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3억' 날려버린 비운의 '택배기사!'..

[소백장군]

'로또 13억' 날려버린 비운의 '택배기사!'..

한 순간의 착각으로 16억을 날려버린 택배기사의 사연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일반 사람들은 정상 소비생활을 하면서 평생 동안 현금 1억 만지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한다. 하물며 16억이란 거금을 한번의 실수로 날려버렸다면 도대체 어떤 심정일까 ?

김씨 (남 43세 서울)의 고된 하루는 새벽 5시 집을 나서면서 부터 시작된다. 그가 이른 시간 집을 나서는 이유는 어린 남매를 근처에 사는 누나집에 맡기기 위해서이다. 중국인 아내는 1년전 가출했고 그나마 누렸던 시간적 여유 (?)도 얼마전 그만둔 동료의 구역까지 반강제로 떠맡게 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누군가에게 쫒기듯 미친듯이 일하며 점심 저녁을 빵과 우유로 채우는 게 다반사.. 하지만 그나마도 입맛이 너무 없어 때때로 거른단다. 배송비로 건당 500원을 받아 기름값 제하면 한달에 대략 140만원 정도가 남는데 주차단속 딱지나 차 수리비라도 나오는 달엔 자기 자신이 정말 초라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하루하루 파김치의 연속이라도 김씨는 현실적이진 않아도 희망이 있다고 나직하게 힘주어 말했다.

‘ 거래처 중에 수학학원 원장님이 계신데 본인도 하신다며 로또 사이트에서 로또 1등번호 한번 추천받아 보라고 권하시더군요.. 왠지 로또와 연관성 있으실 만한 분께서 그러시니까 얼떨결에 시작하게 됐어요. ’

김씨는 핸드폰 문자로 매주 전송되는 로또 1등 예측번호들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빠짐없이 모두 구매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토요일 늦은시간 로또 1등과 2등에 동시 당첨되었다는 문자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1등 당첨금이 무려 16억 4천만원에 세금을 다 떼도 11억에 달하는 대박 인생역전 !!

하지만 집에가서 로또1등 번호를 구매영수증과 맞춰보던 김씨는 혼비백산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 번호가 달랐어요.. 아무리 봐도 구매 영수증에 적힌 번호가 1등 번호가 아니였어요.. 사이트에서 보내준 번호는 1등 번호가 확실한데.. 100번도 넘게 미친듯이 계속 맞춰봤던거 같아요. ’

뒤늦게 김씨가 기억한 로또 1등 16억을 놓친 이유는 황당함 그 자체 였다. 문자로 온 예측번호들을 로또 마킹용지에 절반 쯤 기입하고 있을 때 배송 독촉 전화가 계속 걸려와 나머지 번호들을 그냥 별 생각없이 마킹 했다는 것이다. 그 뒤로 김씨는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그나마 사이트에서 받은 2등 번호를 그대로 기입한 결과 2등 당첨금 4천3백만원을 수령할 수 있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김씨는 필자에게 로또사이트를 알려주며 로또1등에 도전해 보길 권했다. 평소 복권을 사 본적 없고 돈이인생을 좌지우지 못 할 거란 지론을 갖고 있던 필자다. 하지만 김씨의 환하고 여유로운 미소는 누구에게나 로또1등의 열망을 갖게 하기에 충분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