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PD저널에 14일자로 올라온 MBC 시사 교양국 이채훈 기자의 칼럼 펀 글이다.
글쓴이의 엄사장님 좋은 이미지에 대한 회고를 비롯, "엄 사장을 중심으로 단결하라"는 등의 글에는 동의하지만,
그렇지만 신경민 앵커에 관한한, 그가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할수는 없다.
신경민의 클로징은 종종 시청자를 불편하게 한다.
정치색이 전혀없는 내가 듣기에도 웬지 거북하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해임안을 제출한 좌파꼴통 대주주 3인은 말한다.
"공정이란 기계적인 중립보다 옳은 편에 쓰는 것이다' 라고..
딴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옳은 편'이란 판단 기준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신들에게 있어 옳고 그름의 기준은 코드가 같으냐 다르냐 하는 것이 아니던가?
만약 신앵커가 정부여당보다 야당을 비판하는 일이 더 잦았다면 어땠을까?
그 비판이 객관적으로 아무리 옳았다고 한들 그 때도 과연 신앵커가 마냥 공정하다고 했겠는가?
지금 최문순, 정동영, 박영선등 민주당 의원들은 신경민 앵커 교체를 놓고 언론역사의 치욕이라며 일제히 비난하는데,
과연 신앵커가 당신들이 속한 민주당을 종종 비판했었다고 해도 지금과 똑같은 반응이 나왔을까?
똑같은 사안이라도 자기가 했느냐 남이 했느냐에 따라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당신들이 아니던가?
그게 당신들 주특기 아닌가? 민주당의 성추행 문제만 해도 그렇고, 상대의 허물은 눈에 불을켜고 까발기고
자신의 허물은 뒷구멍으로 감추기에만 급급한 그 야비한 이중성 말이다.
물론 그건 한나라도 마찬가지. 결국 다 당리당략에 따라 거부감도 나타내고 호응도 하는 것이다.
신앵커에 호의적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정치색과 코드가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정당을 극도로 혐오하거나 지지하지 않는한, 다수의 시청자들은 그의 멘트가 거북하다.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겨야지 왜 앵커가 함부로 옳다 그르다를 판결하고
자신의 주관적 사고가 정의인양 시청자들에게 주입시키려 드는가? 앵커가 판사인가?
엄기영 사장의 자랑스런 커리어
[e야기] 이채훈 MBC PD
엄기영 사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 회사 선후배로 함께 식사한 적이 몇 번 있을 뿐, 그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MBC 동료들 평균 수준을 넘지 않는다. 앵커 엄기영을 기억하고 좋아하는 일반 시청자와 별반 다르지 않다.
14년 동안 뉴스데스크를 진행한 최장수 앵커. 이 기간 동안 그가 앵커 선호도, 신뢰도에서 늘 선두를 지켜왔다는 점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가 생방 도중 사소한 실수라도 하면 네티즌들이 발칵 뒤집어지기도 했는데, 이 또한 그의 인기를 반증한다. 작년 2월 1일, 마지막 진행을 마친 그의 소회. “내 인생 가장 빛났던 시간이었죠.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지금 와 돌이켜보면 앵커는 내 인생 그 자체였죠.” 자랑스런 캐리어에 걸맞는 당당한 자부심이 배어난다.
식사 자리에서 만난 그는 온유하고 점잖은 사람이었다. 후배가 어떤 사람인지 미리 조사해서 이런저런 질문도 하고, 후배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해 주기도 했다. “잘 듣는 것이야말로 언론인의 기본”이라고 생각해 온 내게 엄기영 선배는 훌륭한 기자로 보였다. 온 국민이 좋아하는 앵커답게 대단히 매력적인 사람이구나, MBC 다니는 덕에 이런 멋진 분과 식사도 해 보는구나․․․․․․. 촌스럽지만 이런 생각도 했다.
