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정예시인이 될 수 있다(3)
김전
3. 좋은 시 쓰기 요령
가. 낯설기 기법(변형묘사)을 사용 하자.
-그리고 보통 말 가지고는 시가 안 된다.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낯설게 하기)
-동짓달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속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얼운 님 오시는 날 밤이어든 굽이 굽이 펴리라
<황진이)
세월도 낙동강 따라 칠백리 길 흘러와서
마지막 바다 가까운 하구에서 지쳤던가
을숙도 갈대밭 메고 질펀하게 누웠네
그래서 목로주점엔 대낮에도 등을 달고
흔들리는 흰술 한잔 낙일 앞에 받아 놓면
갈매기 울음소리 술잔에 떨어지네
백발이 갈대처럼 서걱이는 노사공도
강만이 강이 아니라 하루해도 강이라며
김해벌 막막히 저무는 또 하나의 강을 보네
정완영<을숙도>전문
나. 리듬 있는 시를 쓰자
시는 가락이 있어야 낭송하기 좋습니다.
(반복적인 것 찾아보기>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하고 아름다운가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전문
다. 시는 격이 떨어지면 안 되고. 천격이면 안된다 .
그렇지 않으면 산문이 됩니다.
날아온 우편물들 낙엽처럼 흩어지고/
허름한 옷가지들 구름처럼 걸려있고/
이따금 전화벨 소리가 산과(山果)처럼 떨어진다
정완영 <구름 산방 >전문
‘허름한 옷가지들’이 헌 옷으로 남으면 시가 안 됩니다. ‘구름처럼 걸려 있고’에서 헌 옷이 구름으로 노래할 때 격이 높아집니다.( 詩는 말의 절)
시는 천격이면 안 됩니다. 시는 선비의 문학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經)이라야 합니다. 보통말 가지고는 시가 안 됩니다
라. 시는 적절한 비유를 사용해야 한다.
직설적인 표현은 시의 맛이 없다. 시는 독자에 생각할 여유를 주어야 합니다.
노스님 북채를 잡고 먼 구름을 두드린다
산 가득 앉는 어스름, 떠오르는 연꽃 노을
두리둥 두리둥 두리둥
만산에 우레가 떨어진다.
<북소리 전문 정완영 >
노 스님이 ‘북을 두드린다’고 하면 시가 안 되지요. ‘먼 구름을 두드린다.’하니 시가 됩니다.
달콤한 참외 빛 흩뿌리던, 성주아지매가 보고 싶다
해마다 참외를 비닐봉지에 넣어주었는데
금년엔 상자에 넣어 정성까지 보내왔다
그게 마지막 선물인 줄 모르고
그 참외 먹기도 전에
성주 아지매는 참외밭에서 참외가 되었다.
아직은 아까운 나이인데
짠한 마음이 가슴을 짓누른다
며칠 전에 보았는데,
나약한 하루살이, 갈 때도 모르면서
천년이나 살듯이 거미처럼 일만 하고 사진 속으로 걸어간 그녀
미소를 짓고 있어도 말은 없였다
달콤한 참외 빛 향기 흩뿌리며
어거정 어거정 걸어오던
성주아지매가 보고 싶다. 참말로---
김전 <성주 아지매 >전문
체험과 상상 적절한 비유를 넣으면 시가 됩니다
마. 시 안 되는 것은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누가 요리하느냐에 달렸다. 언어의 연금술사, 시를 마음대로 부릴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시인이라고 볼 수 있다. 자강 불식 하면 훌륭한 시인이 될 수 있다.
바. 감각적 이미지의 시를 쓰자. (공감각 이미지를 사용하자)
- CD.루이스-시는 공감각의 재생이다
-최창호 –시의 전체적 내용의 정서는 각개의 이미지들의 유기적인 결합이다
-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근육감각, 기관 감각을 활용한 공감각
봄을 타종하던
노란 종소리가
개나리 울타리를 흔들고 있다
비비 꼬아 올린
아지랑이 목을 매달고 있다.
까치집도
날개가 돋아났는지
한사코
시계 밖으로 물러섰다.
노곤한 한나절이
비비새 울음을 베고 누워
곤히 잠들고
겨우내 체했던
낮은 개울이
연거푸 토악질을 해댔다.
박진환<봄> 전문
사. 시의 침묵과 생략법을 익히자
정보화 사회 (스마트폰시대) 시는 짧아야 한다. 창작은 작가의 손에서 떠나면 독자의 시가 된다. 독자들은 긴 시와 어려운 시를 좋아하겠는가? 짧아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시 (아포리즘)를 생각해보자.
말라르메는 말했다.
"바람이 분다. / 살아야겠다." 이 짧은 두 행의 사이에는 시인 자신이 말로 설명하지 않은 수많은 말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음이 보이는가? 그러나 침묵의 기술을 익히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한 법. 우리는 많이 쓰고 또 그만큼 많이 지워야 한다. 시를 쓸 때도 다른 모든 세상일처럼 피나는 연습이 필요하며 더욱이 말로 다 설명하지 않으면서 형상화하는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감았다가 풀어내는 얼레같은 나의 사랑
팽팽한 눈빛으로 아무리 가늠해도
바람은 바람을 안고 사랑마저 끌고 갔다
유년의 강둑에서 멋모르게 달리다가
바람과 맞서면서 가슴으로 울었다.
사랑은 칼바람 안고 강물처럼 흐르는 것
김전 (연 鳶) 전문
아. 끊임없는 퇴고에 퇴고를 하자.
‘한평생 고향집 지키며→살아생전 고향집 지키며
살아생전 고향 집 지키며 혼자 살던 어머님이
죽어서 산으로 돌아가 산에서도 혼자 사네
민들레 호롱불 켜놓고 봄밤 혼자 새우셨지
정완영< 다시 사모곡>전문
4. 나가는 말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 노력만 하면 훌륭한 시인이 될 수 있다. 여러분 가운데서 한국문단을 이끌어 갈 시인이 나타나길 기원한다, 선배 시인이 말한 것처럼.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만이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지름길이다. 시인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독서를 필요로 한다. 미국의 소설가 프란츠카프카가 말하기를 책은 ‘얼어붙은 정신의 바다늘 깨는 도끼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오늘 변변찮은 말씀을 올리게 된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새로운 시인이 탄생하길 기원하면서 말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김전 (010-8220-0462) 이메일 주소 : kumijb@hanmail.net
1. 시인, 시조시인, 문학평론가
2. 1986년 현대시조 추천완료 ,1992년 시세계 시 등단, 월간문학세계 문학평론 등단
3. 월간문학세계 및 시세계 상임 편집위원, 문예세상 편집주간, 강북신문사 편집위원장 역임, 한국청소년 신문사 논설실장
4. 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영남시조문학회, 문학세계문인회 정회원 역임, 문세사람들 대표, 시인마을 대표
4. 수상 현대시조문학상, 추강시조문학상, 문학세계 문학대상, 한국문학세상 문예대상, 낙강시조문학상, 현대시조 좋은 작품상, 한국문학신문 문학상 평론 대상, 에술문화 복지사 문학 대상, 황조근정 훈장 수훈
5. 시 집 : 겨울분재, 사랑초, 허공을 휘젓는 사랑이여, 평론집 : 영혼을 울리는 잔잔한 목소리를 찾아서
6. 구미 선주고 교감, 구미 옥계중학교 교장, 경운대 입학사정관 역임.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겨울비가 내리는 날!
미끄럼 조심 하시며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