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성명서] 항소심 재판부는 호반, 거제 불법이송 큰돌고래 몰수하라
호반 퍼시픽리솜과 거제씨월드의 큰돌고래 태지, 아랑 불법이송 사건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오늘 시작되었다. 이 사건은 1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검사의 항소로 2심이 열리게 되었다. 1심 재판부는 관련 법령을 너무 소극적으로 해석하였고, 기업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해양보호생물 큰돌고래들을 무단으로 이송한 행위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우리는 항소심 재판부가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해 큰돌고래 무단 이송 행위를 제대로 처벌하고, 불법행위의 대상이 된 ‘태지’와 ‘아랑’에 대해 관련 규정에 따라 몰수형 판결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돌고래 재판에서 몰수형 판결이 내려진 사례는 이미 존재한다. 국내 최초 돌고래 재판으로 알려진 퍼시픽랜드의 돌고래쇼 이용 목적 남방큰돌고래 불법포획 사건에 대해 제주지방법원이 2012년 4월 4일 내린 판결이 그것이다. 당시 재판장은 돌고래쇼장 퍼시픽랜드 주식회사(현 호반 퍼시픽리솜)에 대해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하고, 불법포획 행위자들에 대해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동시에 이 사건의 대상이 되었던 남방큰돌고래 춘삼, 태산, 복순, 삼팔(D-38)에 대해 몰수형을 선고한 바 있다. 이 판결은 대법원까지 이어져 2013년 3월 그대로 확정되었다. 살아 있는 생물에 대한 법원의 몰수 판결이 있자 이를 집행한 검찰에서는 당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야생방류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제돌이 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와 협약을 맺어 몰수 돌고래들도 같이 고향인 제주 바다로 방류하도록 하였다.
호반 퍼시픽리솜과 거제씨월드가 정부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주고받은 큰돌고래 태지와 아랑은 일본에서 수입한 개체들로서, 한반도 해역 바다에 그대로 방류하기에는 방류 후 야생 생존을 장담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수입국인 일본에 돌려보낼 수도 없다. 또한 현재 태지와 아랑이 지내고 있는 거제씨월드는 개장 후 지금까지 15명의 돌고래가 죽어간 시설로 매년 평균 1.5명의 돌고래가 사망하고 있는 일명 ‘돌고래 무덤’ 시설이기 때문에 이대로 태지와 아랑을 시설내 감금상태로 지내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해양수산부에서 큰돌고래를 위한 바다쉼터(해양 생츄어리)를 국내 해역에 지어 그곳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호반 퍼시픽리솜이 태지와 아랑을 거제씨월드로 보낼 때 바다쉼터가 조성된다면 그곳으로 보낸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현재 돌고래 바다쉼터 조성은 기획재정부의 연이은 예산 전액 삭감으로 인해 추진이 불투명한 상태이지만, 이대로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불법행위가 연루된 재판에서 몰수 판결을 내리는 것은 범죄반복을 방지하고 범죄에 의한 이득을 금지하기 위해 형법이 정한 사항이다. 그렇다면 항소심 재판부는 불법행위의 대상이 된 큰돌고래들에 대해 몰수형 판결을 내려야 하며, 해양수산부 역시 하루 속히 바다쉼터를 조성하고 몰수형을 집행해 태지와 아랑을 죽음의 수조에서 구출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해양보호생물을 보호하자는 해양생태계법 제정 취지가 제대로 실현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법부와 행정부가 얼마나 멸종위기 해양생물 보호 의지가 있는지, 그리고 엄정한 판결과 집행으로 그 의지를 실현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2024년 11월 21일 핫핑크돌핀스, 제주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