사장 후보 물망에 올랐을 때는 “온화하고 원만하지만 소신이 약하지 않느냐”는 평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대선방송을 네 번 치르는 동안 정치권의 집요한 러브콜을 단호히 거부한 엄기영이었다. 그가 녹록치 않은 소신파 기자임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대한민국에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 정치는 내 자유의지에 반하는 분야다. 지금까지 쌓아 온 모든 것들을 잃을 수 있다. 언론에 종사하는 지금을 사랑한다.”
그는 사장 취임 이후에도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미디어법 관련, 올 초 그가 한 말을 상기한다.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언론, 공동체의 이익과 공동의 선을 위해 봉사하고, 그리하여 국민에게 사랑받는 방송사로 영원히 자리매김 되도록 힘쓰는 일이야말로 공영방송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재벌들이 방송에 진출하면) 논조가 휘둘리고 선정성과 상업성이 갈수록 심화돼 정말 야만적인 방송이 될 수밖에 없다. 민영화나 사영화를 해 놓고 국민을 위한 방송을 하라고 할 수는 없다.”
지금 새삼 엄기영 사장을 떠올리는 이유는 자명하다.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뿌리채 흔들릴 위기이며, 그 중심에 MBC가 서 있기 때문이다. KBS 이병순 체제, YTN 구본홍 체제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낙하산을 반대하면 구속, 해고요, 정권 맘에 안 드는 보도를 하면 연행과 압수수색이다. 모든 자유의 기본인 언론자유에 재갈을 물리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암흑과 퇴행 뿐이다. 이 상태에서 6월에 미디어법을 표결 처리하고 8월에 방송문화진흥회를 물갈이 하여 MBC 구성원들을 굴복시키는 게 그들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단언컨대, 지금 MBC가 무너지면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무너진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앞날이 MBC에, 그리고 엄사장의 어깨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어려운 상황을 맞아 엄사장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할까, 역지사지하려고 노력해 본다.
작년 <PD수첩> 사과방송 때 사원들의 반발이 있었다. 그러나 ‘저쪽’의 이성과 양식에 대한 마지막 기대를 버리지 않았던 걸로 이해하고 인내했다. 사원들도 내부 분열만은 피해야 한다는 충정이 강했다. 그런데 어떠했는가. 우리가 ‘예의 바르게’ 사과방송을 하니까 저쪽에서 ‘네, 고맙습니다’ 하며 신사적인 태도로 대해 주었는가. 그 후의 사태는 바로 지금 목도하는 그대로다.
사태는 악화되고 있다. 작금의 <뉴스데스크> 앵커와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 교체 논란을 보면 우려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신경민 앵커 교체 이유에 대해 엄사장은 ‘경쟁력’과 ‘공정성, 균형성’을 언급했는데, 이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김미화, 신경민 두 명을 교체한다고 했다가 한명만 교체한 것을 보면 이쪽저쪽 눈치 보며 흥정을 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언론인으로서 그가 수차례 밝혔던 ‘원칙성’이 실종됐다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엄사장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누가 봐도 ‘저쪽’에 대한 유화 제스처가 분명한데, 아무리 ‘생존을 위한 고육책’이라 해도 결국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스스로 허무는 자충수가 아닌가 싶다. ‘저쪽’이 잡아먹으려고 덤비니까 ‘살려달라’며 팔 하나 떼 주고, 다리 하나 떼 주고, 내장 하나 빼 주는 모양새인데, 그게 과연 진정한 생존일까.
4월 13일 클로징 멘트를 끝으로 앵커직을 떠난 신경민은 최소한 명예는 잃지 않았다. 오히려 “자유, 민주, 권력비판, 약자에 대한 배려, 안전 등을 원칙으로 뉴스를 진행했다”는 자부심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14년 동안 당대 최고 앵커의 명성을 누려 온 엄기영 사장은 경영위기와 정치적 위기를 맞아 언론인의 소신을 굽히고 권력의 눈치를 보았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게 됐다. 뼈아픈 일이다.
