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논평] 밍크고래 목에 난 상처가 이상하다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 밍크고래가 죽은 채 발견되었는데 해경이 보도자료로 제공한 사진을 보니 목에 칼로 벤 절상이 나있다. 이 사건의 피해자 밍크고래는 목에 난 상처를 통해 피를 흘리고 있고, 꼬리엔 이 사체를 들어올리기 위한 밧줄이 묶여 있다. 한국의 강원도 고성 대진항이 아니라 상업포경이 벌어지는 일본이나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페로제도 등지에서 찍힌 사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처참하다.
이런 상처는 죽은 고래 몸에서 피를 빼기 위해 인간이 의도적으로 입힌 것이다. 그런데 해경이 수사를 했음에도 밍크고래에서 작살 등 불법포획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밍크고래는 해양보호생물도 아니어서 6천만 원에 위판되었다고 한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상처를 입혀 피를 빼낸 밍크고래가 혼획으로 인정돼 고래고기로 팔려나갔다는 이 기괴한 사건에 대해 핫핑크돌핀스는 매우 이상한 점을 느꼈고 수사를 담당한 속초해양경찰서에 묻기로 했다. 이 고래의 목에 난 상처는 발견자 어민이 밍크고래를 최초 발견했을 때부터 있었던 상처였을까 아니면 나중에 생긴 상처였을까? 그리고 이 상처는 어떤 경위로 생기게 되었을까?
냄새가 나는 고래고기는 가격이 떨어지고, 냄새가 안 나는 고래는 비싼 가격에 거래되다보니 불법 포경업자들이 고래를 잡으면 이 사진에 나오는 것처럼 가장 먼저 고래 목에 칼을 그어 몸에서 피를 모두 빼내는 것이다. 2024년 11월 10일 강원도 고성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는 이 밍크고래의 사체에 난 긴 절상은 핫핑크돌핀스가 속초해경에 물어보니 발견자 어민측이 운송의 편의를 위한 목적으로 ‘밍크고래가 무거우니 목을 그어 피를 빼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일부러 낸 상처’라는 답변을 받았다. 속초해경 수사 담당자는 혼획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하는데 공개된 사진으로만 보면, 경매에서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누군가 일부러 신선도를 높이려고 의도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날이 심화하는 기후위기로부터 해양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래는 무참히 살해되고, 그 대가로 어민은 수천만 원을 손에 쥐는 부조리한 현실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이 고래사체의 유통과 판매 그리고 취식을 아직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고래 사체 유통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며 시행중인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는 그물에 걸려 아직 살아있는 비보호종 고래를 발견자 어민이 살리지 않고, 죽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죽은 뒤 바로 해경에 신고하고 혼획으로 인정받아 판매한 뒤 돈을 버는 행위를 차단하지 못하는 큰 허점을 갖고 있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최초발견자가 고래 처리확인서를 받기도 전에 사체에 맘대로 손을 대고 훼손하는 행위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고, 이런 ‘의도적인 고래 혼획’을 해경도 막지 못하는 제도적 한계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고래사체 소비는 식문화가 아니라 살생이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과거 일부 지역에서 이뤄지던 관습에 불과하므로 먹거리가 넘쳐나는 기후위기 시대에 멸종위기 국제보호종까지 먹어치우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서 제도를 고쳐야 한다. 맘대로 훼손된 고래사체가 시장에서 팔려나가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절망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다시 묻는다. 도대체 한국은 언제까지 고래 식용을 허용할 것인가? 언제까지 언론은 고래를 바다의 로또라고 부르며 물질만능주의를 부추길 것인가? 왜 한국은 상괭이나 밍크고래의 혼획을 근절하지 못해 국제사회로부터 은근한 포경국가라는 조롱을 받는가? 핫핑크돌핀스는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 모든 고래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고, 고래사체의 유통과 판매를 원천 차단하며, 동시에 고래고기 식당의 업종전환을 적극 유도해 한반도 해역의 고래류 보전을 위한 제도를 보완할 것을 촉구한다.
2024년 11월 11일 핫핑크돌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