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랑 대진군의 아버지 김영준 사장과는 60년 넘은 절친 고향친구입니다.
신랑 대진군도 제 아들 대현이와 친구처럼 지냈기에 저를 주례로 원해서 이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따라서 오늘 이 주례사도 마치 제 아들 결혼식과 같은 특별한 심정으로 준비했습니다.
지금 여기 선 두 주인공은 6년전에 직장에서 만나 서로 대화하면서 사랑을 싹틔우고 마침내 결혼까지 이르게 된, 즉 당사자들의 자유의지로 맺어진 멋진 커플입니다.
물론 여기까지 많은 우여곡절도 없지 않았겠지만, 인연을 발전시켜 6년간의 교제 끝에 평생의 반려자로 맺어진 이들의 사랑과 결심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 새 삶을 살아가야 할 두 사람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편지체로 전하겠습니다.
“대진군, 그리고 신부 이민주양 !
우선 진심으로 축하부터 보내네.
사랑은 이 세상에서 죽음도 불사하는 가장 위대한 가치이자 우리가 사는 이유라네.
그 소중한 사랑을 오래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함께 살면서 부딪히는 많은 일들을 서로가 조화롭게 해결해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네.
그것도 아이들을 낳아 키우며 70년이상을 살아야 하는 기나긴 장도가 아닌가?
그것은 낭만이 아니라네.
즉, 인내와 노력이 없는 사랑은 금새 아픔과 고통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게나.
이제 두 사람의 성공적인 부부생활을 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아버지의 심정에서 네 가지를 당부하겠네.
첫째, 두 사람이 살아갈 구체적인 인생설계도가 중요하다네.
그동안도 많이 얘기했겠지만, 이번 호주 허니문 여행 중에 사랑도 마음껏 하지만 ,그 설계도를 더욱 충실히 완성시키게나.
아이들은 언제부터 몇 명을 낳고 육아는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두 사람이 직장을 다니는데, 일과 가사를 어떻게 조화할 것이며,
저축은 어떻게 하고 아내는 몇 살까지 직장을 다닐 것인지?
취미생활은 무엇을 할 것인지?
운동은 무엇을 할 것인지?
지금은 전혀 안 싸울 것 같지만, 다툼이 생기면 어떻게 소통하고 화해해 갈 것인지?
50살에 집은 어디에 장만하고 어떤 종류의 차를 탈것인지?
60대에는 어떤 분야에서 성공해 있을 것이며
70살 이후에는 어디에 안식처를 마련하고 여행은 어떤 나라를 다닐 것인지?
그러한 아주 구체적인 설계도를 지금 잘 그리게나.
신기할 만큼,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네.
아울러 @ 두 사람 다 독서도 꾸준히 하기 바라네.
5일에 최소 한권씩 꼭 읽게나. 삶에 큰 힘이 될 것일세.
@ 어떤 종교를 갖고 기도하는 생활도 아주 지혜로운 길이라네.
@ 돈은 삶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니, 돈으로 명예와 양심을 잃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하게나.
@ 법을 어기지 말게나.
두째, 프로가 되서 열심히 일해야 하네.
이 세상에 대충, 쉽게 되는 일은 없는 법이고, 어떤 물품 하나, 써비스 하나 대충해서 성공하는 일은 없다네.
진심으로 프로처럼 일하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네.
남탓, 세상 탓은 부질없는 것, 다 자기하기 나름이라네.
난 직원들에게 늘 “치열하게 살자!” “불광불급”이라고 말하지.
“不狂 - 미치지 않으면, 不及 - 이룰 수 없다!”는 뜻아닌가!
열심히 해도 성공하지 못할 확률은 아주 낮지만, 열심히 하지도 않고 성공할 확률은 0%라네.
셋째, 성공한 결혼이란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배우자가 되어 주는 것이라네.
남편인 자네가 아내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섬세히 배려해주는 자상한 사람이 되기 바라네.
아내에게는 부드러우나, 밖에서는 강한 남자가 진정 현명하고 똑똑한 남편이라네.
집에서 작은 일로 큰소리치는 남자치고, 회사 일 잘하고 성공한 사람이 없는 법 같아.
사실 가정에서는 여자의 본능과 직감이 남자보다 선천적으로 우성인 것을 인정하고,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현명하네.
그러기 위해 두 사람은 서로가 다른 점을 인정하고 침해하지 않는 것이 최고라네.
체질이 다르고, 생김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잘하는 것이 다름은 당연하지 않은가?
그것은 귀신도 못 고치는 일인 것을 서로가 어찌 고치겠는가?
그 가장 효과적인 실천 방법은, 남편은 아내가 하라는 것은 하고,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으면 아주 간단해. 그것은 진리야.
나도 잘하지 못하고 살다가, 나이 들어서야 깨달았는데, 그 방법이 최고네.
그리하면 분명 쓸데없는 다툼과 스트레스가 없는 좋은 가정이 될걸세.
넷째, 이 모든 것의 기본 전제조건은 정직과 진실이라네.
두 사람 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상대방을 속이는 꼼수나 거짓말은 아예 하지 말게.
가장 믿고 사랑하는 배우자를 속이는 것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이나 마찬가지지 않은가?
부부사이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네.
목전의 작은 이익을 취하려고 거짓과 편법을 쓰면, 결국 신뢰를 잃게 되고, 전부를 잃게 된다네.
불평과 불만보다는 항상 매사에 감사하고 살게. 감사만큼 좋은 보약이 없네.
이것을 정리하면,
먼저 삶의 꿈나무, 설계도를 충실히 만들고,
둘째, 그것을 이루기 위해 젊었을 때 열심히, 불광불급의 정신으로 프로처럼 일할 것,
셋째, 서로에게 좋은 배우자가 되어주기 위해 존중하며 살 것.
넷째, 서로에게 정직하고 진실할 것. 그리고 감사하며 살 것.
----- 그러면 만가지 복이 자연히 내려올 것이네.
끝으로 대진군은 아버지 세대를 존경해주기 바라네.
아버지 세대는 전쟁 뒤라 나라가 가난해 외국의 원조로 살았고, 회사도 변변한 것이 없었다네. 모든 것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초라했지.
그렇지만 아버지는 중소회사에 들어가 치열하게 일했고, 작은 봉급을 아껴서 자네들을 교육시키고, 퇴직 후에도 지금까지 남보다 훨씬 열심히 일하여, 이렇게 자네들 결혼도 시키면서 아버지로써, 한 사회인으로써 성실근면한 모범적인 삶을 살아오셨지 않은가? 그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네.
대진군도 이제 가장으로써, 아버지가 걸어온 길보다도 더 열심히 노력해, 자네가 아버지 나이가 되었을 때, 아버지처럼 멋지고 존경받는 인물이 되어있기 바라네.
부부의 행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생활과 대화 속에, 아버지 세대가 경험한 위 네가지 원칙을 실천하면 자연히 이뤄진다는 사실을 믿기 바라네.
살면서 다툴 때나 힘들 때, 그리고 결혼기념일에는 이 편지를 한번 씩 꺼내 읽고, 마음을 다잡아 열심히 지켜가기 바라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자네들에게 지금 주겠네. 부디 행복하기 바라네!"
이 결혼을 진심으로 축복하면서 이만 주례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10.17
주 례 김 종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