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이 일으키는 모든 행위들, 소위 말하는 신 구 의 삼업은 전부 조건으로 인해 일어나는 인연생기법이다. (인연법, 연생법 연기법) 몸과 마음이 모두 인연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생기는 것이니 삼업 또한 빈 모습, 빈 성품, 빈 이름, 빈 뜻임을 알아야한다. 고로 제 아무리 몸과 입과 마음으로 흐르는 한강물을 거꾸로 흐르게 하고 하늘을 이고 도리 짓을 한다 해도 모조리 환과 같고 꿈과 같고 메아리 같아서 실다움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잘났다고 온종일 짓는 일체의 업은 업이라 할 만한 실체가 없어서 업에 따른 과보 또한 진실한 것이 아니다. 몸과 마음이 이미 공해서 실다움이 없는데 어찌 삼업이 실체가 있겠는가? 그런데 미혹한 사람들은 업과 업을 짓는 주체가 실로 있다고 착각하고는 업장을 소멸하겠다고 이 도량 저 도량 찾아다니며 스스로 위안한다. 육신과 마음을 제 것으로 삼고 수행을 제 것으로 삼아 보이지 않는 공덕 복락 속에 들어앉겠다는 생각이다. 입으로는 열심히 반야심경의 공을 되뇌이지만 결국은 있다는 유(有)병에 떨어져 불법의 대의를 그르치고 헛되이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오온이 나라’는 아상과 ‘나는 업을 짓는 중생이다’ 라는 중생상을 버리지 못하고 자신의 업을 실체화 시키는 견해로는 미진겁동안 수행을 한다 해도 헛수고에 지나지 않는다. 모름지기 대승의 큰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 주재자 없는 연기의 가르침에 철저하게 순응할 줄 알아야한다.
첫댓글 법사님 좋은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