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미뤄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방류 백서가 드디어 발간되었습니다. 해양수산부가 발간한 방류 백서는 해양환경정보포털에서 누구나 PDF 파일 전체 내려받기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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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훈련 및 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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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돌핀스는 2022년 10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방류 이후, 이와 관련하여 제기된 여러 비판과 지적에 대해 저희들의 입장을 담은 자세한 내용과 자료를 두 번에 걸쳐 공개하였고, 해양수산부에도 백서 발간을 여러 차례 촉구하였습니다. 이제 비봉이 방류 백서가 발간되었으니 비봉이 방류 과정 전반에 대해 되짚어보는 자리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관련 글 1. [Q&A] 비봉이 야생방류에 대한 질문에 핫핑크돌핀스가 답합니다 http://hotpinkdolphins.org/?p=28212
2. 비봉이 방류 1주년 핫핑크돌핀스 입장문 http://hotpinkdolphins.org/?p=30236
*핫핑크돌핀스의 수족관 감금 남방큰돌고래 야생 방류 총평
2013년(제돌이, 춘삼이, 삼팔이)과 2015년(태산이, 복순이) 남방큰돌고래 야생 방류는 야생무리와 결합이 이뤄져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만하나, 2017년 금등이, 대포 방류는 너무 성급하게 결정되어 방류 성공을 위한 준비가 미흡하였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제주에 관광객이 몰리고, 제주 연안 개발이 가속화고 있던 당시 변화된 제주 바다의 상황에 따라 남방큰돌고래들이 함덕 연안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2017년 방류에서는 금등이, 대포의 야생적응 가두리를 큰 고민 없이 기존 사례를 답습하여 함덕에 마련하였고, 야생적응 훈련 기간 역시 2015년 성공 사례와 똑같이 가져갔다.
태산이와 복순이의 수족관 생활 기간에 비해 금등이와 대포는 수족관 생활 기간이 약 3배 정도로 훨씬 길었기 때문에 그에 비례하여 야생적응 훈련 기간도 3배 정도로 늘렸어야 했다. 즉 금등이와 대포는 6개월 정도 충분히 바다에 적응할 시간을 갖고, 방류 전 야생무리와 소통하는 기회를 갖도록 충분히 시간을 가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약 2개월 정도의 야생 적응 이후 너무 성급하게 방류가 이뤄졌다는 한계가 있었다.
물론 태풍 등의 기상 상황도 있었겠으나 이미 2017년 5월 가두리 이송 당시부터 방류 날짜가 정해져 있었던 것을 볼 때 방류 일정이 너무 인간중심적으로 짜여진 채 그대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수족관 돌고래들의 야생 방류에서는 건강 상태, 인간에 대한 의존도 변화 상태, 야생무리와의 교감 상태 등 야생 적응 상황에 따라 방류 날짜가 변동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금등이, 대포 방류일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가두리 주변에 몰려들었다. 언론사 기자들과 카메라부터, 도지사와 정부 고위 관료들 그리고 관계기관 관련자 등이 모두 몰려 금등 대포 가두리 주변은 영화 촬영 세트장 같은 분위기였다. 새로운 바다 환경으로 나아가는 돌고래들을 위해 조용하고 자연스럽게 방류가 이뤄져야 야생무리와의 합류 가능성이 높아졌을텐데, 그렇지 못하고 인간들이 성과를 알리기 위한 홍보장으로 돌고래 방류가 이용되었던 측면이 있어서 매우 안타까웠다.
이처럼 2017년 남방큰돌고래 야생방류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면밀히 되돌아보고 이같은 실수를 2022년 비봉이 방류 과정에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교훈을 얻었어야 했다.
그래서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방류시 야생무리와의 합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야생적응 훈련 가두리를 야생 돌고래 무리가 자주 발견되는 곳으로 선정할 것, 야생적응 날짜를 미리 못박아두지 말고 돌고래의 상태를 가장 중요한 방류 판단 기준으로 삼을 것, 야생 환경에 적응을 하기 위한 가두리 훈련 기간 역시 6개월 또는 그 이상으로 충분히 가질 것, 사람들이 가두리 주변으로 많이 몰리지 않도록 적응훈련과 방류를 비공개로 진행할 것 등의 여러 조건을 비봉이 방류협의체에 제시하였다.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방류협의체에 참여하여 이와 같은 방류 조건들이 받아들여지도록 매순간 최선을 다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방류협의체 운영과 결정과정이 일부 인사의 독단적인 방식으로 이뤄졌고, 핫핑크돌핀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2022년 10월 16일 비봉이 방류가 무리하게 이뤄졌고, 이후 야생 무리와 어울리거나 헤엄치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았다. 아마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죽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만 본다면 비봉이 방류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으나, 몇 차례의 남방큰돌고래 방류를 통해 제주도에서 돌고래 불법포획이 완전히 근절된 것과 돌고래들이 처한 현실과 위협이 더 널리 알려져 돌고래를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얻게 된 점은 분명한 성과라고 할 것이다.
반복적인 죽음을 불러오는 고래류 수족관 사육의 부적합성과 야생 방류의 필요성이 한국 사회에서 널리 받아들여진 것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마침내 해양생태계법을 개정하여 2023년부터 신규 수족관의 고래 사육을 금지하고 있다.
수족관 감금 고래들이 남은 삶을 보낼 수 있는 ‘바다쉼터’ 또는 ‘바다생츄어리’를 만들어 내보내는 것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다. 동시에 생태법인 제도 도입,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 및 확대, 생태허브 구축 등도 남방큰돌고래 방류 이후 추진해야 할 과제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