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추천 완료 소감문
이정선
02, 서울 지역 전화번호가 뜬다. 보험 권유이거나 불필요한 전화가 십중팔구이기에 거의 받지 않는다. 오늘은 나도 모르게 저절로 받고 말았다. 마침 좋은 소식이다. 추천 완료 소감문을 보내라고 한다.
내가 가진 별명 중에는 내가 원해서 스스로 지은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철부지’ 이다. 철이 없어서 철부지인지 철이 들고 싶지 않아서인지 조금 모호하기도 하지만 아마도 둘 다 맞지 아닐까 싶다. 언젠가부터 철들기가 싫었다. 다르게 말한다면 동심을 잃고 싶지 않았다. 살아있는 동안 동심이라는 본성은 끝까지 갖고 싶은 마음이 가슴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왜 철들기를 거부 하냐고 묻기에 철들면 무거우니까 싫다고 우스갯소리로 답하기도 했다.
아이들을 사랑한다. 아이들이 주는 에너지가 좋아서 더욱 사랑한다. 해맑은 미소가 사랑스럽고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에 함께 들뜨고, 별빛 같은 아이들의 눈망울에 그저 좋다. 아마도 그랬나보다. 동시를 사랑하게 된 것은 그저 아이들이 좋아서였나보다. 어린아이의 밝고 맑은 마음이 담긴 동시가 좋아서 친구가 되고 싶었나 보다.
얼마 전에 화분 분갈이를 했다. 좀 더 큰 화분으로 옮기고 흙도 새로 갈아 넣었다. 대부분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해서 반짝이며 생기가 도는데 한 화분은 잎이 축 쳐져서 지쳐 보인다. 뭔가 원인이 있겠지만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저 기다려 본다. 기다린 보람이 있는지 조금씩 생기를 찾아가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힘이 났다. 푸른동시놀이터의 추천완료도 나에게는 새로운 화분이다. 조금씩 적응하고 윤을 내며 고운 꽃도 피우고 싶다.
동시라는 놀이터에서 동심을 펼칠 수 있는 울타리가 생겨서 기쁘다. 동시를 좋아하지만 동시 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내겐 그렇다. 쓸 때마다 어렵다. 하지만 아름다운 우리말을 시조라는 우리 고유의 형식에 소담스럽게 담아나가고 싶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했으니 작은 발걸음부터 차근차근 걸어보자. 넘어지면 손 툭툭 털고 일어나는 아이들처럼.
끝으로 시조에 관심을 가지도록 이끌어주신 이정환 선생님과 부족하지만 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첫댓글 소감문 하나이지만, 선아님의 단정하고 고운 성품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아까 시계를 보니 4시 14분이었습니다.
왜 4시 14분이면 선아님이 떠오르는지. 참내...
길산님~~답글이 늦었습니다. 잘 계시지요?
4시 14분이라~?! 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