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淨藏)·정안(淨眼)
「정장(淨藏)·정안(淨眼)」은 법화경 『묘장엄왕본사품(妙莊嚴王本事品) 제27』에 나오는 형제 두 사람의 이름인데, 두 형제가 어머니 정덕(淨德)과 함께 외도(外道)의 가르침에 집착하던 아버지 묘장엄왕(妙莊嚴王)을 불도(佛道)에 귀의시킨 이야기가 설해져 있습니다.
이 『묘장엄왕본사품(妙莊嚴王本事品)』의 내용을 의역(意譯)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 무량무변(無量無邊)한 옛날, 운뢰음숙왕화지불(雲雷音宿王華智佛)이라는 부처가 있었는데 그의 나라를 광명장엄(光明莊嚴)이라 하고, 시대를 희견(喜見)이라 하였습니다.
그 나라에 묘장엄왕(妙莊嚴王)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 왕에게는 정덕(淨德)이라는 부인과 정장(淨藏)·정안(淨眼)이라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정장(淨藏)·정안(淨眼) 두 아들은 대신력(大神力)·복덕(福德)·지혜가 있어 운뢰음숙왕화지불(雲雷音宿王華智佛) 밑에서 오랜 기간 보살 수행을 하여 큰 공덕을 얻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은 묘장엄왕(妙莊嚴王)을 불도(佛道)로 인도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 법화경을 설하셨습니다.
그러자 두 사람은 어머니께 법화경을 들으실 것을 진언(進言)하였습니다.
어머니는 “너희들의 아버지 묘장엄왕(妙莊嚴王)이 외도(外道)의 가르침에 사로잡혀 있으니 둘이서 우선 아버지께 가서 갖가지 신통력을 보이며 교화(敎化)하거라. 그러면 아버지는 그 신통력에 감탄하여 반드시 부처님을 참배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의 조언을 들은 두 사람은 아버지 앞에서, 공중을 걷기도 하고, 공중에서 멈추기도 하고, 앉기도 하며 갖가지 신통력을 보였습니다.
그러자 그것을 본 아버지는 크게 기뻐하며 “둘의 스승이 누구냐? 나도 그분에게 가고 싶구나”라고 자청했습니다.
그리하여 아버지는 정덕(淨德) 부인, 정장(淨藏)·정안(淨眼)과 함께 많은 권속(眷屬)을 이끌고 부처님이 계신 곳을 참배했습니다.
이를 보신 부처님은 왕을 위해 법을 설하셨고, 아버지 묘장엄왕(妙莊嚴王)에게 사라수왕(沙羅樹王)이라는 부처가 될 것을 수기(授記)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부인과 두 아들, 여러 권속과 함께 출가하여 삼매경(三昧境)을 득(得)하였고 법화경을 청문(聽聞)하여 성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이 네 명의 가족에게는 과거세에 불도(佛道)의 인연이 있었습니다.
옛날 어느 곳에 네 명의 비구(比丘)가 있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은 모두의 일상사(日常事)를 돌봐주었고 나머지 세 사람은 불도 수행에 전념하고 있었습니다.
수행하고 있던 세 사람은 법을 터득할 수 있었지만, 뒷바라지 하던 한 사람은 수행을 하지 않았기에 법을 터득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 사람은 나머지 한 사람이 구원되기를 기원했습니다. 그리하여 뒷바라지 하던 사람은 그 과보(果報)로 인해 묘장엄왕(妙莊嚴王)으로 태어났는데,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정덕(淨德) 부인, 나머지 두 사람은 정장(淨藏)·정안(淨眼)으로 태어나 묘장엄왕을 성불로 이끈 것입니다.
그리고 법화경을 설법하는 자리에서 묘장엄왕은 화덕(華德) 보살, 정덕 부인은 광조장엄상(光照莊嚴相) 보살, 정장(淨藏)·정안(淨眼)은 약왕(藥王)·약상(藥上)보살로서 법화경을 청문하여 수희(隨喜)의 마음이 일었고 마침내 즉신 성불의 대공덕을 성취하였습니다.
이처럼 본래 부모 자식, 처자, 권속(眷屬) 등은 다 같이 불도(佛道) 증진(增進)하여 성불의 직도(直道)를 걸어야 하는 대인연(大因緣)이 있으므로, 서원(誓願)을 세워 이들을 불도(佛道)로 이끄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