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00편 [chosun.com에서 옮김
한국의산천 (http://blog.daum.net/koreasan/13554237)]
[3편] ‘남해 금산’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 일러스트=잠산
돌 속에 묻힌 한 여자의 사랑을 따라 한 남자가 돌 속에 들어간다면, 그들은 돌의 연인이고 돌의 사랑에 빠졌음에 틀
림없다. 그 돌 속에는 불이 있고, 목마름이 있고, 소금이 있고, 무심(無心)이 있고, 산 같은 숙명이 있었을 터. 팔다
리가 하나로 엉킨 그 돌의 형상을 ‘사랑의 끔찍한 포옹’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런데, 그런데 왜, 한 여자는 울면서 돌에서 떠났을까? 어쩌자고 해와 달은 그 여자를 끌어주었을까?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한 남자를 남긴 채. 돌 속에 홀로 남은 그 남자는 푸른 바닷물 속에 잠기면서 부풀어간다. 물의 깊이로 헤아릴 길 없는 사랑의 부재를 채우며. 그러니 그 돌은 불타는 상상을 불러일으킬밖에. 그러니 그 돌은 매혹일 수밖에.
남해 금산, 돌의 사랑은 영원이다. 시간은 대과거에서 과거로 다시 현재로 넘나들고, 공간은 물과 돌의 안팎을 자유
롭게 드나든다. 과거도 아니고 현재도 아닌, 안(시작)도 없고 밖(끝)도 없는 그곳에서 시인은 도달할 수 없는 사랑의
심연으로 잠기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돌이 되고 바위가 되는지 남해의 금산(錦山)에 가보면 안다. 남해 금산의 하늘가 상사암(相思
巖)에 가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불길 속에서 얼굴과 얼굴을 마주한 채 돌이 되는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돌의 고통 속에서도 요지부동으로 서로를 마주한 채 뿌리를 박고 있는지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을 들여다보면 안다.
모든 사랑은 위험하지만 사랑이 없는 삶은 더욱 치명적이라는 것을, 어긋난 사랑의 피난처이자 보루가 문득 돌이
되어 가라앉기도 한다는 것을, 어쩌면 한 번은 있을 법한 사랑의 깊은 슬픔이 저토록 아름답기도 하다는 것을 나는
‘남해 금산’에서 배웠다. 모든 문을 다 걸어 잠근, 남해 금산 돌의 풍경 속. 80년대 사랑법이었다.
80년대 시단에 파란을 일으킨 이성복의 첫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1980)는, 기존의 시 문법을 파괴하는
낯선 비유와 의식의 초현실적 해체를 통해 시대적 상처를 새롭게 조명했다. ‘남해 금산’은 그러한 실험적 언어가 보
다 정제된 서정의 언어로 변화하는 기점에 놓인 시다. [출처 조선일보 정끝별·시인]
정끝별 명지대 국문과 교수. 1988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칼레의 바다’ 등 7편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자작나
무 내 인생’, ‘흰 책’, ‘삼천갑자 복사빛’ 등의 시집이 있다.
바람 저편 굽이치는 산맥넘어 "http://blog.daum.net/koreasan/13554229" 에서 펌글(스크랩은 배경음악을 넣지 못하여 소스로 펌하였음에 죄송합니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2014작품 OST
카페 그대가머문자리 음악편지에서 배경음악을 가져왔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괜찮아 사랑이야>
작사 : 지훈, 구지안. 작곡&편곡 : 코난(로코베리)
주연 : 장재열(조윤성), 지해수(공효진).
내용 : 작은 상처에는 병적으로 집착하여 호들갑을 떨지만, 마음의 병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과
사랑을 되짚어 보는 이야기
가사 : 내 맘이 보이니 왜 사랑인거니 / 다시는 하지 말자던 사랑 참 많이 바보 같지
왜 행복한 거니 니 얼굴이 떠올라 / 내 곁에만 있어줘 영원히 너를
꽃 흔들리 듯 바람에 니가 다가와 / 내 맘 두드리던 그런 너를 사랑해
가슴이 아파 널 보면 괜찮아 사랑이야 / 부족한 이 맘을 또 나를 사랑을 / 받아줄 수 있겠니 나를
왜 웃기만 하니 내 눈을 바라보며 / 이 떨림을 간직해 나를 안아줘
꽃 흔들리 듯 바람에 니가 다가와 / 내 맘 두드리던 그런 너를 사랑해
가슴이 아파 널 보면 괜찮아 사랑이야 / 부족한 이 맘을 또 나를 사랑을 / 받아줄 수 있겠니 나를
이런 나를 사랑해줘 / 사랑해 널 oh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