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와 헤겔 철학 공부가 다시 명상으로 복귀한다.
한자경이 쓴 칸트 ''철학에의 초대''와 ''헤겔 정신현상학 이해''를 읽고 한자경이 쓴 ''명상의 철학적 기초''라는 책이 있어, 명상은 나의 중심과제이니 구입해 읽어보게 되었다.
명상철학기초는 철학교수가 쓴 책답게, 명상을 학문적으로 아주 잘 정리했다.
쿤탈리니차크라가 각성되고 난 이후 시작한 내 '오토게닉 단 쿤달리니 명상'은 스승이 없이 이 책 저 책의 정보를 엿보며, 10여년의 수행과정 속에서 발전해왔다. 그리고 천지신명의 인도로 만난 이 책덕분에 마침내 기초를 형성할 수 있게되었다. 불교의 적성등지법의 간단한 정보로 나의 명상이 굳건한 기초를 갖게되었다.
아래 불교의 명상수행방법인 적성등지법은 모든 명상이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내용이다. 이는 명상수행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보조국사 지눌: "생사를 멸하려면 부처되기를 구해야 한다. 부처는 이 마음이다. 마음을 어째서 멀리서 찾을 것인가? 이 몸을 떠나지 않는다. 이 몸은 헛것으로서 나기도 하고 죽기도 하지만, 참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끊어지지도 않고 변화하지도 않는다."
참마음을 발견하는 법이 '적성등지법'(寂惺等持法)이다.
이는 지눌에 따르면 다음이다.
''초저녁이나 밤중이나 새벽에 고요히 온갖 반연을 잊고 우뚝하게 단정히 앉는다.바깥 경계를 취하지 않고 마음을 거두어 안으로 비추어 본다. 우선 고요함(적적)으로 반연하는 사려를 다스리고, 그 다음 또랑또랑함-성성으로 혼침을 다스린다. 혼침과 사란을 고루 제어하되 취하고 버린다는 생각도 없게 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다른 명상수행방법인 '초월명상TM'의 주의력을 내면으로 향한다와 같은 방법이고, 여기에 고요함과 성성이 추가되었다)
다음 4 단계를 거쳐 마음으로부터 마음에 주어지는 마음 내용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다. 이 4단계가 명상수행의 핵심단계이다.
1) 초저녁이나 밤중이나 새벽에 고요히 온갖 반연을 잊고 우뚝하게 단정히 앉는다.
(반연: 마음이 외부 대상이나 현상에 의지하고 그것을 근거로 마음작용을 일으키는 상태.
명상의 시작, 눈을 감고 앉아 마음 속의 잡생각을 털어내고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힌다. 여기까지가 색계 사선정 단계에 해당된다.)
2) 전5식의 감각작용을 멈춘다.
(명상을 시작하면, 온 몸이 통나무 같이 딱딱하게 굳는다. 그 다음 온 몸의 기가 앞이마에 집중된다. 그런 다음 무색계 사선정에 도달하면, 공무변처부터 점차로 육체-몸이 사라진다. 온 몸이 사라지는 체험을 처음했을 때의 기쁨이 떠오른다. 지금은 몸이 사라지는 상태를 당연하게 받아들여 특별한 느낌이 없다.)
3) 몸 자체의 촉각, 몸의 통증을 멈춘다.
(몸이 사라지는 느낌 이후에 다리와 엉덩이가 저리고 통증이 느껴진다 그러다가 점점 저리는 통증이 약해지다가 통증이 사라진다. 그러나 아직 마지막까지 약하지만 엉덩이가 무거운 느낌이 지속되고, 긴 시간 명상으로 허리가 자꾸 앞으로 기울어 진다. 명상은 대개 1시간 정도 지속된다. 식무변처 단계에서 몸의 통증이 사라진다)
(*3단계까지는 일단 명상을 시작하면, 눈을 감고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히고 나서 '그 자체 스스로', '조용히', '점차로', '어떤 걱정이나 서두름없이', '자연스럽고 단순하게' 진행되도록 해야만 한다. 명상 중에 무엇을 기대하거나 분석하거나 잊으려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
4) 온갖 생각들이 떠오를 것이다. 즉 제6식의 작동하는 것이다. 이 의식적 사유까지도 멈추어 마음의 작용들을 모두 제거하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 적적이다. 이 단계에서는 주의력을 내면으로 향한다.
