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문이라는 조각가가 있다.
양평미술관에서 처음 만났다.
미술관 2층에서 안경문전을 열고 있다.
작품들이 인상적이어서 인터뷰도 했다.
1992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다.
2000년부터 양평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양평읍 회현리에서 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인간과 동물의 눈을 통해 우주(Cosmos)를 얘기했다. 스텐레스 철사를 이어붙여 사람의 얼굴과 동물의 눈을 부조형식으로 만들었다. 2017년 남미 원주민(아메리카 인디언)의 얼굴을 처음 만들어 ‘명상’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그리고 짧은 쇳조각을 연결해 ’얼굴‘을 만들었다. 이후 2024년까지 그는 스텐레스 작업을 계속해 왔다. 이번 전시에 모두 6점이 나왔다.
2018년에 ‘흰코뿔소’를 만들었다. 흰코뿔소는 멸종위기종으로 인류의 환경파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눈썹이 달린 눈에 슬픔이 가득하다.
2022년에는 ‘응시’하는 눈을 만들었다. 응시하는 눈이어서 눈동자와 수정체가 한쪽으로 쏠렸다.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진다.
2024년에는 ‘감은 눈’과 ‘혹등고래’를 만들었다. 감은 눈은 할머니의 눈이다. 세상살이에 지쳐 눈을 감은 듯하다. 혹등고래는 5개월이 걸린 대작이다. 크기도 가로 3.3m, 세로 1.5m, 두께 0.35m나 된다. 혹등고래는 몸길이가 15m 몸무게가 40t이나 되는 대물이다.
작가는 이 고래를 거대한 우주로 생각해 표면에 무수한 점을 표현했다. 점은 별을 상징하고, 스텐레스 줄무늬는 별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고래가 살기 위해 계속 헤엄쳐야 하는 것처럼, 별과 우주 역시 계속 움직인다. 그리고 몸체에 비해 아주 작은 고래의 푸른 눈은 우리 인간들을 응시하며 말한다. 그 동안 자신들을 괴롭혔으니 이제는 그만 좀 하라고. 혹등고래의 또 다른 제목은 ‘흐름’이다.
안경문 작가는 microcosmos를 통해 macrocosmos를 이야기한다. 우주를 거대한 생명체로 보는 것이다.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 생명에 대한 외경(畏敬), 우주에 대한 이해를 통해 모든 생명체의 공존, 우주의 순리(順理)를 희망하고 있다. 생명체를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자는 뜻이다.
안경문의 조각에서 예술성과 개성을 볼 수 있다. 그의 예술이 던져주는 확실한 메시지, 주제성을 알 수 있다. 주제와 양식, 내용과 형식, 메시지와 기법 두 가지가 결합해 훌륭한 예술작품이 만들어졌다. 안경문의 과거 작품이 보고 싶고, 미래 어떤 작품이 만들어질지 궁금하다.
#안경문 #조각가 #얼굴 #흰코뿔소 #혹등고래 #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