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비만과 심장병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가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이 있다. 바로 오메가-6와 오메가-3 지방산이다.
이들은 뱃살에 축적되는 에너지 원료로 이용되기 보다는 생명유지와 건강유지에 필수적인 물질들의 원료로 이용되기 때문에 이들의 영양불균형과 산화적 손상은 각종 질병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필수지방은 모든 세포막의 구성물질로서 노화, 당뇨와 관련이 있고, 혈관벽과 지단백(LDL)의 구성물질로서 동맥경화, 심장병과 관련이 있고, 각종 호르몬의 합성원료로서 염증질환, 면역질환과 관련이 있고, 두뇌, 신경계, 망막의 중요 구성물질로서 성장장애, 치매, 백내장과 관련이 있다.
이들 필수지방은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구조이기 때문에 빛, 열, 산소와 만나면 쉽게 산화되어 유독물질로 변하고 산폐한 냄새가 난다.
체내에서는 유해산소에 의해 쉽게 산화되고 2차적으로 주변 조직을 산화적으로 손상시킨다. 그래서 이들 필수지방이 많이 분포하는 눈, 뇌, 신경, 혈관 조직은 산화적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노화가 쉽게 일어난다.
많은 현대인들이 오메가-6와 오메가-3가 영양불균형 상태이고, 이들 불포화지방산의 산화를 방지하는 방어시스템이 약한 상태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를 정상화시키는 것은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에 중대한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잘못된 방향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예를 들면 영양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키는 달맞이꽃종자유나 산폐한 오메가-3 제품을 사먹는 일이다.
이런 일들은 자연원리를 복잡하고 재미없게 설명하는 학자들의 말(돈이 안된다)보다 매력적인 측면만을 간단명료하게 광고하는 업자들의 말(돈이 된다)이 더 자주 들리고 더 유혹적이기 때문에 일어난다.
지금부터 복잡하고 재미없는 자연원리를 설명하겠다. 다음의 내용은 평생 모르고 지낼 수도 있겠지만, 모르는 게 약이 아니라 아는 게 약이 된다.
비슷한 사례로 업자들이 “동물성 포화지방인 버터보다 식물성 불포화지방인 마가린이 더 좋다”고 광고해서 열심히 마가린을 사먹었는데, 한참 뒤늦게 학자들이 “아니다, 마가린의 트랜스 지방이 더 해롭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마련이다.
오메가-6와 오메가-3의 영양균형
다른 지방과는 달리 오메가-6와 오메가-3는 우리 몸의 염증, 면역, 혈전, 혈압, 소화 등의 신체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프로스타글란딘)들을 합성하는 원료로 이용되는데, 잘못된 식사습관으로 오메가-6와 오메가-3의 영양균형이 무너지면 이런 신체기능의 균형도 무너지게 된다.
동물성 기름에 많은 아라키돈산(오메가-6)은 ‘2형 프로스타글란딘’이란 염증과 혈전을 촉진하는 물질들의 원료로 이용된다. 즉,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으면 염증질환과 심장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생선 기름에 많은 EPA(오메가-3)는 ‘3형 프로스타글란딘’이란 염증과 혈전을 억제하는 물질들의 원료로 이용된다. 즉, 생선을 많이 먹으면 염증질환과 심장질환의 위험이 낮아진다.
식물성 기름(콩, 옥수수)에 많은 리놀레산(오메가-6)은 감마리놀렌산(GLA)을 거쳐 ‘1형 프로스타글란딘’이란 염증과 혈전을 억제하는 물질들의 원료로 이용되기도 하고, 아라키돈산을 거쳐 ‘2형 프로스타글란딘’이란 염증과 혈전을 촉진하는 물질들의 원료로 이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식물성 기름은 염증질환과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추기도 하지만, 반대로 높일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프로스타글란딘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에는 아라키돈산(오메가-6)과 EPA(오메가-3)의 균형이 가장 중요하고, 리놀레산(오메가-6)과 감마리놀렌산(GLA)은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평균 식사에서 오메가-6와 오메가-3의 섭취비율은 예전에는 2:1이었는데, 현대에는 미국인 20:1, 한국인 10:1로 달라졌다. 즉, 오메가-3(생선)의 소비는 줄고, 오메가-6(동물, 식용유)의 소비가 늘어났다. 학자들이 권장하는 섭취비율은 4:1이다. 따라서 영양균형을 맞추려면 오메가-6는 줄이고 오메가-3는 늘려야 한다.
