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고 성명서(은학네).hwp
[성명서] 하나고 비리를 규탄한다
법을 어긴 것은 인정하지만, 불법은 아니다?
참으로 해괴한 논리다. 하나고는 기숙사 때문에 합격할 여햑생을 떨어뜨리고 불합격할 남학생을 합격시켰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적 조작도 입시 부정도 아니란다. 교사를 채용할 때 사립학교법에서 규정한 공개채용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별 문제가 아니란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정해진 법 절차에 따라서 반드시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회부해야하고 결과에 따라서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절차 없이 전학을 보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은폐가 아니란다. 만약에 학교폭력 사실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되었다면, 가해자가 소위 말하는 명문 K대에 진학할 수 있었겠는가? 이런 억지가 어디 있는가?
입시 부정을 확인해주는 추가 정황들도 넘치고 있다.
하나고는 2013년 7월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있는 상태에서 전형위원들을 격리시키지 않고 신입생을 선발했다”는 등의 이유로 기관 경고를 받았다. 2012년 12월 14일자 하나고 이사회 회의록에는 “학생들의 학업상황과 대학진학실적 등을 추적 관리하여 신입생 선발 시에 반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발언이 버젓이 기록되어 있다. 2015년 8월 26일, 서울시의회에 출석한 공익제보자는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이 ‘남학생들을 많이 뽑아야 학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런 정황들은 신입생 선발 과정의 부정 의혹들을 짙게 한다. 유은혜 의원실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하나고 입학생 중에서 강남 3구 학생이 42명, 영훈중과 대원중 등 국제중 2개교의 학생이 22명이나 되지만, 은평구 학생은 9명에 불과했다. 강남북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지역(특히 은평)의 균형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설립 목적도 전혀 실천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공익제보자에 대한 폭력적인 탄압이 너무 지나치다.
하나고는 공익제보자를 입시 앞둔 학생들이나 학교 명예는 아랑 곳 하지 않는 천하의 나쁜 배신자로 몰아가는 것 같다. 입시 앞에서는 진실도 덮어야 한다는 말인가? 자기들이 우수교원이라고 표창장을 수여한지 1년도 안된 교사를, 공익제보를 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담임마저 배제했다고 한다. 입시가 코앞이라면서 공익제보자를 대놓고 공격하는 하나고 내부 구성원들에게서, 학교가 공교육기관으로서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러한 모습들은 학교의 비리를 비판적으로 제기한 교사에게 “못 견디게 해주겠다”고 말하는 김승유 이사장의 폭력적인 모습과 상통한다. 역설적이게도 “정의로운 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공익제보자의 외침이 너무나 소중한 한 줄기 희망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공익제보자와 함께 정의로운 하나고를 보고 싶다!
하나고는 설립 과정부터 온갖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크다.
하나고는 학교 부지를 임대 요율 0.5%로 서울시와 50년간 계약했다. 이는 일반학교에 적용하는 2.5%보다 훨씬 낮은 요율이며, 매년 13억원, 50년간 총 650억원의 혜택을 받는 꼴이다. ‘자립형’이라는 말은 정부 지원금 없이 재단 전입금과 학생 등록금만으로 학교를 운영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이서울 장학금을 하나고 학생 15% 에게 1인당 500만원씩 50년간 지급하기로 개교 당시 서울시와 계약했다. 일반고 학생에게는 하이서울 장학금을 1.38%의 학생에게 200만원씩 지급한다는 사실과 비교해보면 기도 차지 않는다. 특혜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하나고를 자사고로 지정한 것은 교육부 장관이 아닌 서울시교육감이었다. 자립형사립고 시범 운영이 2007년에 종료되어 자립형사립고 설립의 법적 근거가 없어진 상태에서 2008년 12월에 하나고가 자립형사립고로 지정되기도 했다. 개교 당시, 학교부지도 확보하지 못하고 학교설립도 인가받지 못한 상태에서 자립형사립고로 먼저 지정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2010년 진보교육감 임기 시작 전날에는, 서류 미비에도 불구하고 '자립형 사립고'에서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하는 절차를 신청에서 고시까지 단 하루 만에 모두 끝내버리는 놀라운 신통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은평에는 특권학교인 하나고보다 일반 학생들을 위한 일반고가 더 필요하다.
은평구 고등학교들은 대부분 학교 규모가 12~15학급으로 지나치게 크다. 학교를 하나라도 더 지어야할 판에, 은평구하고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특권학교가 은평구내 학교 부지를 차지해버렸다. 이렇게 은평구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설립된 학교라면 더욱 더 공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어야한다. 지역에 기여하거나, 최소한 먹칠은 하지 말았어야한다. 그런데, 지금 하나고의 모습은 철저한 특권의식과 집단적 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기득권 집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교육적인 가치도 없고 정의도 양심도 없어 보인다. 오로지 대학입시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광기만이 번득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나고의 모습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런 하나고가 은평에 남아 “물” 흐리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하나고 비리를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하나. 하나고의 입시 부정과 설립특혜 의혹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하나. 하나고 비리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분명하게 물어야 한다.
하나. 하나고는 공익제보자에 대한 탄압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하나. 하나고는 특권의식을 버리고 교육적 양심을 회복해야 한다.
하나. 하나고는 벽을 허물고 지역과 상생하는 학교로 거듭나야 한다.
2015년 9월 22일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만들기 은평학부모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