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물질의 요소인 몸과 정신의 요소인 마음의 집합이다.
붓다께서는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고 애착하는 이러한 몸과 마음을
다섯 가지 요소의 축적, 즉 오온(五蘊 : 色受想行識)이라 말씀하셨다.
오온으로 이루어진 이 몸과 마음의 축적을
우리는 나(我)라고, 나의 자아(自我)라고, 나의 소유(我所)라고 어리석게 주장하고 애착한다.
중생들의 모든 삶의 근원적인 괴로움(苦: 생로병사)은 바로 이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붓다께서는 가르치신다.
중생들이 어리석게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애지중지 애착하는 오온으로 이루어진 몸과 마음이
그 실상은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궁극적으로는 나(자아)라고 내세우고 주장할 만 그 어떤 것도 없는 무아無我임을.
까닭에 붓다께서는 [반야심경]에서 이렇게 중생들에게 가르치신다.
" 오온이 모두 공(무아)임을 통찰하면(照見五蘊皆空),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니라(度一切苦厄)!"
수행자는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집착하는 몸과 마음(오온)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몸과 마음이 아프고 괴로울 경우, 내가 아프고 자신이 괴롭다고 생각하면 그 아픔과 괴로움이 배가 된다.
붓다는 이러한 경우를 화살을 두 번 맞는 거와 같다고 말씀하셨다.
몸과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면,
내가 아니라 오온이 아프고 괴롭다고 객관화시켜 통찰해야만 두 번째 화살을 피할 수 있다.
마치 무대에서 공연하는 배우를 조금 떨어진 객석에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여유롭게 관람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가 나라고, 자아라고, 자신의 소유라고, 착각하고 애착하는 오온의 몸과 마음을
그 실체가 매순간 생멸을 거듭하여 변화하는, 영원히 존속시킬 수 없는 무상한 존재,
아무리 애지중지하여 양육하고 보살피고 애호하여도 결국은 늙고 병들고 죽음으로 소멸하는 괴로움의 존재,
나의 몸과 마음이라고 생각하지만 아프지도, 늙지도, 괴롭지도, 죽지도 말라고,
아무런 명령도 주재도 할 수 없는 무아의 존재임을 통찰하는 것, 바로 붓다의 가르침처럼 우리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른 첩경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