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주 양측 뇌출혈 1기, 1.75kg.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라고 신경쓰지 말라고 했던 아이가 교정 100일 재활 진료본 뒤 뜻 밖에 팔에 강직이 있으니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시작된 보이타치료.
보이타를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아이의 울음일 것입니다. 그 조그마한 눈망울에서 닭똥같은 큼직막한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리며 ‘엄마 살려주세요’라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이를 볼 때면 마음 편한 부모님은 아무도 안 계실 것입니다. ‘내가 잘못 판단한건 아닌지. 아이를 괜히 고생시키는 것은 아닌지. 저렇게 악쓰다 출혈이 더 증가되는 것은 아닌지 등...’ 무수한 질문과 후회, 죄책감...
저희 아이는 1기임에도 한 두달이면 흡수된다던 것이 6개월이 되어서야 흡수가 되었습니다. 더딘 흡수로 손상이 생긴건지 퇴원후 심하게 뒤틀던 몸 구조, 안을 때마다 s자로 휘어지던 몸, 과하게 뒤로 치켜지던 목, 한쪽으로만 기우는 몸, 미소한번 날리지 않고 멍한 허공만 바라보던 아이. 장난감을 쥐어주어도 1초도 쥐어 잡을 줄 모르며, 몸만 살짝 옆으로 돌릴 줄 알 뿐이였습니다. 삼키는 것이 더뎌 하루 12회 수유해도 500cc를 못 먹고, 수시로 올려대던 구토, 한번씩 1초간씩 멈추던 숨. 새벽 4시 이전에는 자보지도 못하고 밤마다 울던 민감한 아이였습니다. 이런 아이가 이상하다는 부모님의 말씀.
그러던 이런 아이에게 변화가 보이기 시작 했습니다. 보이타를 시작하고 2주뒤 거짓말처럼 새벽 3시에 아이가 혼자 뒤집는 것이였습니다. 너무나도 감격스러워 시간이 잊혀지지도 않네요. 그러면서 보이타 후 지치긴 하지만 숙면 시간이 길어지고 밤 수면이 서서히 길어져 끝이 보이지 않던 밤중 수면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각 병원들의 재활은 모두 대기 상태라 제가 의지할 것은 이 보이타 뿐이였습니다.
아이는 꾸준히 ‘살려주세요, 하기 싫어요’라는 눈물을 흘리며 저를 바라 보았습니다. 익숙해 질법도 한데, 언제 부턴가 선생님의 목소리만 들어도 울기 시작하고 치료실에 발을 들여놓아도 울기 시작하더라구요. 저희 아이가 너무 심하게 울어 힘든아이 중 하나라는....
한 달 뒤 각 병원들에서 연락이 오고 아이를 평가하면서 ‘왜 왔지?’라는 무언의 눈빛들을 보이는 선생님들도 보이시기도 했죠. 전 보이타 전의 아이 상태를 설명했고, 보이타를 시작한지 두달가량 되어서야 보바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보이타를 받고 빠르게 변화되는 아이를 보며 언제 부터인가 아이의 눈물이 상처가 아닌 희망으로 바뀐 것을 느꼈습니다. 뒤집기는 기본이요 교정 150일 된 아이가 길려는 자세가 나오는겁니다. 팔이 뻣뻣해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180일 가량되니 어느듯 그런대로 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서서히 비스듬히 앉더니 똑바로 앉고 휘어지던 몸은 없어지고 반듯한 몸이 되는 겁니다. 그러더니 잡고 서기까지. 만 6개월에 다 이루어 졌네요.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는 모습에 너무도 대견하고 뿌듯했습니다. 아이가 보이타를 받으며 ‘각성’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이가 살아나는 듯한 느낌.
감사할 뿐이였습니다.
보이타 후반이 되니 이 녀석 제가 도와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선생님한테 뭐라뭐라 하는 소리를 내는 것처럼 울부짖고 더이상 애처로운 눈빛은 보내지 않고, 하기 싫다고 짜증을 내더라구요.(성깔이 있어서)
다행이도 저희아이에게 보이타가 맞았나 봅니다. 제가 보이타를 하시는 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이도 언젠가는 받아들이고 인정을 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울부짖음이 부모 가슴에는 고통스럽겠지만 좀 더 나은 질적인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아이와 부모님이 이겨낼 수 있도록 서로 응원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본인들이 직접 넘어야 할 산이 아닐까요.
보이타를 받는 동안 ‘아가야, 잘 하고 있다. 조금만 힘내, 엄마 아빠가 옆에서 지켜줄게.’ 아이에게 응원을 하고 끝난 뒤에도 ‘수고 했다’라고 앉아 주며 잠들기 전에도 ‘오늘 하루 수고 했으니 편히 자거라’고 기도하고 격려해주었습니다.
보이타가 모든 아이가 맞는 것인진 모르겠지만 까무러칠 정도가 아니면 아이의 울음에 희망을 보시고 격려해 주세요.
재활만 너무 신경써 집에선 아이혼자 놀게하고 신경을 써 주지 않으면 더러 지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소아과에서 그러더라구요. 인지 기능 활성을 위해서 집에서 아이가 잘 때 살림하고 아이가 깨면 같이 놀아주고 마사지 해준답니다. 그런데 조금씩 게을러 지내요.
평상시에는 시간이 없어 공부를 못했는데 여유가 되신다면 꼭 보이타나 아이 증세에 대한 공부를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훨 아이의 행동이 이해가 되실 겁니다. 공부를 하고 이것저것 물어봐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갑네요.
보이타 덕분에 100% 좋아진 것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부모님의 노력, 아기의 의지, 선생님의 실력, 보이타, 보바스등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결과일 것입니다. 하지만 비중이 높다고 전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긍정의 힘.
법륜스님이 자식은 20살까지 부모님이 책임져야 한다고 하셨다지요.
이 아이들의 20년 뒤의 미래를 위해 어머님, 아버님 화이팅!
첫댓글 감사합니다
어머니 촛불들러 다니느라 카페에 자주들어오지 못해서 오늘에서야 글으 보았네요
ㅎ 기림이 눈 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이삐 잘 자랄겁니다 화이팅!
오늘 까페 가입한 맘입니다. 병원에서 심각한 이야기 듣고, 마음이 울적해서, 우리 아기 괜찮아질는지 걱정하고 심란한 마음으로 까페 가입했는데, 희망적인 글 읽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