달맞이꽃종자유의 허와 실
여성들과 아토피에 좋다고 알려진 달맞이꽃종자유는 리놀레산 72%, 감마리놀렌산 9%로 구성되어 있다. 즉, 81%가 오메가-6이고, 오메가-3는 없다. 달맞이꽃종자유는 소비자들이 돈을 들이면서 영양불균형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달맞이꽃종자유 1알을 먹으면 오메가-6와 오메가-3의 섭취비율이 10:1에서 11:1로 더욱 나빠지기 때문이다.
원료업자들이 자금을 댄 연구들은 달맞이꽃종자유가 생리불순, 아토피, 류마티스 관절염 등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실제 달맞이꽃종자유는 동물성 식품을 선호하는 사람에서 다소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효과는 콩기름 등의 일반 식용유를 보충해도 나타난다. 아라키돈산에 비해 리놀레산의 비율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자연의학자들은 달맞이꽃종자유가 장기적으로 EPA(오메가-3)는 낮추고 아라키돈산(오메가-6)은 높이기 때문에 염증질환과 심장질환의 치료목표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오메가-6 지방산인 달맞이꽃종자유를 보충할 것이 아니라 오메가-3 지방산을 보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현대 사회에서 달맞이꽃종자유는 부유한 여성들이 사먹는 여성 호르몬과 관련된 신비의 물질로 인식되기도 한다. 절대 따라 먹을 일이 아니다. 판매업자들의 과장광고일 뿐이다. 여성 호르몬은 콜레스테롤에서 합성되고,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콩에 많다. 달맞이꽃종자유는 여성 호르몬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물론 감마리놀렌산(GLA)의 보충이 유익한 사람들도 있다. 리놀렌산을 감마리놀렌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동물성 식품, 식물성 지방, 설탕, 술을 많이 먹거나, 당뇨, 아토피, 생리전증후군이 있거나, 비타민B6, 마그네슘, 아연이 부족한 사람들에서 간혹 발생할 수 있다.
감마리놀렌산(GLA)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달맞이꽃종자유(GLA 9%), 블랙커런트오일(GLA 17%), 보라지오일(GLA 22%)로 보충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GLA 함량이 높으면서 리놀레산이 적은 보라지오일이나 블랙커런트오일이 달맞이꽃종자유보다 더 나아 보인다.
오메가-3(생선오일)의 섭취량
미국에서는 염증질환과 심장질환에 생선오일 1g 캡슐(오메가-3 지방산 0.3g 함유)을 1일 10알 이상 보충하는 임상연구가 많다. 동물성 식품을 많이 소비하는 미국인들은 1일 10알의 생선오일을 보충해도 4:1의 비율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인에 비해 동물성 식품을 덜 소비하는 한국인들은 이론상 1일 5알의 생선오일을 보충하면 4:1(10:2.5)의 비율을 맞출 수 있는데, 식사에서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지방을 줄이고 생선과 들깨를 늘린다면 더 적은 양만 보충해도 된다. (들깨에 많은 알파리놀렌산은 오메가-3로서 EPA로 전환될 수 있다.)
특히 심장질환, 염증질환(아토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과 동물성 식품(육류, 우유, 계란)을 많이 소비하는 어린이들은 식사와 보충제에서 오메가-6를 줄이고 오메가-3를 늘리는 것이 영양상태와 건강상태를 개선하고 약물의 사용량을 줄이는 최고의 방법이다.
오메가-3 섭취량을 늘릴 때 명심해야 할 것은 산화되지 않은 오메가-3를 섭취하고, 체내에서 산화되지 않도록 항산화제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다.
-'비타민 혁명'의 저자 좌용진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