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옥대(金盞玉臺)의 수선향과
말차 쇼우카쿠(松鶴)와 80년대 육보차(六堡茶) 생차의 차향
지난 9일 호정재 송년다회에서 받아온 금잔옥대(金盞玉臺, 제주 향수선화)
당일 사용한 찻물인 제주도 영실 노루샘물과 수선화를 제주도에서 공수해 왔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수선화를 직접 보고 언급한 사례는 김창업(金昌業, 1658~1721)의 글에서 등장하기 시작한다.
김창업의 '老稼齋集(노가재집)' 권2 〈水仙花(수선화)>에
銀臺金盞絶纖瑕(은대금잔절섬하)
東土何曾見此花(동토하증견차화)
燕市購來不論直(연시구래불론직)
稼翁好事亦堪誇(가옹호사역감과)
은 대와 금 잔엔 티끌 하나 없는데
우리나라에서 이 꽃을 본 적이 없고,
중국에서 구입할 때 값을 따지지 않는데
노가재가 호사가라 또한 자랑한다네.
*김창업(金昌業, 1658~1721), 조선 중기의 문인. 자는 대유(大有). 호는 노가재(老稼齋)ㆍ가재(稼齋). 1712년 연행정사(燕行正使)인 형 김창집(金昌集)을 따라 연경(燕京)에 다녀와 기행문 '노가재연행일기'를 썼다. 저서에 '노가재집'이 있다.
금잔은대라고도 불리는 금잔옥대는 꽃 모양이 하얀 옥대(또는 은대) 위에 올려진 황금빛 잔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전집인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중에서 시문집 22권을 국역서 10책(색인 1책 포함)으로 간행한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 제14권 죽란화목기(竹欄花木記)에 金盞銀臺 四本(금잔은대 4본)이라는 글이 보인다.
수선화는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 덕분에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는
"빵 두개를 가졌다면, 그중 하나를 팔아 수선화를 사라.
빵은 너의 몸을 살찌게하고, 수선화는 너의 영혼을 살찌게 하리라"고 예찬했다.
중국의 문학평론가 임어당(林語堂)은 향기만 따져서 말한다면 수선화를 난보다
위에 놓고 싶다며 극찬했다.
찻물을 끓인 주전자는 중국 광동성 潮州(조주) 白泥烧水壶(백니소수호)
고령요 백영규 이도다완
12월초 일본에 주문 일주일만에 DHL로 받은 말차 호우코우엔(芳香園)의 쇼우카쿠(松鶴)
호우코우엔은 전통적 방법과 설비로 제다하는 에도시대에 창업한 1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노포로 아직도 맷돌로 말차를 간다고(그렇게 들었는데 확인은 못해 봤습니다.)하며 소량 생산에 높은 품질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가운데 봉지는 호정재 송년다회시 멀리 담양에서 전날 출발 오후 대구 다회에 참석후 저녁에 부산까지 온 고월간님이 1봉지씩 나누어준 80년대 육보차 봉지. (육보차는 대부분 숙차인데 생차는 나도 처음 접합니다.
그 80년대 육보차
오야재 청화 호승, 호, 숙우, 잔
금잔옥대(제주 향수선)는 유배지 제주에서 추사의 절실한 반려가 되었다고 합니다.
추사 김정희는 제주에서 흔한 몰마농꽃만 보았을까?
아니면 금잔옥대(金盞玉臺)도 보았을까?
제주 추사관은 청나라 문인 호경(胡敬)이 짓고 추사가 쓴 ‘수선화부(水仙花賦)’라는 목판 탁본을 전시하고 있는데,
수선화부 내용중 금잔옥대를 묘사하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仙花吐馨(선화토형) 신선꽃 향기를 토해내는구나.
籍玉盤之瑩潔(적옥반지영결) 맑고 정결한 옥쟁반에
貯金屋之娉婷(저금옥지빙정) 어여쁘고 아름다운 금잔을 올려놓았구나.
芳心綻黃(방심탄황) 금빛 꽃망울 열어,
위 구절들로 미루어 보면 추사가 청나라 연경(북경)에서 본 수선화는 금잔옥대(금잔은대)일테고,
청나라에서 본 금잔옥대가 각인되어 있었을터이니,
제주에서 몰마농꽃만 보았다면 아쉬움을 표하는 글이 남아 있을법 한데
그런 글은 찾을 수 없으니,
추사도 제주에서 금잔옥대를 보지 않았을까?
추사 김정희(金正喜:1786~1856)가 수선화를 초견한 것은 선생의 나이 24살 때
부친을 따라 중국의 연경을 방문하였을 때라고 합니다.
그 때 이미 수선화의 빼어난 자태에 반한 선생은
그 이후 생각지도 않게 수선화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의 나이 55세 때, 생애에서 가장 힘든 시기랄 수도 있는
제주도 유배지에서였다고 합니다.
순조 12년인 1812년, 자하(紫霞) 신위(申緯:1769∼1847)가
연경[중국 북경]에 사신 갔다가 겨울에 돌아오면서
수선화를 가지고 왔으며,
이후 중국산 수선화의 구근을 서로 나누는
일이 문인들의 운사(韻事)로 되었는데,
제주에서 나는 수선화는 추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고 합니다.
오야재 청화 호승과 호
정운일(鄭云一) 화백이 시문한 오야재 청화 숙우
정운일' 화백은 중국 최고의 기인으로 추앙받는 청나라 '팔대산인(八大山人)'의 화풍
전승자이며 대사 칭호를 받는 분으로 중국 국영 CCTV-4 채널에서 1 시간여 특집 방송을
제작할 정도로 아름답고 뛰어난 화풍의 소유자라고 합니다.
'유리홍(진사)의 마술사' 칭호를 듣는 鄭 대사는 紅 진사는 물론이고 綠, 黃 진사를 유일하게 표현하고 만들어내는 분이라고 합니다.
오야재 청화단취문잔
탕약인듯!
30년이 넘는 시간이 농축되어 있는 80년대 육보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