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샘자연교회 33주년 창립 주일
쌍샘의 33년은 어떤 시간과 날이었을까요.
<미움받을 용기>에서 말하는 1)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용기, 2)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3) 공동체 감각과 인간관계, 이 모든 것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와 기독교 신앙에서 익히 듣고 배운 것들입니다.
남의 시선을 내려놓고,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깨우쳐주는 용기의 심리학 이야기인데, 역시 각기 다른 한 사람 한 사람을 인정하고 세워준 분하면 예수 그리스도일 것입니다.
인기나 이득을 찾기보다 낮은 곳에 마음을 두고,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못 할 게 없습니다. 큰일을 꿈꾸면 생각하고 계산할 게 많지만, 작은 일을 마음에 두면 실패나 손해 같은 걱정이 없습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작은 것을 작다고, 큰 것을 크다고 하지 않으시니 용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모충동 쌍샘을 찾아 들어간 1992년 7월이나, 그곳을 떠나 지금의 낭성면 호정리로 들어온 2002년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더 좋은 곳이나 큰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하나님이 좋아하시고 원하시는 교회와 신앙을 생각했습니다. 그 안에는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그분의 인도와 능력을 믿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는 3심이 소중한데, 초심과 중심과 뒷심이라고 합니다. 쌍샘은 그 마음을 버리지 않고 잘 지켜가기를 기도합니다. 시작할 때의 가난하고 낮은 마음과 여러 선택과 유혹의 상황에서도 주님을 고집하는 중심, 그것을 마지막까지 지켜갈 뒷심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감사한 것은 교우들이 같이 공감하고 신뢰하며 마음을 모아준 덕분입니다.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고 따라와 줄 뿐만 아니라 앞서서 행하고 함께해 준 신앙의 힘입니다. 때론 목사가 어려운 결정을 하고, 벅차고 부담스러운 경우도 많았을 것입니다. 초창기의 교우들이나 중간에 오신 분들 모두가 하나님 앞에 신앙의 중심을 가지며,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우는 일에 하나가 되셨습니다.
어디에 가서 교회 이야기를 할 때면, 결국은 교인들 자랑입니다. 상투적인 말이 아니라 사실이고 진심입니다. 불편하고 일 많은 교회, 거리도 멀고 이것저것 하면 안 된다는 게 많아 불편합니다. 잘했다 칭찬이나 대우도 별로 없습니다. 어쩌면 ‘미움받을 용기’로 무장된 분들입니다. 이러한 것을 불평이나 문제가 아닌,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자랑과 소명으로 생각하니 고마울 뿐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지명된 장관 후보자 가운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 26일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밝힌 소감이 인상적입니다.
전날 부산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로 7살과 10살 아이의 죽음을 말하며 아이들의 명복을 빌며, 국가라는 돌봄시스템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죄송하다 했습니다.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들로 인해서 차별 또는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입체적이고 경도되지 않은 시선으로 살피겠다며, 편견과 갈등이 대한민국 성장의 추동력을 발목 잡지 않도록 조정하며 결단하겠다. 가난한 아이가 가난한 청년이 되지 않도록, 가난한 청년이 가난한 노후를 맞지 않도록,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서 비범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과 길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실은 교회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하고, 그런 곳이 되어야 합니다. 차별이나 편견이 없는 곳, 누구나 사랑받고 누구든 자기의 존재를 인정받는 곳이어야 합니다. 의인만 들어오라고 말하는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쌍샘은 사람을 넘어 자연의 피조물에게까지 마음을 나누고 기도하는 공동체입니다. 부족한 우리를 교회로 삼아주시고 공동체로 불러주신 주님의 뜻을 가장 귀한 보물로 여기며 하나님의 뜻을 함께 고백하며 이루어가는 쌍샘이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