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축 법어
세존사 회주 장산스님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인류에 큰 희망을 준 날입니다. 그것은 바로 깨달음입니다. 깨달음이란 꿈을 깨는 것입니다. 지혜와 복덕을 다 갖추신 양족존께서 오신 날이기도 합니다.
釋迦牟尼佛께서 태어나시자 마자
一手指天 一手指地
天上天下 唯我獨尊
『수행본기경修行本起經』에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 삼계가 모두 고통이니,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라고 하셨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말씀은 오직 이 한 말씀. “깨달음”입니다.
이 한 말씀이 천하를 관통하는 말씀입니다. 배고픈 이에게는 밥 한 그릇이면 족하지만 구원해야 한 중생은 끝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랑과 자비도 끝이 없습니다.
7세기 초에 육조 혜능이라는 위대한 스승이 나타나셨습니다. 그분은 직업이 나무꾼이었습니다. 나무를 해서 장에 내다 팔아 연명하였으니 직업이 나무꾼이었습니다. 육조 혜능스님에게 대해서는 너무 잘 아시기 때문에 설명 필요 없고 그 밑의 제자 염관선사란 분이 있는데 이 분이 아주 신통한 분입니다.
마을에 사는 한 거사가 4월 초파일날 염관선사를 찾아와 이렇게 물었습니다. “스님 오늘 부처님이 진짜 오기는 오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선사께서 “암 오시지요.”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거사가 “어디 계십니까?” 하고 물으니 “보이느냐?” 하였습니다. “안보입니다.” 하니 “아직 그대가 눈이 어두워서 그렇구나.” 하였습니다.
거사가 이때 이렇게 물었습니다. “스님은 부처님 오신 것 보이십니까?”
선사의 답은 이렇습니다. 돌장승이 “아이를 낳고 죽은 고목에서 꽃이 피는 도리로다.”
하루는 위산(771-852)이 백장(720-814)선사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는 물었습니다. “불조께서 무엇을 전해 주셨습니까?”
백장은 말했습니다. “내가 가르쳐 주기는 어렵지 않으나 내 후손이 전멸할까 봐 말해 줄 수 없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말이 밖으로 나오면 모두 죽어버린다. 그러하니 그대는 입을 꼭 지켜라.” 하였습니다.
하루는 마조도일(709-788)스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처도 아니고 물건도 아니고 중생도 아니다. 不是佛 不是物 不是衆生
그리고 어느 날 객승이 와서 “무엇이 부처입니까?”하고 물으니 “마음이 부처”라고 하였습니다.
옆에 있던 원주가 말하기를 스님께서는 위산에게는 “부처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며, 중생도 아니라고 하시고 이제 마음이 부처라고 하십니까?” 하니
마조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우는 아기 달래려고 한 말이다.” 했습니다. 다시 묻자 “마음도 아니며 부처도 아니며 한 물건도 아니다.” 하였습니다. 이 뜻을 아시겠습니까?
고따마 석가모니불께서 태어나시자마자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하셨습니다.
즉시 알아차리면 달마가 동쪽벽에 걸어두고 간 조롱박의 뜻을 알거니와 모른다면 9만 3천리 밖의 나귀 울음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오늘 법어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뜻을 설명한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은 어떤 날이냐 하면, 오고 가는 사람들을 만나기만 하면 입에서 침이 튀고 마르도록 찬탄하고 칭찬하는 날입니다. 떡도 사주고 밥도 사주고 옷도 사주고 커피도 사주고 웃어주고 울어주고 다독거려 주고 주는 것만 하면 만사가 평안해지는 날이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바로 Buddha Comming day. 부처님오신날이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모두 만나는 사람마다 손잡고 칭찬하고 합시다.
여기에 한 말씀 더하면
꽃은 필 때 피고, 잎도 질 때 지는 것이니 때를 놓치면 안 됩니다.
법화경 상불경보살(사다파리부타 sadaparibhuta, 보디사트바)이야기 한 말씀하겠습니다. 상불경 보살은 아무나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당신은 훌륭하십니다. 당신은 꼭 부처님 되실 것입니다. 당신은 보살이십니다. 이렇게 칭찬하여 常不輕이라 합니다. 忍行보살입니다.
꽃도 오래가지 못하고 잎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합니다. 꽃이 지기 전에, 잎이 마르기 전에 아주 실컷 칭찬하면 부처님께서 매일매일 여러분의 마음속에, 또 가정에 부처님께서 오시는 날이 됩니다. 매일 길상 한 일이 생기고 복이 쏟아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시 한 수 읽어 드리겠습니다.
인생人生
流水不復回
흐르는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行雲難再尋
떠도는 구름은 다시 찾을 수 없네
老人頭上雪
늙은이의 머리 위에 내린 하얀 눈은
春風吹不消
봄바람이 불어와도 사라지지 않네
春盡有歸日
봄은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건만
老來無去時
늙음은 한번 오면 갈 줄을 모르네
春來草自生
봄이 오면 풀은 저절로 잘도 자라는데
靑春留不住
우리 청춘은 붙들어도 머물지 않네
마지막으로 제가 기도드립니다. 부처님이시여!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분과 저희 세존사 불자 형제분들에게 행복한 가정과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 모두 건강하시도록 신통을 보이시고 앞길을 밝혀주시옵소서.
오늘 함께 부처님오신날 봉축을 하게 된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불기2567(2023)년 부처님오신날
대한불교 조계종 세존사 대각성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