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이 넘어서
팔십중반 언저리를 사는 사람들도
어린아이 생일을 챙기듯이
친구들이 모여서 축하를 해 주고 있다.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동기생들은
모두들 교사, 교장, 교육장등으로 교직을 천직으로 삼았었다.
근무연수가 많아지면 대구로 모여들어
100 여명에 가까운 동기생들이 대구살이를 하였었고
지금도 수십명이 대구에서 인생 이모작을 하고 살아가는데,
월, 수, 금요일에는 두류공원 테니스장에서 공을 치고
매 달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전국으로 산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렇게 끼리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덕담나누고
생일이나 축하할일이 있으면 모여서 축하해주고 점심을 함께하며 살아간다.
나 같이 교직을 중도필하고 다른 인생을 사는 사람은 조금 외롭고
더구나 동기생이 몇 남지않은 안동에 사노라면
동기친구들을 만나는일은 너무나 드물고
그럭저럭 잊어버리고 지낸다.
인생살이란 꼭 산길같아서
오고가지 않으면 그 길이 가물 끊어져가고 잊혀지나니
우리 동기친구들의 우정 또한
이렇게 몸부댓기며 마음 섞어 살지 않으면
남이 되고 마나니
오늘 특별히 정말 드물고 희귀한 일정으로 친구를 찾아보니
지난 세월이 아쉽고 서운하기 마련이다.
오늘 주인공 김 기현 친구는
소문난 부지런으로 친구들을 하나되게 하고
산행이나 문화기행을 할라치면
명화에 가까운 멋진 사진을 곁들여서 답사, 여행기를 기가 막히게 잘 써서
언제 이것이 책으로 묶여 출판되는가 기다려지는 명문장가 이기도 하다.
그의 깊이있는 시야가 늘 부러웠고 그가 깨우치는 울림있는 마음은 소중했었다.
그래서 생일을 맞아 축가를 함께 부르는것이
더 뜻깊고 의미를 더한다.축하한다 !
그 깊은 울림가진 마음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길 바란다.
오늘은 또다른 한 사람이 나를 울린다.
동기생은 물론이고 고향도 안동 소산마을이고
거기다가 어쩌다 동기생몇몇이 여행동반 나들이 동행을 한지라
남다른 정을 도탑게 쌓아 왔었는데
몇년전인가 위암을 앓아서 혼이나고 이를 잘 극복하여 이겨내더니
아직은 할일 ,할것이 많고 남아서 , 저 세상 갈날이 급하지 않는데도
그놈의 병이란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들어 내일이 없는 나날을 버터내고 있는데
용케도 오늘은 모임을 주선하는 권 오규 회장의 배려로
투병중인 요양병원 바로 곁에 있는 삼계탕식당에 멀쩡하게 내려와 참석하여
아파보니, 그리고 혼자가 되어 떨어져 있어보니
생각나는건 친구들 뿐이란다 하고 절절한 우정을 토해내고 있다.
바로 친구 김 교현 동기의 얘기이다.
조금은 여위었고 볼품도 다소 소박해 졌지만
그래도 함께 웃으며 친구생일도 축하해주고
보고싶은건 친구뿐이란다 하고 덕담을 하고 있다.
병원으로 올려보내며 잡는 손이 다소 차갑게 느껴지는것은
이렇게도 몸에 돌고 있는 피가 식어간다는 얘기인가 서글퍼진다.
친구야 아프더라도 잘 견디고 이겨내라 !
아직은 네가 우리곁에 있어야 우리가 힘을 내지 안그런가 이 사람아 ?
돌아서서 안동으로 올라오는 길이 이리도 멀었던가 싶다.
동행하는 친구도 있는데도 이렇게 가슴이 서늘하고 허허로운지
그렇다 우리는 내일이 없는 세월을 살고 있지 싶다.
그래서 오늘을 오늘로, 내일로 ,
그리고 머언 세월을 살아가 보자구나
누구는 생일이라고 축하 노래 불러주고
누구는 또 내일을 함께하자며 손잡고 힘내라 화이팅 부르짖는다.
사노라면,
너도 가고 나도 뒤따라 갈것이니
거기사나 여기사나
우리는 친구일세
문 수웅 오늘가고, 박 희열 어제갔네
그리고 우리 모두 내일 갈것이네
그래 ! 우리 거기서
동창회 총회 열고 노세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