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영월사는 김 부장님 부부가 언니부부와 함께 소매물도 간다고 가는 길에 얼굴 본다고 잠시 들렀다고ㅡ
언니가 내 시집을 한 권 가져오더니 만 원을 주시며
또 도자기도 두 개 골라 오시더니 또 돈을 주신다
죽비가 맘에 든다해서 선물로
줬다고 미안해서 그러시나
돈 안주셔도 된다고
그냥 가져가셔도 된다고 해도
돈을 빠텐 위에 두고 가신다
차 한잔 드리고 보내고 난 후
순간 강이아빠의 공방에
제주에서 오신 꽤 유명한 도예공이 적어놓고 간 글귀가
생각난다
ㅡ절대 공짜로 주지마라
공짜로 주면 개밥그륵으로 쓴다
무명시인은 시집을 만들때도
돈줘야 되고 서점이나 인터넷에서 한 권이 팔려도 작가에게는 십 원도 돌아오는 게 없다
무명작가의 책은 돈주고 사는 사람은 그냥 없다고 보면 된다
거의 선물로 소진 된다
예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오늘 확실히 결정했다
이제 절대 공짜로 시집은 안 줄거라고ㅡ
예전에는 냄비받침용이라 되곤 했지만 돈내고 사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한 번은 읽어 보는데 그냥 주니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체
굴러다니다 마지막은 폐지로 분류되어 시집의 생을 마감한다
물론 돈주고 사서 볼만큼의
시집이 아니란 것도 잘 알고 있다
공짜로 준다해도 책은 안 읽는다고 거절하는 사람도 있듯
나의 미친 이야기 세 권의
좆같은 시집의 공짜의 삶을
오늘부로 마감한다
ㅡ그라모 샘들이 우편으로 내한테 보내주는책은 우짜노?
우짜긴 뭘 우째 공짠데 그냥 받아 처무야지
그래도 니 보다는 다 형편이 나은게,
에라 모르것다
공자보다 공짜가 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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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나-ll
시밥그륵
初夜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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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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