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ㅡㅡㅡㅡㅡㅡㅡ 양심은 자신을 감시하고 심판하는 도덕적 나침판이다. 양심은 자신의 내면과 행동을 한시도 놓치는 일없이 보초를 선다. 상대를 배려한 선의의 거짓말이든, 아무리 대수롭지 않은 일이든, 양심에 거리낀 일은 지워지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모르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실수나 거짓도 자신은 알고 있다. 자신의 도덕성에 의해 죄의식이 생긴다. 하지만 풍요와 상실이 공존하는 시대, 자신의 고락을 관장하는 도덕성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삶의 미덕과 신의가 아니라 양심과 비양심이 도덕성을 조절하는 이 아이러니를 견디며 다함께 흘러가는 곳이 어디일까?
알고 지은 죄보다 모르고 지은 죄가 더 크다고 했던가? 거짓말로 탁발승을 돌려세웠던 어릴 적 기억이 평생 지은 죄 중에 가장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괴롭다고 고백하는 시인의 도덕성이 그나마 세상을 맑혀주는 밑거름이 되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