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0245554F51C4DD3916)
한 5년만에 새장화를 샀다.
나만큼 장화를 효과적으로 잘 신는 사람도 드물 것 같다.
값이 싸고 비싸고를 떠나 멀쩡한 장화를 두고 새로 사기가 그래서
계속 신었더니 장화 바닥이 다 닳아서 며칠전에는 산에 갔다가 미끄러져서
하마터면 큰 일이 날뻔 했다.
봉평장에 들린 길에 만 오천원을 주고
기왕이면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새 장화를 신고 뛰어 보자 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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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시간에는 오디를 땄다.
뽕나무는 어디나 많아서 잘만 따면 하루에도 몇십키로를 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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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쓰게 된 텐트후라이를 나무 양쪽에 매달고 한쪽은 내가 잡고
긴 장대로 털면 한꺼번에 많이 딸 수가 있는데 늦게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20키로가 넘게 땄다.
그리고는 넓은 바구니에 담아 샘에 가서 헹구어 말리면 끝~
부지런한 꿀벌이 먹을 것을 많이 만들듯 우리도 그렇게 부지런히 움직인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에 온갖것이 다 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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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깜깜해 지는 줄도 모르고 일하는데 얼른 저녁을 먹으러 오라는 지인의 초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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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구운 가래떡에 직접 고은 조청~
그리고 얼리지 않고 금방 만든 만두국
그걸 먹여 주려고 열심히 만들었다고 해 주신분도 행복해 하고
먹는 우리는 더욱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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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먹는 만두국이라 더욱 맛있었다.
더 먹을 계획이 있어 참았건만 한개만 더 두개만 더 하다가 결국은
배가 빵빵하게 먹고 씩씩대는 우리 서로 바라보며 하하 호호 웃었다.
새삼 이렇게 서로 잘 맞는 것에 감사했다.
만약 둘중에 한 사람이 매끼니 곡물로 된 것을 먹어야 한다면
또는 집에서 먹어야 한다고 고집 한다면
남의집에 가서 먹는 것을 힘들어 한다면
다른 원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
................
세상에는 그런것이 맞지 않아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늘 상대방을 불만으로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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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에 다시 침낭과 약간의 먹을 것을 챙겨 산을 올랐다.
아침 시원할 때에 일도 하고 달 밝은 밤에 희미하게 능선만 보이는 첩첩의 산들도 감상하고,
새벽 운무와 일출도 감상하자고......
남편은 며칠전에 새로운 카메라렌즈를 샀다.
아마도 인터넷을 뒤지다가 발견한 모양이었다.
아침에 내가 산을 한바퀴 돌고 왔더니 서울로 그 카메라렌즈를 사러 가겠노라고 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500미리 렌즈를 팔고 좀 부피도 작고
기능은 더 좋은 것을 바꾸어 사겠노라고 해서 이 하루 한시간이 바쁜 시기에
그렇게 급하지도 않은 렌즈를 사러 서울을 가느라고 귀한 하루를
허비하느냐고 잔소리를 했더니 대답도 않고 잔뜩 삐져가지고는 어디에 가 있는지
불러도 대답도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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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그렇게 마음에 맞는 것을 사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일이야 하루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그만큼 열심히 또 하면 되지
하고는 서울에 갔다 오라고 나는 집에서 장아찌 담는 것과 효소꺼리 따다 놓은 것을
담겠다고 했더니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서울로 내 빼버렸다.
그러더니 저녁에 마음에 맞는 것을 사 가지고 왔다.
있던 것을 팔고 5만원을 보탰다는데 렌즈를 가지고 시험하는 그 표정이
딱 아들 어릴적에 장난감을 샀을 때 표정하고 똑같다.
그리고서 오늘 드디어 그 렌즈를 시험할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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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야영장소를 집에서 20분쯤 걸리는
산위에 있는 정자로 정했다.
시골에는 지자체에서 여기저기 마련해 둔 이런 지나가는 이들이나
마을 사람들을 위한 정자가 많은데 오늘은 우리도 이용해 보기로 하고
차에서 전기를 따서 불을 밝혀 놓으니 원래 거기에 있었던 듯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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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차도 있고 사람도 많은고하면 가까운 곳에서 야영을 하니
즉석 번개를 추진했다.
그래서 산 아래에 사는 아라리오님과 양지뜰님,
그리고 우리와 딱 반 위치에 있는 존철씨내외도 초대했다.
한밤중에 산중으로 초대했는데도 잘 와준 즉석번개덕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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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였으니 맨입으로 맨송거리고 있기는 그래서 띠리리~ 전화해서 치킨과 생맥주를 배달 시켰더니
몇분 안되어 산중으로 배달을 왔다.
