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동창생을 만나면 대화는 자연스럽게 동창들의 안부를 묻는다. 우리 주변에는 아내를 미리 보내고 혼자사는 친구들이 많았다. 아내가 없는 집에서 혼자 음식을 해서 제대로 먹고 살기는 보통일이 아니다. 몇 명은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또 아내 없는 빈자리가 너무 외롭고 적막해서 세상을 떠난 친구들이 꽤 많다 아직 함께 부부로 남아 있다는 것은 보통 복받은 일이 아니다.
오늘 온 남자 동창 친구는 작년 봄에 시어머니가 우리집에 계실때 방문하는데 6년 근 인삼과 미국 사는 아들네 집에 갔다가 영양제를 사왔다면서 준다. 시어머니에게 큰 절을 하고 용돈까지 두둑하게 드리니 시어머니는 안절부절 못하신다. 점심을 차려드려도 우리는 무엇을 대신 주어야 하나 하는 걱정으로 밥이 안 넘어가신다면서 걱정이 태산이시다. 우리 시어머니는 정 많고 지나친 배려가 자식들은 더 힘들다.
그때 마침, 우리 큰 딸에게서 시어머니 입으시라고 원피스 부친 것이 택배로 배달되었다. 뜯기도 전에 그걸 주라는 거다. 나는 너무 기가 막혀 이 집에는 원피스 입을 사람이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싸 보내라고 하신다. 남자가 무슨 원피스를 입어요? 나는 할매 입으라고 손녀가 사준 건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신다고 시어머니를 타박한다.
시어머니는 이 궁리 저 궁리 하시다가 며칠 전에 큰사위가 법성표 영광 보리굴비를 보낸 게 생각나셨는지 싸주라고 하신다. 보리 굴비 몇 마리를 쇼핑백에 넣어놓았다 선물을 가져온 것에 비하면 눈에 안차시는지 원피스도 싸주란다.
원피스를 보내라고 하시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 되어도 네~ 하면 만사가 편할 것을 나에게는 적당히 두루뭉술은 없다. 그것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이상한 고집과 성질이 신세를 볶으니 나도 수양이 필요한 며느리다.
남자동창생은 고향에서 망연회가 있다고 간다고 했다. 우리도 죽령 고개 길을 드라이브 삼아 같이 따라 갔다. 친구는 고향 살던 곳으로 가고, 우리는 한 해의 마지막 날 묵은 때를 빼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기 위해 온천엘 갔다.
사우나를 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남편 친구들에게 전화가 온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라는 전화다. 모든 친구들이 이렇게 복 받으라고 빌어주니 복을 안 받을 수가 없다. 남편 친구들이 항상 고맙다. 오늘은 우연히 동창 남자친구와 망연회를 하고 한해의 마지막 날을 의미있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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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거리가 멀면 마음도 멀어진다~
이 말이 사실임을 절감하지요
같은 나라여도 이국적인 거리감..
강산이 두번도 더 바뀐 세월은
타향에서는 이방인..고향에서도 이방인같은 낯설음이 어이없습니다
이제 고향은 기억 속 풍경만 남았지요
그런데도 가고싶은 내 고향입니다
소담님께서는 고향에 살고계시니~~
단양이나 풍기나 한 마당이리라..
옛 인연들도 찾아오고 연세 높으나 시모님 생존해 계시니
소담님 일상은 축복의 나날 들 이십니다
시댁.친정이 봉화가 뿌리되어
그 많던 친척들 모이는 기념일은 많기도 하여서는..
지금이사 셋만 모여도 음식점 이 모이는 장소 되였지만
그 시절 북적이던 친척들 중
윗대 어른들 모두 저 세상으로 가시고 말았으니요
살기 어려운 친척은 물실양면으로 도와 준 이력이
나름 잘 살아온 추억되어
혼자 무료한 시간에 웃슴 짓게 되지요
소당님댁 방문하신 동창분들도
그저 오래 건강하시어
소담님 아름다운 글 거리로 우리 독자들도 같이 행복하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서정님은 유난히 고향에 애틋한 그리움이 많은 것 같아요.
몸이 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걸 피부로 느끼는 요즘입니다.
시어머님이 요즈음은 인천 목사님 사모인 둘째 시누이 집에 가시고 부터는
천리나 떨어진 것 같아 마음까지 멀어지내요..
봄이 되면 꼭 고향에 오셔서 어울림에서 회포 한번 풀어요.
얼굴 한번 보면 얼마나 친근감이 가는데요..
서정님도 친척들과도 각별하게 지내시는 걸 보면 마음이 따뜻함을 엿봅니다.
우리는 친구들에게 과분한 정을 넘치도록 받고도 보답을 못하고 산답니다.
인복 많은 우리는 그저 감사 할 따름이지요
남여간(男女間)의 우정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는 여러가지입니다.
여자가(女子間)의 우정(友情)을 금란지교(金蘭之交), 지란지교(芝蘭之交)라 이르고,
남자간(男子間)의 우정(友情)을 관포지교(管鮑之交) 금석지교(金石之交)
문경지교(刎頸之交) 교칠지교(膠漆之交)라고 일켣는데, 왜? 여자간의 우정은
둘이고, 남자는 더 많을까요?
옛날 우리나라나 중국은 남존여비 (男尊女卑) 사상(思想)이 지배(支配)하던 때라,
그리된 것으로 압니다.
남자(男子) 동창(同窓) 친구(親舊) 상하편(上下編)을 보며, 내외內外)분의
교우관계(交友關係)가 원만함을 봅니다.
향후(向後)로도 변함없는 우정(友情)을 이어나가시길 바랍니다.
요즘 시대라면 우정에 대한 사지성어가 여자가 둘이고
남자가 더 많다면 어림없는 일이지요
그 당시는 여자라는 존재 가치도 없고 운명이라 생각하고,
쥐 죽은둣이 남자들에게 순종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겠어요 그냥 살아야지요..ㅎㅎ
제 생각에는 우리 부부가 동창 여학생과 남학생 이라는 이유로
다른 집 보다 더 친근하게 지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저 감사 할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