜻한 역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책도 좀 꺼내보다가 엎드려 자기도 하다가
중간에 직원께서 조간신문을 보라고 전해주시더군요.
아직 날이 밝지 않은 상태에서 강릉행 통일호가 들어왔습니다.
사진을 찍으니 제대로 나오는게 없군요...
-6:58 춘양역 출발-
열차안에서 모습
3량의 객차안에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 보입니다. 그 이유는
다들 옆으로 누워서 가시기 때문인데 대부분 영동선 각역으로 출근하는 분들입니다.
분천역 정도 오니까 날이 좀 밝아진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에 공사차량과 장비들이 많이 보이던데
작년 태풍 매미 때문에 많은 시설이 파손되어 지금까지 복구가 계속되는 것입니다.
철교아래 낙동강물은 꽁꽁얼어서 스케이트장처럼 변해버렸고
산비탈아래 그늘진 곳에는 눈이 제법 쌓여있습니다.
양원승강장의 모습. 아무도 타는 사람은 없고...
승부역의 모습. 여기서는 짐을 짊어진 할머니들이 많이 타십니다.
-8:08 철암역 도착-
일단 문곡역으로 갈 지 아침식사를 할 지를 놓고 고민을 하다가
버스를 기다리는 할머니께 아침식사되는 식당을 물어보았더니
바로 역건너에 신토불이 식당으로 가라고 하시더군요.
배가 좀 고팠기 때문에 아침을 든든히 먹기로 결정하고
4천원짜리 꿩손만두국이란 메뉴를 시켰습니다.
만두에 꿩고기를 쓰는 건 아닐거 같은데 왜 꿩이 들어가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몇명씩 들어오시는데
다들 철암역 직원들입니다. 바쁘신지 라면을 시켜 드시는군요. 뒤에 보이는 분들.
같이 이야기도 좀 나누다가...
눈꽃열차표 구하기가 12월 31일 정동진표 구하기보다 힘들다고 하니까 놀라시더군요.
일단 밥을 든든히 먹었으니 바깥구경도 좀 해야죠.
역 근처 풍경입니다.
마치 군고구마를 익히는 듯 합니다. 안에는 뭐가 들었는지 알 수 없음.
철암역 바로 전 수동차단기 모습입니다.
열차가 지나가면 건널목 감시원이 차단기를 직접 내립니다.
이쪽 동네는 어떤 분들이 사시는 지는 잘 알 수 없으나
다들 연탄을 때고 살아가며 화장실도 공동으로 사용하는 듯 했습니다.
건널목을 건너서 산비탈을 따라 계속 올라갔습니다.
철암역 원경
계속 올라가다보면 산신각이 보입니다.
열차시간이 얼마 남지않아 바로 역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시간도 절약할 겸 역 구내로 바로내려가는데
멀리서 길다란 화물열차 한대가 들어오더군요.
열차가 지나가고 나서 건너갈려고 생각을 했는데
하필 딱 중간쯤에 멈추어 서더군요. 그 때문에 열차뒤를 멀리 돌아서 가느라고
시간을 많이 허비했습니다. 열차가 어찌나 길던지...
역에는 많은 사람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대부분 퇴근하는 역직원들인것 같습니다.
3량짜리 영주행 1245열차가 들어오고 기관차는 8101호로군요.
-철암역 9:34 출발-
아까 열차보다 승객이 훨씬 많았습니다. 좌석을 거의 다 채워가는 수준이라..
오랫만에 밤을 새워 무리를 해서 그런지
조금씩 졸음이 밀려오더군요.
경치도 좋지만 졸음 앞에서는 어쩔수 없는 듯.
졸다 깨다 하면서 영주까지 들어왔습니다.
첫댓글 오호 재미있네! ㅋㅋㅋ
철암역전 신토불이 식당 강력추천!
아직 철암 부근엔 눈이 쌓이지 않았군요 이번주나 내주내로 통리부근 출사를 나갈 예정인데... 사진감상 잘 했습니다
철암은 그나마 볕이 좀 들어오는 동네라 눈이 별로 안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