즉, ''바깥 경계를 취하지 않고 마음을 거두어 안으로 비추어 본다. 우선 고요함으로 반연하는 사려를 다스리고, 그 다음 또랑또랑함-성성으로 혼침을 다스린다". (무소유처 단계에 해당된다. 이 단계가 초월명상에서는 순수의식의 상태이다.)
(* 몇일전 까지 적성등지법을 알기전에는 처음부터 주의력을 억지로 내면으로 향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었다. 그래서 명상의 집중력 유지에 문제가 있었고 집중력도 자주 흩어졌었다. 적성등지법을 따라하면서, 이제 명상 중 집중력의 유지와 고요함을 유지하기가 힘이 들지 않고 편해졌고 명상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편, 최근 구입해 읽고 있는 초월명상 TM의 과정에서는 마음 그 자체 저절로 노력없이 점차 가라앉도록 해야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초월명상 TM은 명상을 일단 시작하면, '그 자체 스스로', '조용히', '점차로', '어떤 걱정이나 서두름없이', '자연스럽고 단순하게' 진행되도록 해야만 한다고 명시한다. 명상 중에 무엇을 기대하거나 분석하거나 잊으려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초월명상 TM은 단계별 상세 내용은 제시하지 않고 주의력을 내면으로 향하게 한다는 것을 기본 방법으로 제시한다. 즉, 초월명상 TM의 명상의 핵심은 '주의력을 감각적인 경험의 외부세계에서 더 섬세한 내면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공적영지의 3단계에서 적용되는 방법과 동일하다. 2025.09.03)
마음에서 마음 내용을 다 지우 적적하면서도 혼침에 빠지지 않고 성성하게 깨어 있는 것, 이것이 적성을 함께 유지하는 적성등지법(寂惺等持法)이다.
마음에서 마음의 내용이 제거되는데도 마음이 잠들지 않고 깨어 있다면, 그 마음은 무엇을 보게 되는가? '마음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마음이 비어있되 잠들지 않고 깨어 있을 수 있는 것은 마음이 본래 무정물 처럼 빈 허공이 아니라 '스스로를 자각하여 아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지눌은 ''비어 있어 적적하되 신령하게 자신을 아는 것으로서'' '공적영지(空寂靈知)’라고 한다.
원효는 이를 '본성이 스스로를 신령하게 자신을 아는 것'으로서 성자신해(性自神解)’라고 했다.
마음의 영지는 마음의 본성이며 곧 작용이다. 이것을 본래적 작용이라는 의미에서 자성본용(自性本用)이라고 한다. 이것은 마음에 주어진 대상을 아는 작용인 수연응용(隨緣應用)과 구분된다. 자성본용은 마음자체의 작용으로서 마음의 본래적인 활동인 본용이고, 수연응용은 마음에 주어지는 대상인 연을 따라 활동하는 응용이다.
주역과 도덕경 및 장자도 우주의 근본은 '하나'에서 시작한다.
주역의 태극이 우주만물의 근원이다.
''도가 하나를 낳고 하나가 둘을 낳고 둘이 셋을 낳으며 셋이 만물을 낳는다. 만물은 음을 업고 양을 안으며, 충기로써 조화를 이룬다''
즉, ''도- 1 - 2 - 3 - 만물''이 도덕경의 우주 생성원리이다.
('스스로를 자각하여 아는 마음', 즉 공적영지를 중세 신학자 '플로티누스'는 '현존'이라고 부른다. 플로티누스는 일자, 즉 신은 우리에게 낯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의 자기다. 그것은 앎에 의해서도 아니고(정신 즉 누스에서) '지적인 존재들'을 발견하는 '사유 작용'에 의해서도 아니며, 모든 지식을 능가하는 '현존'(파루시아 parousia)에 의해 이루어 진다.
한편, 에크하르트 톨레는 공적영지를 ''현존, 내면의 의식공간=알아차림=순수한 있음=순수의식=깨어있는 의식=현존=형상없는 의식=고요''라고 표현한다.)
내용이 길어서 이번엔 여기까지 소개한다.
Paul Koo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