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어&트뢰거의 신상 '바나나'와 '몽키'를 써보려 합니다.
사우어&트뢰거(Sauer & Tröger)는 독일의 탁구용품 브랜드로 탁구선수 출신인 세바스티안 자우어(독일어 발음으로^^)와 파스칼 트뢰거가 함께 세운 회사입니다.
두 사람 다 롱핌플을 사용하는 선수였고 특히 세바스티안 자우어씨는 롱핌플선수로 세계 최고라는 인정을 받았으며 지금도 세계적인 수준의 롱핌플 플레이를 펼치고 있습니다.
유럽지역에서 자주 개최되는 롱핌플, 안티러버 유저들을 위한 세미나와 캠프에서 늘 강의를 합니다.
트뢰거씨 역시 롱핌플 선수출신으로 기존의 모 거대탁구브랜드에서 기술고문과 경영관련 직원으로 일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 브랜드의 창립에 함께했다고 합니다.
사우어 앤 트뢰거는 닥터 노이바우어나 리임팩트, 스핀로드, DMS, 홀마크 등과 유사하게 롱핌플, 숏핌플, 안티러버와 그에 잘 어울리는 블레이드들을 설계 제작해 전세계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리 높은 인지도를 형성하지 못했으나 핌플 플레이어가 많은 유럽과 일본, 동남아 등에서는 매우 중요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이미 전세계 탁구브랜드 중 10위권에 거의 근접할 만큼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신상을 정말 드물게 발표한다는 것인데 이는 대표인 자우어씨가 설계와 시타와 수정과 제작과 판매에 이르기까지 정말 세심하게 관여하고 주도하여 최고의 성능이 나왔다고 확신한 후에야 출시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몽키의 바로 전작 롱핌플인 헬파이어X는 나온 지 이미 4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기에 이 브랜드의 신봉자들은 신상이 나오면 의심 없이 바로 구입한다는 얘기까지 있답니다.
저는 이 브랜드의 최신상 두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핌플용 블레이드 '바나나'와 롱핌플러버 '몽키'.
네이밍이 너무나 유쾌하죠.^^
한 번 들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몽키의 바로 이전 제품이 헬파이어X, 지옥의 불길이었던 것에 비하면 완전히 다른 개념의 네이밍을 했네요.
바나나와 몽키라니!ㅋㅋ
더 웃긴 건 바나나 블레이드의 백핸드 면에는 아예 몽키라고 찍혀있습니다.
그것도 물음표를 동반해서
monkey?
이렇게요.ㅋ
이쪽에는 몽키 붙이지 그래? 하는 것 같죠.
블레이드는 얼핏 티모볼ZLF를 연상케 합니다.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처음 봤을 땐 티모볼ZLF의 카피품인 줄..ㅎ
그립 배색도 그렇고 ST그립의 단면과 그립감도 티모볼 시리즈와 똑같습니다.
중국도 아닌 독일 브랜드에서 무턱대고 똑같이 베꼈을 리는 없고^^ 뭔가 사전에 얘기가 있었겠지요.
바나나는 순수 5겹합판으로 너도밤나무(비치)를 표층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사우어 앤 트뢰거의 대표적 롱핌플용 블레이드로 전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친 '유니콘'의 기본 특성을 유지한 채 반발력과 공격력을 높였다고 합니다.
유니콘은 ALL 정도의 스피드를 가졌고 바나나는 OFF- 라고 합니다.
리뷰영상 중에서는 바나나의 스피드와 타구 특성이 코르벨과 거의 유사하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티모볼의 그립을 가진 코르벨인데 핌플러버에 잘 맞는 블레이드라는.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죠.^^
제가 구입한 바나나는 92.4g 입니다.
코팅하고 사이드 강화하면 93g 쯤 되겠네요.
포핸드는 늘 하듯 얇게 살짝 코팅할 거지만 백핸드 롱핌플 면은 접착시트를 사용할 예정이라 코팅을 두껍게 할 겁니다.
그래야 뗄 때 잘 떨어지죠.
이 정도면 한 면에 롱핌플 OX를 붙이기에 딱 좋은 무게입니다.
이보다 가벼우면 힘이 없고 이보다 무거우면 감각과 변화가 둔해집니다.
경험상 롱핌플 OX와 평면러버 조합은 총 무게가 160~170g 사이에 있을 때 가장 좋은 퍼포먼스가 나옵니다.
몽키는 사우어 앤 트뢰거의 최신 롱핌플러버입니다.
저는 파란색 OX를 구입했습니다.
스펀지 버전도 있는데 0.6mm만 있으며 특이하게도 안티러버에 많이 쓰이는 댐핑스펀지를 채용해 매우 안정적이고 짧은 비거리를 낸다고 합니다.
충격흡수용 댐핑스펀지까지는 필요없고..
