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젊었을 적에는 월동준비의 첫째가 쌀과 연탄이었다. 쌀과 연탄만 들여 놓으면 마음이 든든하고 부자 같은 마음이었다. 그때는 다른 간식으로 배를 채우는 일은 드물었다. 오로지 밥으로 배를 채우려고 하니 한 달에 식구 많은 집은 쌀 한가마니씩 먹었던 시절도 있었다. 요즘은 쌀값보다 간식 값이 더 드는 세상이다. 쌀을 많이 먹는 시대는 아니다. 그런데 남편의 부랄 친구는 농사를 짓지도 않으면서 매해 가을이면 일반 쌀 보다 배나 비싼 금 쌀도 보내오고 몇 년전 부터는 진도 쌀이 좋다고 정미소에 부탁해 누룽지 쌀을 보낸다. 누룽지 쌀도 구수한 게 맛이 있다. 농사를 짓지 않아도 친구가 보내 주고, 맏동서 네가 주는 쌀로 쌀 걱정 없이 부자처럼 산다. 또 지인이 준 쌀 20Kg 있는데 맏동서 네서 도조로 받은 쌀을 가져가라는 연락이 왔다. 풍기 온천에 가서 사우나하고 점심은 우리가 맛있는 것 사드린다고 준비하지 말라고 해도 준비해놓고 기다린다. 소고기 미역국과 소불고기를 준비하고 고등어도 바다가 한발이라도 가까운 영주에서 사왔다는데 내륙 지방인 단양에서 사는 고등어보다 훨씬 맛이 있었다. 우리 맏동서는 한식을 참 맛있게 한다. 식당보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몇 시간 맏동서와 정담을 나누며 보냈다. 나도 맏동서네 집에 갈 때는 반찬도 몇 가지하고 감 수확한 것 하고 며칠 전 빚은 만두와 단양 장날 사 놓은 이것저것 챙겨서 가져간다. 맏동서도 우리를 줄려고 줄 수 있는 것을 챙겨놓았다. 쌀 20Kg 두포와 배추 몇 포기 대추와 이것저것 챙겨 실어준다. 서로 주고받는 먹거리들이 동서와의 정을 돈독하게 해준다. 마음이 있는 곳에 물질이 따른다는 말이 있는데 정답인 것 같다. 트렁크에 한가득 먹을 것을 싣고 오니 부자 같다. 먹을 복 하나는 있어 가지고 늘 창고가 가득하다. 올 겨울도 양식이 푸짐하니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재벌 부럽지 않은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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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쌀 포장을 가마니로 하던 시절
한가마니 80키로 되로 50되
농사 짓지않는 우리 집은 쌀을 사서 먹었지요
일반미에서 통일벼가 나오니 보리밥에 쌀이 많이 섞이다가 아주 쌀밥을 먹게 되어서는..
통일벼 한 가마니/12.500원.
그 쌀 세가마니 내 주시며 시집살이 벗어 났습니다
년세 33.000원/쌀 두가마 동네 슈퍼에 팔아서 주인댁 집세 팔천원 다음 준다하고
남은 한 가마니 윗 목에 두고 셋방살이 시작 했습니다
이제 그 귀하던 쌀이 빵 만드는 밀가루보다 더 우스운 대접 받아도
나는 쌀은 여전히 귀하게 대접 합니다
소담님댁 특별난 쌀이 두 분 건강하게 지켜주는 보약이 될겁니다
누룽지 쌀은 밥 짓는 중이여도 맛난 향이 진동하지요
서정님의 기억력인지 어디에 옛날 가계부에서 보셨는지
통일 벼 한 가마니와 집세 가격을 들으니 놀랍습니다.
우리는 이북 사람이라 방구 나온다고 보리밥은 안먹고 쌀밥 팥밥을 때론 조밥을 먹었지요
시집오니 보리밥을 해 먹는데 얼마나 맛이 있는지
친정에서 아부지하고 새엄마와 세식구 살다가 육남매의 둘째 아들에게 왔으니
식구가 대 식구였지요 밥 한끼 해 먹는데도 잔치하는 집 같았어요.
시어머니가 밥을 새벽에 일어나셔서 다 해 놓았지만요.
식구가 많으니 밥도 얼마나 맛이 있는지 사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 시절이 소소하게 행복했던 시절 같네요..
저도 아직 쌀이 귀하게 여겨지고 쌀 자루가 가득하면 행복하답니다.
거의 매일을 보리밥이나 조밥을 먹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그 때는 부잣집이라야
쌀밥을 먹었고 일반 서민들의 주식인 밥은 꽁보리밥이나 깡조밥을 먹었었지요.
오랜 세월이 지나 결혼 후, 두 아들이 초등학교 2.4학년이 되었던 어느날 아침,
큰 애가 쌀밥에 강낭콩 섞인 것이 먹기 싫어서 내뱉았던 "하얀 쌀밥이 먹고 싶다."는
그 말을 듣고, 저의 어린 시절과 같은 말이지만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꼈었지요.
쌀이 남아 북한에 주고도 남아, 쌀막걸리를 제조하고 맛깔스런 떡볶이까지 요리하여
먹을 수 있으니, 우리나라는 정말 잘 사는 나라임이 분명합니다.
다만, 정치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어이 될꼬? 쯔쯔쯔~
힘들었던 시절이 오히려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쌀이 남아돌아 주체를 못하니 세상은 많이도 발전했습니다..
먹거리가 넘쳐나고 모든 것이 풍부해도 마음이 왜 그렇게 가난하고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위정자들은 좀더 잘하지!
매일 싸움박질이나 하니 이제는 지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