모두들 신기해 하고 재밌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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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농사하는 사람들이라 농사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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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서 소쩍새들은 솥이 적다고 합창을 하고
가끔 고라니는 자기 구역에 들어 왔다고 겍겍 거리고 소리를 질러 댄다.
고라니는 자기 영역에 무엇이 들어 오는 것을 못 참는다.
그렇지만 3일만 지나면 자기하고 상관이 없구나 하고 순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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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5월 열하룻달이 정자위에 휘영청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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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시가 다 되어 존철씨내외는 정선으로 넘어가고 아라리오님 내외도 산을 내려 갔다.
그 산아래에 살면서도 이런 경험은 생전 처음이라고 즐거워 하신다.
차가 내려가는 불빛을 보며 우리내외는 또 웃는다.
마음이 맞는 친구분들이 가까이 사는 것도 감사하고 이렇게 같은 정서를 가져
함께 즐거워 하니 그도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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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잘적에 새벽에 일어나면 오늘 일출을 감상할 수 있을까
기대를 하게 된다.
처음에는 맑은 하늘과 새털구름이 보이더니 점차 안개가 차오른다.
수십종류의 새들이 시끄럽게 정자주변에서 우짖어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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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하늘과 골짜기는 시간시간 다른 모습을 하며 우리에게 활동사진처럼
모습을 바꾸어 준다.
남편은 카메라를 대기해 놓고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멀리서 닭우는 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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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녘이 붉어져 온다.
더 높은 곳에는 이미 해가 떠 올랐을 것이다.
높은 곳의 일출도 멋지지만 또 다른 곳에서 맞는 새벽도 다른 멋진 모습으로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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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0340E15051C4DD3E0D)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9785051C4DD3E11)
1분 1초가 달라지는 산과 골짜기의 모습들~
햇님은 오늘 아침 우리에게 얼굴을 보여 주지 않았다.
이제 골짜기와 산들은 운무에 휩싸였다.
일출 찍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섰다.
늘 좋을 수는 없다.
늘 만날 수도 없는 것이 자연이다
우리부부는 아쉬운 것에 대한 포기도 잘 하고 순응도 잘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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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개사이로 야간행군을 하는 한무리의 군인들이 우리가 자던 정자앞을 지나간다.
사진을 찍고 가는 팀
그냥 무심히 지나 가는 팀~
밤을 새워 힘든 시간을 지나는 내 아들 같은 청년들의 고난의 시간을 바라본다.
가슴이 찡하다.
내 아들이 아니어도 대한민국의 부모들이라면 늘 이런 마음이 들지 않을까
무엇 줄 것이 없지만 있다면 시원한 물이라도 한사발씩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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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도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지나는 청년이 보인다.
나중에 보니 남편은 이 친구들의 행군하는 사진을 수십장 찍어 놓았다.
어떤 생각을 하며 그 사진들을 찍었을까
남편과 내가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이 군대시절 이야기와
추억과 힘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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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살짝 걷히기 시작하고 발 아래로 마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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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된 것 같은데 6시도 안된 시간이다.
시원할적에 일을 하기로 햇다.
남편은 새로 산 렌즈로 꽃도 찍고 곤충도 찍고 사진을 찍고
나는 산길을 들어가 효소재료들을 얻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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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은 이미 다 져 버린 꿀풀이 이곳에는 아직 한창이다.
요즘에 신장부종이나 간부종에 효과가 있는 효소들을 하는 중인데
꿀풀은 그런면에 탁월한 효능을 내는 풀이다.
꿀풀의 한약명은 하고초이다.
항암효과와 염증등에 좋은 효과를 내는데 씨앗이 맺히기 시작하고
조금 지난 때 채취하는 것이 약효가 가장 좋은데 오늘 잘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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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초의 모습이 좋아 사진을 몇장 찍어 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B2F4F51C4F34515)
엉겅퀴며 금은화도 비슷한 성분을 가져서 꽃만으로
효소를 담아 발효해서 쓸 예정이다.
엉겅퀴는 정말 하나 버릴것이 없는 약성 좋은 약초라서
따로 공부할 기회를 마련 하려고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24294F51C4F3450E)
약초명으로는 인동초라고 하는 금은화도 약효에 있어서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어릴적에 할아버지께서 약을 지으셔서 우리는 늘 이 인동초꽃을 따서 말렸었는데
그 익숙한 향에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이 문득 든다.