몽키는 워낙 포물선이 낮고 비거리가 짧은 롱이라기에 바로 OX를 선택했습니다.
몽키만 접착시트로 붙인 후의 무게는 108.3g.
몽키 무게가 대략 15g 이내라는 뜻이죠.
생각보다 가볍군요.
포핸드 쪽에 50g 쯤 되는 평면러버 붙이면 160g 겨우 되겠네요.^^
그래도 딱 괜찮은 무게입니다.
포핸드에 가능한 좀 무거운 러버를 붙여야겠군요.
몽키는 변화가 심한 러버는 아니라고 합니다.
스피드도 아주 느리고 그만큼 비거리가 짧으며 스핀 반전도 중간 정도라고.
헬파이어에 비하면 변화와 스핀반전이 꽤 떨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고의 컨트롤 성능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표현해주는 능력을 자랑한답니다.
핌플을 많이 사용해본 사람들은 다 압니다, 어떤 것이 좋은 러버인지.
처음엔 변화도 높은 러버를 찾습니다.
많이 깔리고 많이 날리고 너클볼 잘 나오고 심한 우블링까지 나오길 바라죠.
그런 러버는 하수와 동수에게까지는 막강한 무기가 됩니다.
하지만 실력이 나보다 위거나 핌플의 특성을 잘 알고 다룰 줄 아는 상대를 만나면 사정없이 두들겨맞고 맥없이 무너지곤 합니다.
그러면서 넋두리, 역시 롱핌플의 한계야..
하지만 정작 롱이든 숏이든 핌플을 잘 쓰고 또 오래 쓴 사람들은, 엘리트 선수 포함해서, 변화보다는 컨트롤에 중점을 두지요.
적어도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롱핌플 사용 가치와 의미는
'그저 상대 실수만 바라고 대주는 용도'가 아니고,
그렇다고 '열심히 공격 연습해서 롱으로 때려서 깔리는 공으로 득점하려는 과욕'도 아니며,
'다양한 기술과 전술로 적극적으로 운용하여 좋은 공격찬스를 만들어내는 용도'로 쓰는 것입니다.
그런 용도로 활용하기에 최고인 롱핌플을 목표로 만들어진 몽키는 이미 세계 각국의 롱핌플 유저들로부터 가히 역대 최고의 롱핌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개발자인 자우어씨의 몽키 사용 영상 링크를 첨부합니다.
일본의 용품점 WRM(월드러버마켓)의 유튜브에 초대되어 시범 게임을 했던 영상인데 몽키 활용의 예를 직접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나나가 출시되기 전이기에 이 때 자우어씨가 사용한 블레이드는 유니콘입니다.
https://youtu.be/WD3C2_A4cVk?si=Bp8HjmsiHD6svC4T
참으로 오랜만에 쓰게 되는 롱핌플 OX라 당장 며칠 동안은 엄청 헤맬 수도 있겠지요.ㅎㅎ
하지만 또 모처럼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기도 합니다.
노란 바나나 위의 파란 몽키가 얼마나 큰 즐탁의 기쁨을 선사할지 기대하며 새 용품들 셋팅을 합니다.
그나저나.. 벌써 5년 째 포핸드에 킬러프로를 써오고 있어서..
백핸드보다 당장 포핸드가 더 문제될 것 같습니다.ㅋ
평면러버 붙이고 포핸드 치면 처음엔 다 붕붕 날아갈 겁니다.
얇은 스펀지의 킬러프로 각은 거의 직각 만큼 열려있었으니까요.
포핸드에 평면러버 탑스핀 감각이 돌아오긴 하려나..ㅎ
백핸드는 자주 트위들링 해서 커버하면 되는데 포핸드는 한참 고생해야겠지요.
그래도 기쁘게! 바나나와 몽키를 즐겨봐야죠.
참 오랜만에 백핸드 롱핌플, 포핸드 평면으로 돌아가보려는 공룡
첫댓글 글 잘보았습니다. 후기 꼭 부탁드려요 ㅎ
네, 감사합니다.
써보고 사용기 올릴게요.
@공룡 네 ㅎ 1달 사용하니까 돌기가 부러지거나 상태가 안좋아진다는 후기도 있던데 수명이 길면 좋겠네요. 저도 흥미로워 구매는 오늘 해보았습니다. 혹시 수명이 한달이면 심각한데 쳐보시고 유사한 롱핌플ox가 있을지도 봐주시면 좋겠어요.
시타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롱 치려니 정말 아무 것도 안되네요.ㅋㅋ
가끔 그라스 디텍스 써볼 때 잘 나가니까 대충 넘기는 건 됐었는데 얘는 탄도가 많이 낮고 훨씬 덜 나가는 스타일이라 오히려 어렵네요.
익숙해지면 굉장히 좋을 것 같긴 하지만 롱 계속 쓸 건 아니라 그냥 안 쓰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