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의 코끼리, 우리 회사에도 있다면? (중앙경제)
회사의 변화혁신 워크숍을 진행할 때 '사무실의 코끼리An elephant in the room'를 은유적으로 등장시키곤 한다.
이는 오랫동안 집단사고가 누적돼 시한폭탄처럼 터지기 직전의 조직이나 집단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혁신은 모두 단발성 보여주기로 종결된다. |
1. 코끼리를 내쫓아야 하는 이유
어디에서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코끼리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동물이다.
언제 난동을 부릴지 모르기에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은 긴장하며 코끼리를 어떻게 몰아내야 할지 숙의해야 한다. 그러나 방에 모인 사람들은 그저 코끼리를 못 본 척하고 있다.
이때의 방Room은 자기 조직은 최고이며 절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믿음을 가진 나라, 사회, 기득권 세력 등 힘 있는 조직을 상징한다.
그리고 코끼리Elephant는 이런 조직을 이끄는 '리더'를 의미하기도 하고, 조직이 해결하지 못하고 숨겨온 조직 자체의 '이슈'를 뜻하기도 한다.
이러한 조직의 구성원들은 이전에 누군가가 코끼리 이야기를 꺼냈다가 분란의 상처만 남기고 퇴출당하거나 곤경에 처한 기억을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자기 조직의 힘을 믿고 내로남불, 적반하장 등의 자기보호Defensive Routine 장치를 동원해 높은 울타리를 쌓고 사는 코끼리를 무시하고 살다보면,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실과 조직 간의 절연이 발생해 점점 현실 감각이 떨어지게 된다.
결국 어느 순간 세상으로부터 주어진 기회를 위험으로 해석해 과도하게 대응하고 큰 사고를 일으킨다.
자신들의 상처를 허심탄회하게 들춰내 이야기하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들이 옹호했던 현실 감각이 떨어진 코끼리가 밖으로 뛰쳐나와 난동을 부린다.
이는 조직이나 사회가 사명과 목적을 상실한 채 특정한 리더의 리더십에 로맨스를 가지고 추앙하거나, 조직의 힘을 절대시하는 구성원들이 맹목적으로 조직을 따를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2. 대표적 코끼리인 'CEO 리스크’
일반적인 회사에서 직면하는 가장 큰 코끼리는 조직의 수장일 것이다.
조직의 수장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기에 구성원들은 이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성향 때문에 수장의 문제점에 대해서 부정적 피드백을 해주기가 힘들다.
수장도 처음에는 자신에 대한 칭찬의 진위를 분별할 수 있지만, 습관적으로 듣다 보면 자신이 정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타인의 피드백이 끊어지면 수장의 잘못된 결정은 고쳐지지 않고, 그러한 결정은 고칠 수 없는 사건으로 촉발된다.
이는 회사의 창업자나 막강한 힘을 가진 대표이사들이 보편적으로 직면하는 문제로, 이들은 조직에서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대표적 코끼리다.
코끼리가 부린 난동이 밖으로 알려지면 매스컴은 'CEO 리스크'라는 이름을 달아 대대적으로 보도한다.
최근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씨가 구속되고 티몬, 위메프의 모회사인 큐텐의 구영배 대표가 파산 위기에 몰리고, 한글과컴퓨터의 김상철 회장이 가상화폐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이끌고 있는 하이브 그룹의 최대 주주이자 보이그룹 BTS를 이끄는 방시혁 대표와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갈등도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수장을 향한 피드백이 끊어지고, 수장이 코끼리가 돼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3. 아픈 사건에 대한 기억도 코끼리가 된다
회사에서 힘이 막강한 부서 간 충돌로 인해 큰 사건이 발생했고 이 사건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러한 비극적 사건에 대한 기억도 사무실 안의 코끼리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어느 해 노동조합과 경영진이 노사협상 과정에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해 서로가 실력행사에 돌입했고, 결국 상당 기간 회사가 멈춘 채 법정관리를 받다가 기사회생한 기억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런 회사의 직원들과 경영진은 '노사협상'을 사무실의 코끼리로 생각할 것이다. 이런 종류의 문제는 회사를 구성하고 있는 이해당사자 간의 심각한 갈등에서 보편적으로 목격되는 코끼리로, 남성과 여성의 성 다양성과 성차별의 문제일 수도 있고, 고객의 욕구를 들어주어야 하는 영업부서와 제품의 품질을 보장해야 하는 생산부서 간의 갈등에 대한 기억일 수도 있다.
이런 사건들이 생산적으로 해결되지 못하면, 구성원들은 그 아픔 때문에 해결되지 못한 문제에 거적을 덮어 놓고 문제가 없는 것처럼 취급한다.
그러나 거적을 덮어 놓는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며, 오히려 거적 밑은 문제가 곪아서 구더기가 생긴 상태다. 그리고 구더기까지 생긴 문제가 회사가 해결해야 할 코끼리다.
4. 언급만이 해결책이다
사무실 코끼리는 공개적으로 거론해서는 안 되는 미신에 근거한 믿음이다.
한 조직과 사회의 구성원이 언급해서는 안 되는 미신The Undiscussibles을 언급해야만 하는 미신Discussibles으로 난장하지 못하면 모든 혁신은 물거품이 된다.
언급하지 말기로 암묵적으로 합의한 코끼리의 문제라도 언급해서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은 파국에 처한다.
이러한 문제는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당사자가 나서서 해결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기에,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조직개발 전문가에게 워크숍을 의뢰한다.
이때 어떤 조직개발 전문가든 사용하는 기법은 비슷하다. 우선, 조직의 존재 목적을 중재자이자 지렛대로 사용해서 덮어 놓은 거적을 들춰내고, 구더기를 직면하는 용기를 주문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서로의 아픔에 대해서 긍휼로 공감하고 환대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진행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직의 사명과 목적을 울타리로 만들어서 조직 안의 문제를 피하고자 당사자들이 만든 토굴을 제거하고, 그 위에 구성원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난장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지대의 운동장을 만들 것이다.
이번 실무초밀착, HR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레이버는 오늘도 HR을 응원합니다.
첫댓글 대신증권에 대신증권지부가 없었다면 누가 감히 CEO리스크를 언급이라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지금 대신증권은 북한이나 다름없어요
1극체제
그밑에서 안주하려는 임원들
대신증권 상황과 100% 일치하네요
대신증권지부가 양홍석 부회장 언급하는건 아주 잘하는 일임
대신증권의 가장 큰 문제는 오너일가의 지나친 사적이기심과 욕심 아닐까
대신증권 본사에 계신분들
모두 코끼리다
짝짓기 실패해서 코뿔소 받아 죽이는 아프리카 숫컷 코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