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ude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차르트가 빈곤했지만 빈곤을 음악으로 극복하고
그의 불운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천재’로 인식하면서
선천적 신동‧천재‧재능의 상징이 모차르트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모차르트가 작곡을 할때는 모든 것을 한번에 머릿속에 생각하고나서
그냥 악보에 그리기만 하면 되는 천재였지만 행동이 경박했던 바람둥이였고 심지어 변태라고도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아내 콘스탄체는 낭비벽이 심하고 문란한 여자였다고 인식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모차르트에 대한 신화적 개념의 이미지는 이백수십년의 세월동안 계속 덧칠이 되어 두터워졌고 강화되어 왔다.
음악의 주류들로부터 받아들여진 ‘모차르트 덧칠하기’는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왔고
음악사는 신화적 개념을 고수하여 왔다.
21세기가 다되어서야 그 개념이 잘못되었다는 학자들의 면밀한 조사와 연구로 인해
인식의 변화를 일으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학자들의 명백한 증거 제시는 ‘모차르트 신화’에 의해 무시되고
‘모차르트 신비화’는 역사적 사실까지도 소외시켜 버린다.
음악의 ‘신동’은 ‘위대한 음악가’로 ‘음악의 천재’라는 신비의 영역에서 아직도 깊숙이 덮여있다.
이 책은 창의적 사고로 탐구한 전문학자들의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모차르트에 대한 신화적 믿음에 대한 믿음을 해체시키기 위한 것이다.
저자 백 진 현
뉴욕맨하튼 음악대학 대학원 석사, 러시아 Far East 국립예술대학 Doctor of Music Arts 전 마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현 동서대학교 교수
목차
Prelude
모차르트가 가난했다는 ‘착각’
콘스탄체를 위하여
모차르트는 로흐리츠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
주식회사 모차르트
모차르트의 얼굴
절대음감(Absolute Pitch)
4살 때 작곡을 한다는 의미
모차르트의 자필악보란?
Horn Concerto K.412
모차르트 신화의 소비자
모차르트의 습작들
선천적 음악 신동에 대한 믿음
모차르트가 분변음욕증 환자?
12년 동안 작곡 공부를 했던 모차르트
길고 고된 노력의 결실 K.458
최고 수준에 도달한 음악가의 의미
모차르트 신화의 형성과정
Postlude
Notes to Pages
Index
Select Bibliography
출판사 서평
이 책의 자료 분석과 조사들은 문서적 증거와 과학적 증거들을 명백히 제시하여
우리들이 음악적 상식이라고 알고 있는 잘못된 개념들을 하나씩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다.
가령 모차르트의 작곡과정에 대한 신화적 개념에 대하여 -
모차르트의 자필악보를 분석하여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밝히는 식으로 전개해 나간다.
모차르트가 가난했다는 일반적인 인식에 대하여 -
모차르트의 수입과 지출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여 모차르트가 부유하게 살았음을 분명히 한다.
‘타고난 신동, 천재’의 상징인 모차르트는 10 여년을 학습에 매진하여 최선을 다해 노력했으며
음악적 ‘신동, 천재’에 대한 진원지가 어디이며 언제부터 어떻게 왜곡되었는지 추적한다.
그리고 오늘날의 과학자들은 음악적 ‘신동과 천재’에 대하여 어떻게 결론 내리는지를 밝힌다.
우리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모차르트의 이미지는 ‘경박함’이다.
모차르트가 음악을 벗어나면 어린아이와 같았다고 알려졌지만
그것은 모차르트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무책임하게 언급한 아무런 근거도 없는 발언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 책으로 인하여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모차르트와 음악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해본다.
책속으로
음악적 ‘재능(Talent)’이 선천적이라는 일반적 인식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재능(Talent)은 고대 히브리, 이집트, 그리스, 로마인이 사용한 무게 단위였다.
오늘날의 단위로 환산하면 약 25.8㎏이었던 무게 단위이다.
Talent의 어원은 라틴어 talentum, 그리스어 τάλαντον(talanton)로 ‘달란트’는 ‘얻을 수 있고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달란트’가 있는 사람은 재산이 있는 사람으로 보통 사람들에게 없는 특권을 누리는 사람이다.
잘츠부르크의 의사 Paracelsus는 ‘달란트’의 개념을 기독교에 도입했고
그의 의학적 명성에 의해 그의 저서들은 널리 퍼지게 된다.
그는 ‘달란트’를 ‘신에게서 부여받은 재능’이라는 의미로 재해석했다.
그렇지만 18세기에 와서도 Talent는 선물 받은 것이 아니라 획득했다는 의미에 가까웠다.
천재(Genius)의 어원은 ‘수호신’을 의미했으며
‘자연적 능력’이라는 의미로 기록되기 시작한 것은 1640년대이다.
신동(Prodigy)의 어원은 라틴어 Prōdigium이며
어떤 예외적인 징조를 미리 예견하는 ‘예언자의 징후’이다.
‘어린 아이의 예외적 능력’이라는 의미로 처음 기록되기 시작한 것은 1650년대이다.
1760년 존 메인웨어링은 헨델회고록을 발간했고
1776년 Charles Burney는 근대 서양음악사의 효시인 음악사를 발간했다.
메인웨어링의 회고록은 헨델이 신동이었다는 일화들을 담고 있는데
헨델을 최초의 천재 작곡가로 등극시켜 천재에 대한 철학적 발판을 제공한다.
천재, 신동이라는 단어가 음악에 처음 등장한 것은 헨델의 회고록이며
곧이어 낭만주의자들의 손에 의해 각색된 모차르트는 신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1769년 영국 왕립학회 연구원이었던 Barrington은
과학적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한 ‘모차르트에 대한 이례적인 고찰’을 학회에 제출했다.
Barrington은 영감을 받아 도취된 천재를 묘사하면서 모차르트를 헨델의 모습과 유사하게 변형시켰다.
메인웨어링의 헨델 회고록과 니메첵의 모차르트 전기 그리고 로흐리츠의 모차르트 기사들은
음악에서 천재와 신동이라는 용어의 대중화와 이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한 사람의 과장된 증언이나 묘사들은 서로를 무비판적으로 인용하면서 점점 다양한 형태로 각색되었다.
독일의 인쇄술은 많은 문헌들을 출판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각색된 기록들을 발판으로 모차르트의 천재상은 탄생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모차르트의 천재상은 전무후무한 가장 위대한 신동의 모습이었다.
19세기 유럽의 낭만주의 사조는 작곡가들의 동상을 만들어 금칠을 해버렸다.
모차르트는 급격하게 신분이 상승되었고 베토벤과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로 격상되었다.
“모차르트 신화의 형성과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