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종전선언, 주한미군 철수 빌미 줄 것”
“북한과 그동안 많은 합의를 했지만 의미있게 지켜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먼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RFA(자유아시아방송)
앵커: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문재인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이 북한에 유엔 사령부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게 될 빌미를 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30일 “종전선언은 안보 태세를 이완시키고 북한에 유엔 사령부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 주장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이날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서울에서 개최한 한미동맹 미래평화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이중기준, 적대시 정책 철회의 의미는 한미동맹을 파괴하고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반 전 사무총장은 “북한과 그동안 많은 합의를 했지만 의미있게 지켜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종전선언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한국과 북한 간 의미있는 합의가 이뤄지고 지켜지게 될 것”이라며 “먼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지만 우리의 안보태세를 이완시키고 유엔사령부의 해체 및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주게 됩니다. 종전선언은 선언만으로 될 일이 아닙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이와 함께 한국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반 전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종전선언과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물밑에서 전력을 다하고 북한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미국 정부를 움직이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이러한 문재인 정부를 역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반 전 사무총장은 “북한과의 관계를 한미동맹보다 중시하는 인상을 준 적이 있다”며 “한미동맹은 미국과 일본, 미국과 영국 관계만큼 신뢰를 쌓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누구의 잘못인지 곰곰 생각해봐야 한다”며 “한미동맹에 대한 정부의 혼란스러운 정책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밝혔고 “힘을 기르고 한미동맹을 강하게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안보 정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국을 북핵 인정과 제재 완화의 대변인 쯤으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또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역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의 힘을 기르고 한미동맹을 강구하게 하는 것만이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안보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과 서욱 한국 국방장관은 축사를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난 2017년 북한의 화성 15형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한미 양국이 긴밀한 공조 아래 신속하게 대응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미동맹이 아주 강력한 동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29일 화성 15형 미사일을 발사했고 한미 군 당국은 당시 정찰자산을 통해 사전 징후를 포착한 후 발사 6분 만에 지상, 해상, 공중에서 도발 원점을 정밀타격하는 합동훈련으로 대응사격을 한 바 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난 29일 국방부에서 서욱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는 “한미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동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욱 장관은 “한미동맹이 안보, 경제, 기술, 보건 등 전분야에 걸쳐 협력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했다”며 “상호호혜적인 위대한 동맹으로 진화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 한미동맹은 아주 강력한 동맹입니다. 계속해서 이 이야기를 들을 것이고 이것은 사실입니다. 2017년 11월 29일 이른 아침 김정은은 ICBM 시험발사를 했는데 우리는 같은 날 아침 6분 이내에 여기에 대한 대응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Our alliance is a very strong alliance. You will heard that over and over again. And it is true. (on November 29th, 2017) Very early in the morning, KJU launched his final ICBM test and demonstration. But in response to that, the very same morning we conducted response actions within 6 minutes of the NK missiles that put into the air.)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한미동맹은 상호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위대한 동맹으로 진화, 발전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패널로 참여한 제2세션에서 전작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일방적으로 진행해서는 안 되며 한미 양측이 협의를 통해 함께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말했고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과 미국군이 긴밀히 운용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엄밀히 따진다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열리는 마지막 연례 한미 안보협의회(SCM)가 오는 12월 2일 진행될 예정이며 한미 국방장관은 이 자리에서 전작권 전환과 종전선언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피터 구마타오타오 아태안보연구소장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북한이 절대 핵을 포기할 의향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김정은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올 수단은 경제적 제재”라고 말했습니다. 박정이 전 한국 육군 야전군사령관은 “핵무기에는 핵무기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나토식 핵 공유 방안, 한국군의 핵 추진 잠수함 전력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