燕
語源
갑골문의 燕자는 날개를 펴고 위로 날아오르는 제비의 모양을 상형한 것으로, 제비를 가리킨다. 宴(잔치 연)과 독음이 같아서 '잔치', '연회'라는 의미로 燕차를 차용해 썼다. 또 晏(늦을 안)대신 차용되어 쓰여 ‘안일(安逸)하다’, ‘화락(和樂)하다’ 등의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文化
고대 중국의 농촌에서는 봄에는 그 해 농사의 순조로움을 비는 제사(春社)를 지냈고 가을에는 추수 감사 제사(秋社)를 지냈다. 철새인 제비는 일반 적으로 봄에 찾아와 가을에 떠났는데, 이는 춘사(春社) 시기에 왔다가 추사(秋社)시기에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제비를 가리켜 사연(社燕)이라 불렀다. 또 제비는 같은 둥지로 돌아오는 습성이 있어서 ‘옛 친구와의 재회’를 상징하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푸와(福娃: 중국어로 ‘복 덩어리’라는 뜻)’ 중 하나인 '니니(妮妮)'는 제비를 상징한다. 그래서 그 머리 모양도 북경 하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제비연의 모습을 띠고 있다. 다섯 ‘푸와’의 이름을 모두 합치면 ‘北京歡迎你(베이징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하니, ‘반가운 친구가 찾아옴’이라는 제비의 상징은 매우 적절하게 들어간 것 같다.
중국의 요리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비집(燕窩)’ 요리가 있다. 새가 아닌 새의 둥지를 요리재료로 하는 이 특이한 요리는 명(明)나라 때의 한 요리연구가가 쓴 <음식수지>라는 책에 소개된 것으로, 금사연(金絲燕)이라는 바다제비의 집으로 만든 요리이다. 주로 수프 형식으로 되어있으며, 황제가 즐겨먹은 음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청(淸)나라의 6대 황제 건륭제(乾隆帝)는 매일 아침마다 공복에 제비집 수프를 마셨다는 기록이 있으며, 11대 황제인 광서제(光緖帝)의 어머니인 서태후(西太后)도 평소에 먹는 식사의 7가지 정도가 제비집 요리였다고 한다.
북경의 옛 이름은 연경(燕京)이다. 북경은 요(遼) 나라 이후 지금껏 계속 중국의 수도이기에 고대 건축물이 즐비하고, 거기에 제비집들이 많았기 때문에 연경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한다.
전통적으로 제비는 사람이 사는 집에 살기 때문에 집이든 가게든 제비가 날아들어 둥지를 트는 것은 성공의 조짐 혹은 사업이 번창할 징조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제비>자체는 그리 좋지만은 않은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예컨데 제비 울음소리를 <여자의 재잘거림>에 비유하기도 하며, 제비집은 <부서지기 쉽거나 불안정한 혹은 위험한 자리>를 상징하기도 했다. 또 <제비나 참새가 어찌 기러기나 고니의 뜻을 알리오(燕雀安知鸿鹄之志哉)>(사기)(史記)라는 말에서처럼 소인배를 상징하기도 한다.[1]
【燕子銜食】 연자함식. 자식 키우는 일의 어려움을 비유한 말.
【觴燕】 상연. 음주(飮酒) 연회(宴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