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회원>
올해의 발표작
비명
송의호
세 번째로 청년이
죽음을 선택했다
누구보다 정 많던
서른하나 그 언니
날아간 구천만 원은 청춘 바친 전 재산
해머를 던지며
한국을 대표했다
그의 꿈은 동생을
대학에 보내는 것
뒤늦게 전세금 사기 온 나라가 시끌시끌
내 문제 아니니
눈감는 게 세상인심
청년 세대 쓰러지면
미래는 절벽인데
미추홀 사회적 재난 쾅— 부숴라 해머로
신작
기정記情
하코네 온천욕
참 좋다 하셨지요
어머님과 함께 한
단 한 번의 해외여행
그때는 잘 걸었는데 뼈 부러져 아팠지요
어머니 1주기
자식들이 모였다
폭염 속 무덤 앞
생전 추억 고했다
손녀는 강정 내놓던 그 손길 떠올린다
아들은 1400자
긴 사연을 읽었다
손수 짜신 삼베 도포
두고두고 입겠다며
어머니 이제는 제발 일손을 놓으세요
*기정記情은 1주기인 소상에 고인과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생전 추억을 회고하며 술잔을 올리는 의식
무장해제
삼월 이일 강의실
체온계가 사라졌다
책상 위 둘러쳐진
칸막이도 없어지고
이름을 부르는 것은 대면의 확인이다
되찾은 자유로
생존 너머를 상상하라
새소리 봄의 왈츠
시작을 자축하며
공부는 필리버스터*, 자유의 특권이다
<대구시조> 2023. 제27호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