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농민회,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팔당생명살림에서 두물머리 지킴이, 그리고 농민을 대표하는 녹색당 비례대표 2번. 유영훈 팔당공동대책위 위원장이 4월 총선에 녹색당 후보로 나섰다.
3년여 동안 농민들과 두물머리 지킴이로 싸워온 그가 정치활동을 결심한 것은 농지를 지키고 4대강 사업을 제대로 심판하기 위해서는 정치 활동이 필요하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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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 비례대표 2번 유영훈 후보. | "4대강 사업 반대는 나로서는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에요. 생명중심의 가치관으로 살아왔고 또 그 바탕에는 농업적 세계관이 있습니다. 산업으로서의 농업은 축소될 수밖에 없지만, 농업 속에 담긴 유기적 세계관이 근본이 되어야 한다고 믿어요. 그런 면에서 나는 농본주의자입니다.
나는 이 싸움을 가치관 싸움으로 규정합니다. 생명 중심과 물질·편의 중심의 가치관이 대립하고 있죠. 그래서 이 싸움에 그동안 쌓아왔던 내 모든 경험과 가치관을 쏟아 부으려 합니다. 내 삶의 최정점이라고 할 수 있을 거에요."
지난 2010년 8월 팔당 유기농 단지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막기위해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 유영훈 후보는 이렇게 말했다. 그 후로도 농민 4명과 함께 두물머리를 3년째 지키면서 이 가치 싸움에도 현실정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많아야 농민 30여명, 지금은 단 4명만이 온 존재를 걸고 두물머리를 지키는 상황에서 이 문제에 투신할 수 있는 국회의원 한 명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막상 결심을 하고도 유영훈 후보는 야당을 비롯한 기존 정당으로는 이 절실한 생명의 가치를 지킬 수 없다는 생각에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그러던 때에 출마 제의를 해 온 곳이 바로 녹색당이다.
창당한 지 채 한 달이 안되는 신생정당. 주변에서는 이왕 시작한 정치라면 보다 현실적인 선택을 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함께 하는 농민 4명, 그리고 두물머리를 함께 지켰던 이들과 논의를 거친 끝에 지금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접근하고 실현할 수 있는 곳은 녹색당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두물머리의 싸움은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아닌 생명과 평화라는 소중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가치와 지향을 가장 많이 반영할 수 있는 곳으로 선택하자고 마음을 정했어요. 나는 두물머리 투쟁을 하느님이 이끄신다고 생각했던만큼, 당연히 현실적 이해보다는 옳은 가치, 하느님의 정의를 실현하는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 신앙인의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결정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유영훈 후보는 녹색당 선택은 또한 신앙적 결단이었다고 말한다.
유 후보는 “최근 가톨릭 교회는 두물머리 보존을 비롯한 4대강 사업, 탈핵 운동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생명, 평화의 문제에 전면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런 교회의 가르침을 정치 활동에도 반영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하면서, “많은 신자들과 사제, 수도자들이 주목하고 참여하고 있는 이유 또한 녹색당의 지향이 교회의 가르침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신앙인으로서 지금의 선택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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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두물머리 행정대집행을 막기위한 무기한 단식 중. |
4대강 사업은 한 정권의 실책이 아니라 생명과 평화에 대한 가치의 부재 제대로 심판하고, 성찰을 통해 딛고 일어서야
유영훈 후보는 농민 대표로서 4대강 문제 해결과 심판을 정책으로 걸었다.
4대강 사업으로 소실될 위기에 놓인 하천변 농토를 지키고, 친환경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 팔당 유기농지를 지키기 위한 제도적인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진상조사와 규명, 그리고 심판에 사활을 걸 예정이다.
유영훈 후보는 4대강 사업이 단지 정책적 오류, 실정에서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작과 추진과정에 대한 규명과 사업을 추진한 당사자들에 대한 심판이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는 4대강 사업이 개발과 성장을 추구하는 우리 사회의 모순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일이며, 이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삶에 자리잡은 가치를 철저히 성찰하고 전복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 후보는 “4대강 사업의 밑바닥에는 개발과 성장을 통해 오로지 이익만 추구하겠다는 가치관이 있고, 결국 그것으로 우리는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한국사회가 겪는 생명과 평화의 위기로부터 벗어나려면 철저한 성찰, 제도적, 법적 심판을 통해 4대강 사업을 제대로 극복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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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물머리 생명평화미사가 1주년을 맞았던 날. |
“오래전부터 생명운동, 공동체 운동이 뿌리를 내렸던 원주지역의 변화에 대해 많이 이야기합니다. 협동조합과 같은 작은 공동체들이 뿌리를 내리고 연대하면서, 최근 원주지역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많이 전환됐다고 합니다. 일상 생활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들이 지역 공동체를 변화시킨 것이죠.
사회구조와 체제만 바꾼다고 세상을 바꿀 수 없습니다. 결국 우리 내면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가톨릭 농민운동의 화두고, 두물머리 싸움을 통해 철저히 경험한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내면의 변화, 삶의 현장이 변화되는 것이며, 그것이 곧 세상을 바꾸는 길입니다”
녹색당에서 성찰의 정치를 꿈꾼다 생명의 가치 선택, 우리 모두에게 선물 되기를...
유영훈 대표는 기존 정당에서 4대강 사업을 말 그대로 국책사업으로만 받아들일 뿐, 가치의 문제, 가치 싸움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 “생태, 환경과 관련된 문제는 가치의 문제이며, 삶의 성찰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더 힘들고 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누군가는 출발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흔쾌히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국회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시대가 요구하는 일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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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후보는 아직은 정치를 준비하는 몫이 어색하다고 말한다. 두물머리에서는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노래를 하거나 춤도 추면서 사람들과 함께 했지만 공인이 되니 말 한마디, 옷차림 많은 부분을 신경쓰게 된다면서 웃었다.
쑥스럽기도 하고,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 늘 스스로 되묻는다는 유 후보자는 “신앙인으로서 교만하지 않고, 주어진 일을 겸허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매 순간 기도한다”고 말하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힘과 열정을 다해서 후회없는 순간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결의를 밝혔다.
유영훈 후보자는 “녹색당이 정당으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2%의 지지를 얻어야 하고, 3명의 후보자가 모두 당선되려면 120만표가 필요하다. 신생 정당으로서 욕심을 내 보자면, 1명이라도 당선이 돼서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일 것”이라고 말하면서, “녹색당의 국회 진입은 한국사회가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선택하는 전환점이자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선택해야 할 몫이므로 녹색당에 대해 어떻게 더 알리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매일 고민하고 있다. 현재로선 그 고민이 가장 힘든 일이다”라고 고백하면서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만일, 국회에 녹색당이, 그리고 저 같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다면, 국민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자신보다도 국민들 스스로 가치 있는 선택을 한 셈이니, 녹색당 국회 진출이 국민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선거라는 축제에서 그런 즐거움을 함께 만들어가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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