할아버지께서 나에게 늘 한자도 가르쳐 주시려고 하셨고 약초에 대해서도
가르치고자 애를 쓰셨는데 그 때 알아 두었더라면......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A6A4F51C4F34517)
이런 꽃류는 수분이 많지 않아 발효를 시켜도 양이 적고 아까운 생각이 든다.
이 때는 수분이 많은 딸기종류와 같이 하면 발효도 잘되고 약성도 서로 잘 맞아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3113D5051C4DD4416)
한참을 그렇게 일을 하고 하늘을 보니 그제야 떠오르는 햇님이
새털구름을 가득 품고는 계면쩍은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늦게 얼굴을 내민 햇님은 언제나 계면쩍은 얼굴을 한것이 재미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216B4F51C4F34610)
발길을 돌려 남편이 있는 곳으로 오는데 발 아래에 이렇게 조그만 것들이
가득 피어있다.
처음 보는 것들이다.
도대체 이것이 무엇일까 허리를 구부려 한참을 들여다 본다.
궁금해~
궁금해~
궁금해~
![](https://t1.daumcdn.net/cfile/cafe/2420D54F51C4F34610)
어느정도 오다 보니까 그 궁금증은 자연스레 풀어진다.
바로 요녀석~
구슬봉이다.
이른봄 낮은 곳에서 잘 보이지도 않는 꽃을 피우고 사라지는
구슬봉이는 여름에 이런 씨앗주머니를 달고 있구나
자연은 늘 새롭고 그러면서도 일정한 원칙과 시간을 잘 지키며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B5D5051C4DD4115)
오는 길에 보니 길가에 오미자는 벌써 송이를 꽤나 크게 키우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312C74B51C4DD410C)
다래는 요만큼~
![](https://t1.daumcdn.net/cfile/cafe/276AC94B51C4DD4113)
머루는 요만큼 열매를 맺어 과즙을 키우며 여름을 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B805051C4DD4013)
남편에게로 돌아 오니 남편도 이것저것 사진을 찍어 놓았다.
혼자 꿀풀을 찍으면서 이 보랗빛을 즐겼는데 남편도 그것에 포인트를
맞추어 사진을 찍어 놓았다.
아무튼지나 오늘 아침도 생각이 잘 맞는 남편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알아 주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 무심히 피었다가 사그라드는
꽃한송이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어 행복한 마음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21685051C4DD4013)
꽤 시간이 지난 줄 알았는데 8시도 안되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면 더 많은 것들을 만날 수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3268F4B51C4DD4209)
먼 첩첩의 산들을 바라 보며 아침을 먹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4D764851C4DE4525)
어제 감자가 여물었나 몇개 캐 보았는데 여물기는 했으나 아직 일주일정도를 더 두면
굵어지고 분도 많아질 것 같다.
오이는 어젯밤 아라리오님 댁에서 가져 온 것이다.
대접에 있는 것은 더덕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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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는 산딸기를 따러 갔다.
어제 산을 넘어 오며 미리 정찰을 해 둔 곳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B605051C4DD4411)
솔숲에 딸기가 탐스럽게도 익었다.
원래 소나무 밑에는 무엇이 잘 못 자라는데 딸기는 생명력이 대단해서
소나무 아래에서도 잘 익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20C5D4B51C4DD420F)
만날 혼자 심심하게 딸기를 땄는데 남편이 오늘은 마음먹고 도와주니
딸기바구니가 빨리 빨리 차 오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F0C5051C4DD4313)
우리가 딸기를 따는 시간이 솔숲에서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도 산림욕도 즐기고 있다.
열시에서 열두시정도에 솔숲을 비롯해 편백나무등 침엽수가 많은 피톤치드를 내뿜는
좋은 시간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도 건강을 위해 할 일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AC55051C4DD4314)
남편과 같이 딴 덕에 우리는 산딸기를 20키로를 넘게 땄다.
만약 이 딸기를 시장에 가져다 판매 한다면 오늘 아침 20만원을 넉넉히 벌었다.
돈도 벌고 건강에 좋은 산림욕도 하고 취미생활도 즐기며 일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246EF5051C4DD430C)
우리는 농사를 하면서 또 다른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겠다 그렇게 생각해 본적이 별로 없다.
단지 일하는 것이 좋아서 일하다 보니 모든것이 돈이 될 수 있었다.
늘 건강해서 일도 하고 돈도 벌고 그 돈을 잘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 할 수 있음에 오늘도 감사하며.....
![](https://t1.daumcdn.net/cfile/cafe/031F1F4F51C4DD4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