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 번째 선군팔경(先軍八景) - 철령의 철쭉| [호서대학교]강좌&소식 dragonboy | 등급변경▼ | 조회 333 |추천 0 | 2006.10.0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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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선군팔경(先軍八景) - 철령의 철쭉
북한의 한 군대 초소에 불과했던 ‘다박솔 초소’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팔경’ 중 하나의 자리를 차지한 것과 별 차이가 없는 <선군팔경>이 <철령의 철쭉>이다. 하지만 북한은 김일성 부자(父子)와의 관계를 들어 이 ‘철령의 철쭉’을 ‘팔경’ 중 하나로 꼽았다.
북한의 월간 화보지《조선》2005년 6월호는 ‘선군8경’이라는 연재물에서 <철령의 철쭉>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 기사의 내용을 보면, “강원도 고산군 구읍리와 회양군 금철리사이에 솟아있는 철령은 오르면서 40리, 내리면서 40리로 그 굽이가 아흔아홉이나 된다는 험한 령이다. 새들도 깃들기 저어하고 안개도 쉬여오른다는 가파로운 험한 령이지만 해마다 4월 말과 5월이면 산기슭과 벼랑, 계곡 그 어디라 할것없이 아름다운 철쭉꽃바다가 펼쳐져 온 산을 붉게 물들인다. 철쭉은 가지끝에 연분홍색의 꽃이 2~5개씩 모여 피는 진달래과에 속하는 잎지는 넓은 잎떨기나무이다. 령길과 산릉선, 계곡마다에 피여난 철령의 철쭉은 타는듯한 연분홍빛갈과 아름답고 청신한 모습만으로도 황홀하지만 철령이라는 그 이름과 어울려 더욱더 정깊고 숭엄하게 안겨온다. 김일성주석을 잃은 대국상에 겹쳐드는 자연재해, 제국주의자들의 고립압살책동으로 나라가 생사기로에 놓였던 엄혹한 나날 김정일령도자께서는 이 험한 철령을 10여차례나 넘어 최전연부대들을 찾아가시면서 선군장정의 길을 이어오시였다. 바로 이런 력사의 곳에 떨기떨기 소담하게 핀 꽃이여서 조선의 군대와 인민들에게 더더욱 유정하게 안겨드는것이다. 오늘 선군8경의 하나로 불리우는 철령의 철쭉은 김정일령도자의 무비의 담력과 배짱, 조국과 인민에 대한 끝없는 헌신의 장정으로 빛나는 철령과 함께 온 나라 군대와 인민이 사랑하는 꽃으로 붉게 붉게 피여나고 있다.”(10~11쪽)라고 되어 있다.
위 책에는 김일성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런데《조선대백과사전(20)》(백과사전출판사, 2000년)에는 ‘김일성’이라는 고유명사도 들어있다. 그 내용을 보면, “강원도 고산군 구읍리와 회양군 금철리 경계에 있는 령. 높이 677m. 령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이곳에 오르시여 남기신 불멸의 혁명사적이 깃들어 있다. 철령삿갓봉마루에는 위대한 수령님의 불멸의 혁명업적과 고매한 공산주의적덕성을 길이 전하기 위하여 세운 헌시비 《몸소 철령에 오르시여》가 있다. (...). 이 고개에는조국해방전쟁시기 인민군대와 인민들이 전시수송과 전선원호사업에서 떨친 영웅적위훈이 깃들어 있다.”(635쪽)라고 기술되어 있다.
위에서 살펴본《조선》와《조선대백과사전》의 글을 읽어 보면, ‘철령의 철쭉’이 ‘절경(絶景)’이나 선경(仙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리고 ‘다박솔초소의 설경’과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어쨌거나 “신라봉건국가는 675년경에 철관성을 쌓았고 고려시기에는 여기에 관문-철관을 설치”(《조선대백과사전(20)》, 635쪽)했었다는 ‘철령’의 ‘철쭉’은 분명한 북한의 ‘선군팔경’이다. 다음은 그 많은 ‘철령의 철쭉’를 소재로 한 작품들인 <철령의 철쭉아>(강승제 씀.《청년문학》주체94(2005)년 제7호, 20쪽)와 <철령의 봄빛>(박현철 씀.《조선문학》주체94(2005)년 제1호, 9쪽)이다. 철령의 철쭉아
붉게도 피였구나 철령의 철쭉아 눈내린 벼랑길에 야전차 밀어가신 장군님의 그 자욱 송이송이 수놓으려 굽이굽이 전선길에 망울을 터쳤구나
볼수록 뜨겁구나 철령의 철쭉아 병사들 보고싶어 험한 령 넘나드신 장군님의 그 사랑 저 하늘에 새기려 삿갓봉 구름우에 향기를 실었구나
천만년 만발하리 철령의 철쭉아 선군의 총대로 푸른 하늘 펼쳐주신 장군님의 그 위업 길이길이 전하며 군민의 마음속에 새봄을 꽃피우리
철령의 봄빛
따스한 봄빛이 무르녹는 이 아침 철쭉꽃 반겨웃는 철령의 산마루 생각깊은 언덕우에 내 섰노라
솟아오른 태양은 닿을듯이 가까와 해살은 온몸을 포근히 감싸안아도 내 마음엔 눈보라 그날의 눈보라...
그 얼마나 모진 한겨울의 광풍이 휩쓸었던가 고립과 압살의 그 겨울은 꽃피는 봄날에도 이 땅을 흐리였고 열매익는 가을에도 이 강산을 덮었거니
물어보자, 철령아! 조국앞에 닥쳐온 그 시련을 헤치시며 그 몇번 장군님은 너를 넘으셨더냐 차창을 흐리는 그 비물을 닦으시며 지치는 야전차를 두어깨로 미시며
엄혹한 그 겨울은 철령을 오르시는 그이의 야전차에 성에로 불리였다 그이의 어깨우에 흰눈되여 다 쌓였다
그래도 오르셔야만 했던 조국결사수호의 험준한 령길이여 얼음덮인 이 땅을 야전복자락으로 감싸안으시고 적기가를 부르시며 이 길을 택하신 우리 장군님
혁명의 조향륜을 더 억세게 잡으시고 광란하는 겨울을 야전차바퀴로 짓뭉개시며 조선을 이끌고 그이 오르신 력사의 철령길 선군길이여!
오, 이 땅에서 고난과 시련을 갈아번지며 락원의 봄씨앗을 뿌리신 김정일동지 거룩한 그 모습이 철령의 봄빛속에 이 가슴 가득히 안겨오나니
정녕, 온 누리를 밝히는 철령의 이 해살은 그이께서 심장으로 안아올려 이 강산에 뿌리신 선군해돋이 그 찬란한 빛발이여라
※ 조향륜 : (다듬는 말로) (방향) 손잡이. [操向輪] (《조선말대사전(2)》,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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