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우리말 지킴이와 헤살꾼 발표문
우리는 1990년 노태우 정부가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고, 1993년 김영삼 정권이 세계화를 내세우면서 한자와 영어 조기교육을 외치다가 얼빠진 나라가 되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봤다. 우리 겨레 얼이 담긴 우리말이 외국말에 짓밟히니 나라가 흔들리고 약해진 것이다. 그래서 1997년에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게 되었고 우리 기업은 국제 투기자금에 넘어가니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고 노숙자가 되었다. 우리는 그 꼴을 보면서 우리 얼과 말글을 살리고 지켜서 튼튼한 나라를 만들어야겠다고 1998년에 우리모임을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말과 얼을 살리고 지키려고 “우리말 우리얼”이란 모임 회보를 내면서 해마다 한글날에 우리말과 한글을 사랑하는 이들은 우리말 ‘지킴이’로 뽑고, 한자와 영어를 섬기는 이들은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는 “우리말 지킴이와 헤살꾼 뽑기” 일을 시작했는데 벌써 19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애써서 한자 섬김 이들은 줄었는데 영어 섬기는 이들이 늘어나 우리 말글살이가 몹시 어지럽다. 어린이 잡지 이름까지도 영문 일색이고, 거리의 간판이 영문으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엔 중앙 정부부처 이름에 외국어가 들어갔다.
오늘날 이런 영어 섬기기는 1500년 전 신라가 중국 한문과 문화를 섬기다가 중국 문화 곁가지로 만들어 언어사대주의를 뿌리내리게 한 것과 닮았다. 신라가 당나라와 손잡고 고구려와 백제를 쓰러트리고 당나라 식으로 관직 이름과 땅이름, 사람 이름까지 바꾸면서 중국의 문화 속국이 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데 간신히 그 한문과 한자로부터 해방되나 했더니 오늘날 미국말로 상품과 회사이름을 바꾸고 정부 조직이름까지 영어가 들어갔다. 마치 통일 신라가 중국을 섬기는 그 꼴이다.
이런 꼴을 막으려고 국어기본법도 만들고,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들었지만 점점 외국어 간판이 늘어나서 이제 기업이나 가게 이름을 미국말로 짓고 영문 간판을 다는 것을 탓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 법이 없어도 제 말글을 사랑하고 바르게 써야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런 국민 수준이 아니다, 이제 정부와 학교에서도 말장난하고 있다. 말글살이가 어지러우면 그 사회가 어지럽다. 법이 없어도 제 겨레 말글을 지키고 빛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국어기본법과 옥외광고물관리법에 법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하는 조항을 만들어서라도 우리말을 지키고 살려야 할 판이다.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자들이 아무리 나라를 지키려고 애써도 안 되면 포기하거나 자결한다. 그렇게 되면 나라가 망하게 된다.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말이 살고 빛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해도 우리말 지킴이와 헤살꾼을 발표하면서 정부와 국민이 우리 얼말글 지키는 일을 함께 하길 호소한다.
571돌 한글날을 앞둔 단기 4350(2017)년 10월 7일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김경희, 고영회, 노명환, 박문희, 이대로, 이정우
-------------------------------------------------------------------------------------------------------
2017년 우리말 지킴이들
◇ 우리말 으뜸 지킴이: 홍익대 안상수 명예 교수
안상수 교수는 1985년에 한글 글꼴을 네모꼴에서 벗어나 ‘안상수체’라는 글꼴을 개발해서 새로운 한글 글꼴을 개척한 분이며, ‘디자인’이라는 말도 우리말로 ‘멋지음’이라고 바꾸어 말하는 교육자요 우리말 지킴이다. 안 교수가 새로운 한글 글꼴을 멋지게 만들면서 많은 활자체연구자(타이포그래피)들이 따라서 새로운 글꼴을 만들었다. 안 교수는 한글은 단순한 글자가 아닌 우리 감정과 정서가 담긴 우리 문화의 꽃이라고 보고 새로운 한글 멋지음을 개척한 선구자이며 철저한 자주 정신으로 우리말과 한글을 빛내는 참된 교육자다.
그래서 안 교수 제자들 가운데 한글과 우리말을 사랑하는 학자와 ‘멋지음꾼(디자이너)’들이 많이 나왔다. 이 분은 세종의 자주, 창조 정신으로 한글 글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멋있는 글꼴을 만들어 냄으로서 세계에서 이름난 멋지음꾼이 되었다. 우리 것을 사랑하고 빛내고 그 바탕에서 세계로 나가는 학자, 전문가의 본보기가 되는 분이기에 많은 사람이 본받기 바라면서 그 고마움을 표하는 뜻에서 올해 우리말 으뜸 지킴이로 뽑았다.
