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가미기와 겐지 집사님 발인 예배. 계시록21;1-7. 2022. 6.25.
계21;1-5,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 2.또 내가 보매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니 그 준비한 것이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더라, 3.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이르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 4.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 이러라. 5.보좌에 앉으신 이가 이르시되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하시고 또 이르시되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되니 기록하라 하시고.
일본 히메지에서 태어나 공부하며 살았던 한국사람 천 상병이라는 시인이 지은 귀천 (歸天)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이 시를 읽으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마음이 맑으면서도 또한 포근해지는 느낌을 갖습니다. 왜냐하면 이 시를 지은 천 상병은 죽음에 대하여 전혀 두려움이나 염려가 아닌, 삶의 또 다른 아름다움과 평안함으로 노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인생을 가리켜서 고해(苦海), 고난의 바다라고 말하지만 이 시인은 인생을 아름답고 즐거운 소풍으로 묘사합니다. 아름다운 삶의 또 다른 여정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시를 쓴 시인의 삶은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1930년 일본정부에 의하여 그의 아버지가 일본에 정착하게 되었고 이 곳 히메지에서 태어났습니다. 해방이후에는 마산에서 살았으며 그 이후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중퇴하고 오직 문학 활동에 전념하게 되었는데 가난했던 시인은 평소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소액의 정기적인 후원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받은 돈 때문에 국가정보원에 끌려갔고, 그곳에서 아주 심한 전기고문을 세 차례나 받은 후, 형무소로 이송되어 억울하게 감옥 생활을 했습니다. 전기고문의 후유증으로 불완전한 몸이 되었으며 평생을 심한 두통과 근육 경련으로 고통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1970년 겨울에 갑자기 그의 행적이 세상에서 사라졌는데 나중에 정신병원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유는 지병과 고문후유증으로 거리에 쓰러져 있던 그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무연고자로 오해하여 정신병원으로 보내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물론 후에 결혼하여 가정을 갖기도 했지만 결국 1993년 64세의 일기로 그가 세상을 떠나기 까지, 귀천(歸天)하기까지 그는 평생 가난했고, 고문의 후유증과 지병으로 고통을 겪으며 살았습니다. 고해(苦海)와 같은 인생을 살았습니다만, 그는 그의 일생을 기쁘고 즐거운 소풍으로 비유하며 생을 마감하는 날을 소풍이 끝나는 날로 표현했습니다. 이 땅에서의 소풍이 끝나는 날, 나 하늘로 돌아가 아름다웠더라 말하리라! 인생이 기쁨과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찬 소풍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인생이 이처럼 아름다웠다고 고백할 수 있었을까요? 천 상병 시인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던 사람이었습니다. 삶의 오랜 고통과 억울함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에 모두 내려놓았던 신앙인이었습니다. 삶을 받아들인 신앙인 이었습니다. 신앙인은 죽어 가면서도 아름다웠다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인생을 승화시켰습니다.
오늘 우리는 겐지 집사님의 마지막 모습을 봅니다. 제가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고 겐지 집사님은 마이주루에서 태어났습니다. 성장하면서 여러 곳을 다니며 생활했습니다. 우여곡절 속에서 10여 년 전에 히메지 비전 교회를 출석하면서 믿음 안에서 마쯔모토 미찌오 상을 만나 2016년 11월 6일에 하나님과 교우들 앞에서 서약을 하고 결혼을 했습니다. 늘 한 손에는 조그만 책이 있었고 그 것을 보며 꿈을 키우고 기대를 하며 살았습니다. 마음을 다하여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행복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육체적인 아픔과 고통은 그가 우리 곁을 떠나는 날 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늘 메마른 지팡이에 한 쪽을 의지해야만 하는 고해와 같은 인생이었으나 고 겐지 집사님의 인생은 소풍이었습니다. 맛이 나고 기대가 되고 함께 웃는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떠나는 22일에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하나님께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누구에게 말합니까? 사랑했던 아내, 미찌오 상에게 말하고 우리에게 말합니다. 하나님께 말합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삶이었다고!!! 왜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나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길지 않았지만 이 땅의 삶을 뒤로 하고 이루지 못한 나머지는 우리에게 맡기고 떠났습니다. 고 겐지 집사님께서 계실 곳은 새로운 하늘과 새 땅입니다. 하나님이 함께 계시며 겐지 집사님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신 곳입니다. 함께 계시는 하나님은 겐지 집사님의 소풍 같은 인생의 삶에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고, 다시는 사망이 없고 다시는 애통하는 것과 다시는 곡하는 것과 다시는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한 하나님의 품입니다. 겐지 집사님은 욥42;5에 있는 말씀처럼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봅니다. 그리고 함께 했던 우리들을 주님의 품 안에서 볼 것입니다. 특별히 함께하며 사랑했던 미찌요 상과 부모님과 형제자매를 볼 것입니다. 그리고 소풍 같이 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도 겐지 집사님을 마지막으로 보내드려야 합니다. 사랑했던 남편을 보내드려야 합니다. 참으로 함께하며 동행을 하고 행복했던 사람을 하나님께 보내드려야 합니다.
겐지 집사님의 영혼을 하나님께 부탁드리면서 사랑하는 여러분에게 말씀을 드립니다! 이 땅에서 저와 여러분의 호흡이 끝나고, 이 땅에서의 삶을 마감하는 순간 우리의 고백이 이러한 고백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고백할 수 있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더욱 주님을 사모하며, 주님의 임재를 갈망하며 귀로만 듣는 하나님이 아니라 눈으로 하나님을 직접 보고, 예수님을 직접 체험하는 그래서 우리의 살아가야 할 남은 인생도, 살아내야 할 시간도 기대와 설렘과 기쁨이 가득한 소풍 같은 나날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