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논평] 지지부진하던 롯데월드 벨루가 방류, 이번엔 진짜일까?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캐나다 웨일생츄어리프로젝트(WSP)와 협력의향서를 체결하여 흰고래 벨라를 캐나다 노바스코샤에 만들고 있는 고래류 바다쉼터에 보내기로 했다고 한다. 핫핑크돌핀스는 롯데 벨루가 방류지로 아이슬란드 이외에도 노르웨이나 캐나다를 고려해 접촉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제안해왔다. 롯데 측이 캐나다 측과 협력해 벨라의 이송을 추진한다고 하니 이번엔 벨라가 진짜로 죽기 전에 서울 잠실 지하의 좁은 수조를 벗어나 북극과 가까운 넓은 해역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측이 2019년 10월 벨라의 야생방류를 약속했지만 2024년 11월 현재까지도 벨라는 자연광 한 줌 들지 않는 지하 수조에 홀로 갇혀있다. 핫핑크돌핀스는 마지막 생존 벨루가 ‘벨라’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으며, 11월 중순 진행한 모니터링에서도 다시 한 번 그곳의 사육환경이 얼마나 흰고래에게 적정하지 않은 사육환경인지 확인했다. 관람객들의 소음은 하루 종일 끊이지 않고, 벨라가 감금되어있는 수조 천장은 오랜 시간 쌓인 곰팡이로 뒤덮여 있다. 벨라의 고향인 북극해의 빙하를 모방해 만든 하얀 조형물은 새까맣게 이끼가 낀 채 수조에 방치되어 있다. 그 어느 것 하나 벨루가에게 건강한 서식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와 WSP의 협약 체결은 벨라의 방류를 위한 논의와 절차를 처음부터 새로 다시 시작해야 함을 의미한다. 롯데는 2020년부터 아이슬란드 측과 벨루가 방류 논의를 해왔다고 발표했고, 방류 절차 7단계에 따라 1~3단계인 건강평가, 야생방류지평가, 야생적응훈련 등의 단계를 밟아왔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번 캐나다 측과의 협약으로 인해 벨루가 방류는 기존 아이슬란드와의 논의와 절차가 완전히 무위로 돌아간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롯데가 방류기술위원회를 통해 방류 시늉만 하며 5년을 허송세월한 것은 아닌가?
2023년 3월 미국 마이애미 씨쿼리움 수족관은 오랜 시간 갇혀 있던 범고래 롤리타를 원래 잡혀온 미국 워싱턴주 고향 바다로 방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롤리타는 수조를 탈출하지 못하고 그해 8월 수족관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오랫동안 롤리타를 가두고 착취해온 마이애미 수족관은 ‘전 세계 최장기 수족관 범고래 감금’이라는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뒤늦게 방류를 발표하였고, 이 때문에 수족관 측의 방류 발표는 롤리타가 죽기 전에 손을 털기 위한 꼼수에 불과했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벨라가 ‘롤리타’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롯데가 방류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추진해 결과로 보여주길 바란다.
롯데그룹은 자사 수조에서 사망한 흰고래 ‘벨로’와 ‘벨리’의 죽음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자각하라. 그리고 진정으로 벨라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캐나다 바다쉼터로 이송하라. 그래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벨라의 방류 약속을 온전히 이행하라. 해양수산부는 여수 아쿠아플라넷의 단독 생존 벨루가 루비 역시 벨라와 함께 캐나다 고래류 바다쉼터로 이송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적극 협력하길 바란다. 핫핑크돌핀스는 오늘도 반생명적인 수족관 고래류 감금 종식을 간절히 염원한다.
2024년 11월 26일 핫핑크돌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