○ 우리말 지킴이 여주시 (시장 원경희)
여주시에 세종대왕릉인 영릉이 있다. 그런 인연으로 여주시는 세종대왕과 한글을 기리는 행사를 많이 한다. 특히 원경희 시장이 민선6기 여주시장을 맡으면서 시작한 ‘세종인문도시 명품 여주’라는 시정목표를 세우고 ‘세종대왕’과 ‘한글’을 통해 뛰어나고 이름난 ‘여주’를 만들겠다는 뜻을 가지고 해마다 한글날에 ‘세종대왕과 한글’을 주제로 행사를 많이 한다.
올 571돌 한글날을 맞이해서도 10월 8일부터 9일까지 세종대왕릉에서 한글날 문화제를 열고, 2018년 제1회 세종대왕문화제 준비 모임으로 10월 14일부터 27일까지 ‘책나루터․책잔치’ ‘외국인 세종골든벨’, ‘힌글디자인포럼 및 전시’, 세종행복나눔축제 들을 연다고 한다. 우리말이 살려면 우리 한글을 빛내야 한다. 한글이 빛나려면 중앙 정부도 잘해야지만 지방자치단체들도 잘해야 한다. 그런 뜻에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본받기 바라며 우리말 지킴이로 뽑았다.
○ 우리말 지킴이 인사동 상가들
우리 모임은 일찍이 2008년에 (사)인사동전통문화보존회가 인사동 거리에는 외국어 간판이 없는 거리로 만들겠다고 나서서 외국 커피회사인 ‘스타벅수“회사 간판을 한글로 달게 했을 때에 (사)전통문화보존회를 우리말 지킴이로 뽑은 일이 있다. 그런데 9년이 지났는데도 인사동 거리엔 서울 명동거리와는 다르게 외국어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 며칠 전에 도이칠란트에서 온 동포 한 분이 인사동에 들렀다가 한글 간판이 많아서 정겹다면서 고마워했다. 외국 관광객들도 우리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10월 6일 거리 간판을 살펴보려고 인사동과 명동을 가 봤는데 명동보다 인사동에 사람들이 더 많았다. 영문 간판을 단다고 장사가 잘 되고 외국 관광객이 더 찾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거리 간판 글씨 모습은 그 나라 말글살이 모습이다. 제 말글이 있는데도 남의 말글을 더 좋아하는 것은 얼빠진 일이다. 앞으로 대한민국 모든 상가에 우리 말글로 간판을 달고, 어쩔 수 없을 때엔 법대로 한글과 함께 써주길 바란다. 그동안 우리 전통문화와 우리 말글을 지키고 살리려고 애쓴 인사동 상인들을 칭찬하고 명동이나 다른 곳 상가들에도 영문보다 한글간판을 많이 달기 바라면서 우리말 지킴이로 뽑았다.
○ 토박이말로 이름은 지은 ‘샛별초등학교‘와 ‘한빛고등학교’
우리나라 학교들이 거의 모두 한자를 쓰는 일본 식민지 때 처음 생겼기 때문에 학교 이름과 교훈이 한자말이고 학교 문패와 교훈이 한자말을 한문으로 많이 쓰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시절에 생긴 학교 가운데 우리말로 이름을 짓고 한글로 문패를 단 학교가 있다. 1964년에 생긴 거창 샛별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청주와 남양주 들 여러 곳에 샛별초등학교가 생겼다. 담양에 있는 한빛고등학교는 1997년에 생겼는데 이름이 좋아서인지 대전, 위레 운정 들 여러 곳에 한빛고등학교가 생겼다. 한빛초등학교는 더 많은 곳에 있다.
이 학교들은 교훈이나 교표도 우리말을 한글로 쓰고 있다. 여주에 ‘늘프른자연학교’란 대안학교도 요즘 생겨서 자연 속에서 세종정신과 우리다운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앞으로 나라 곳곳에 우리말로 이름을 지은 학교가 많이 나오고 우리말로 가르치고 배워서 훌륭한 한국인이 많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말로 학교 이름을 지은 학교들을 우리말 지킴이로 뽑았다.
2017년 우리말 헤살꾼
◇우리말 으뜸 헤살꾼, 벤처기업협회(회장 안건준)
우리나라가 1500년 전 신라가 관직이름, 땅과 사람이름까지 중국 당나라처럼 짓기 시작하여 조선시대까지 중국 한문과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지금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엔 신라 때처럼 회사이름, 가게이름을 외국어로 지어서 우리말이 몸살을 앓고 있어서 정부와 국민이 걱정하고 있는데 위 찍그림(사진)에서 보듯이 벤처기업협회 간부 회사 이름이 하나같이 영문이다. 위 본보기는 이 벤처기업협회가 제 나라말은 우습게 여기는 사람과 기업이 모인 집단이라는 증거가 되겠다.
더욱이 이 협회는 올해에 중앙정부 조직 명칭에 “벤처‘란 외국어가 처음 들어가도록 힘썼다. 지난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공약에 ”중소벤처기업부“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있어 한글학회와 한글단체는 그렇지 않아도 외국어에 우리말이 몸살을 앓고 있는데 부채질하는 꼴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해서 민주당은 고 ‘벤처’란 외국어를 빼기로 했는데 이 협회가 앞장서고 자유한국당 장제원의원,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백제현 의원이 거들어서 들어가게 했다.