엄기영 사장은 지난 2월 26일, 김중배 선생 출판 기념회 자리에서 “요즘처럼 안팎으로 어려운 언론 상황을 맞아 공영방송의 위기에 처하고 보니 김중배 사장이 지금 MBC에 계셨더라면 하는 빈자리에 대한 아쉬움이 솔직히 있다”고 밝혔다. 당시 엄사장의 진정성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결론은 명백했다. 김중배 전 사장의 빈 자리, 그것은 당연히 엄사장이 채워야 할 것이었다. “공공재인 방송의 공공성이 시장의 힘에 의해 훼손당하지 않게 지켜나가는 일, 그것이야말로 김 사장께서 우리 언론에 주문하셨던 과제이고,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과제”라고도 했다. 지극히 옳은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그 인식 그대로 실천하면 될 일이었다.
정권은 유한하다. 그러나 언론자유는 정권을 초월해서 지켜야 할 절대적 가치이다. 어느쪽이 엄기영 사장의 자랑스런 커리어를 완성하는 현명한 선택이 될지는 자명하다. ‘지금까지 쌓아 온 모든 것들을 잃게 하는’ 불행한 선택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언론에 종사하는 지금을 사랑한다’는 초심을 지킨다면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엄기영 사장은 MBC의 중심에 있고, MBC 구성원들은 엄사장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싶어 한다. 6월에서 8월까지 이어질 숙명적 대결 국면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저쪽’의 무제한 파상공세 앞에서 MBC 구성원들이 스스로 내분을 일으켜 자멸하는 것이다. 자칫 ‘사장 퇴진’ 얘기라도 나오면 저들은 입맛대로 손쉽게 MBC를 요리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엄사장은 MBC 구성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뜻을 모아서 경영진을 따라 주면 지금의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언론 독립을 훼손했다는 의심을 사는 결정,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가볍게 여긴 조치를 고집하면 경영진의 영이 서지 않을 게 자명하다. 일주일째 제작거부를 하고 있는 후배들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 불행한 일이지만 이번 결정은 MBC 내에 매우 해로운 분열의 씨앗이 될 우려가 크고, 이 사태는 제작거부를 하고 있는 후배 기자들의 책임이 아니다.
다시 강조한다. 엄기영 사장이 무너지면 MBC가 무너지고, MBC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진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유일한 해법은 MBC 구성원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와 엄기영 사장을 지키고, 엄 사장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지켜내는 것이다. 이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러한 생각이 공허한 꿈에 불과할까?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엄기영 사장이 언론자유를 위해 스스로를 아낌없이 던지고, MBC 구성원들이 엄사장을 중심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오리떼는 저희들끼리 풀어 놓으면 서로 소란스레 다툰다. 하지만 외부에서 누군가 침입하면 즉시 단결해서 몰아낸다. 지금은 일치단결해서 외압을 막아내야 할 때지, 내부 분열의 싹을 키울 때가 아니다. MBC 구성원들이 오리떼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 이 시점에서 가장 요긴한 것은 엄기영 사장의 현명한 리더십이다.
엄기영 사장은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합리적인 인물이라고 믿는다. 전대미문의 야만적인 탄압 속에서 회사를 살린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누구보다도 더 깊이 고민하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6월 미디어법 처리와 8월 방송문화진흥회 임원 만료를 앞둔 시점이다. 우리 방송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국민의 힘이다. MBC 구성원들이 엄사장을 중심으로 올바로 설 때, ‘앵커’ 엄기영을 신뢰하고 사랑했던 국민들은 스스로 일어나서 우리의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엄사장의 자랑스런 커리어를 끝까지 지켜 줄 진정한 지혜를 기대한다.
첫댓글 엄기영사장님의 인간적인 면모을 부각한 듯 해서 당시에 함께 올린 글인데
이 글 역시 다시 읽어보니 쫌 거시기 하네요.
얼핏보기에 엄기영님을 두둔하는 듯한 글이라 퍼왔지만
전체적인 글 내용을 보면 이채훈이란 사람도 좌빨스럽긴 마찬가지네요.
엄기영님의 진정성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신경민다위를 추켜 세우고 김미화 교체 논란이 우려스럽다는 걸 보면
이채훈이란 저 인간도 좌파골통새끼구만.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