정부 중앙부처 이름에 외국어가 들어간 일은 1500년 신라가 중국 당나라 직제 명칭과 지명을 그대로 본 따서 지은 것처럼 큰 사건이고 우리말을 못살게 한 일이다. 그래서 벤처기업협회와 장제원, 백제현 국회의원들을 함께 우리말 으뜸 헤살꾼으로 뽑았다.
○ 경기도 부천 부명중학교(교장 원유옥)
국어기본법과 옥외광고물관리법, 정부 공문서규정을 보면 문서와 광고문은 우리말을 한글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으며 어쩔 수 없이 외국 말글을 적어야 할 때엔 도림()안에 외국 말글을 적게 되어있다. 그런데 정부기관은 말할 것이 없고 기업 알림 글이 이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래 전부터 그 잘못을 알려주고 더 저지르지 말자고 호소하고 있으나 오히려 점점 더하고 있다. 그 까닭이 학교에서부터 우리 말글을 우습게 여기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위 찍그림(사진)은 경기도 부천시 부명중학교(교장 원유옥) 교문에 걸린 펼침막과 그 학교 누리집 첫 장에 뜨는 알림 글이다.
“참 主人되어 너DO 나DO 함께하는 행복한 부명인”이라고 쓰여 있다. 한국말도 아니고, 한문도 아니고, 영어도 아니다. 학교가 말장난을 하고 있다. 이런 글을 교문과 누리집, 교문 옆 게시판에 써서 선전하고 있다. 이 글은 학생들만 보는 것도 아니다. 시민들도 본다. 참으로 한심한 것은 이런 것을 잘못이라고 알려주었는데 계속 그런다는 것이다. “안전R知”란 안전 홍보 문을 특허까지 내서 선전하기에 그것은 잘못이라고 알려주었더니 안 하고 있다. 그런데 부명중은 몇 달 전에는 누리집에 저런 말장난 글이 없었으나 한글날 며칠 전에 보니 뜨고 있다. 일부러 더 그러는 거 같다. 우리 교육현장이 이 지경이니 나라가 썩을 때로 썩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 우리말 헤살꾼 명동상가 영문 간판들
1970년대만 해도 명동 거리에서 영문 간판을 찾기 힘들었다. 그런데 김영삼 정권이 영어 조기교육을 한다고 떠들면서 회사 이름을 영문으로 짓고 간판을 영문으로 다는 가게가 늘어나서 옥외광과물관리법 시행령 표기 규정에 “광고문은 어문규정에 따라 한글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어쩔 수 없이 외국어를 쓸 때엔 한글과 함께 써야 한다.”는 조항을 새로 넣었다. 그러나 처벌 조항이 없어서 영문 간판이 자꾸 늘어나 지금은 한글 간판을 찾기 힘들다. 옥외광고물 감독 책임기관인 행안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손을 놓고 있어 그렇다.
이제 더 이상 그대로 두면 손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 말글살이가 망가질 거 같다. 나라가 망할 때에도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자들이 될 대로 되라고 포기하게 되면 나라가 망한다. 명동 상인들은 인사동 상인들이 전통문화보존과 우리 말글을 지키자고 외국어 간판을 안 다는 것을 본보고 따르기 바란다. 올 10월 6일 연휴 때 인사동과 명동을 가 봤는데 인사동에 사람이 더 북적거렸다. 영문 간판이 손님을 더 끄는 것이 아니다. 외국인에겐 우리다운 모습이 더 관광거리가 된다.
○ 방송 제목을 영어로 짓는 방송국들
사회가 흔들리고 나라가 썩어 가면 언론이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말글로 돈을 벌고 먹고 사는 언론이 외국말에 우리말이 짓밟히고 죽어 가는데 막지 않고 오히려 부채질을 하고 있다. 민영방송은 말할 것이 없고 공영방송도 마찬가지다. 그 가운데 방송 제목은 경쟁이나 하듯이 영어와 한자가 뒤범벅이다. “나이트 FOCUS, JTBC 뉴스룸, 채재 팩트, 명품리포트 脈, 더HOT한뉴스, 자연愛산다”들들 끝이 없다. 한마디로 말장난을 하고 있다.
이 말장난을 국민은 날마다 보고 길들고 있다. 이 꼴을 정부도 바로잡을 생각을 안 하고 보고만 있다. 언론에게 밉보이면 안 되기 때문일까? 우리라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되겠기에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아 그 뜻을 전한다. 제발 우리나라 말글로 더 좋은 방송을 하라. 나라꼴이 이러니 미국, 일본, 중국이 우리를 깔보고 마음대로 가지고 논다는 생각이 든다. 시청자들이 나서서 이 잘못을 바로잡지 않으면 막을 길이 없다. 그러기 전에 방송국들이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바로하길 호소한다. 언론만 잘하면 우리말이 살고 우리나라가 좋아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