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마지막 생존 벨루가 ‘벨라’가 죽기전에 좁은 수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전시 중단’과 ‘방류 약속 이행’을 촉구해주세요.📢
1인 행동 참가자 물도깨비 님의 활동후기:
핫핑크돌핀스, 그리고 그와 연대하는 시민들은 2022년 12월, 벨라의 즉각 해방과 전시 중단을 위해 잠실 롯데 아쿠아리움에서 수조에 현수막을 붙여 가리는 직접 행동을 진행했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과 절박함을 함께 가진 채 저 역시도 그 행동에 참여했고,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이번 잠실에서의 1인 릴레이 시위는 그 기소유예 이후 처음입니다.
궁전처럼 호화롭게 꾸민 롯데월드 몰 지하 입구에 서서 피켓을 들고 서있었습니다. 가끔 왔다갔다하는 정장 차림의 경비를 보면 잠시 움찔하곤, 괜히 허리를 반듯하게 펴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내심 이곳을 오는 것을 피했습니다. 바쁘니까, 머니까. 멀면 얼마나 멀다고, 바쁘면 얼마나 바쁘다고. 이렇게 올 수 있는데 저는 왜 그렇게 피했을까요. 초라한 마음이 부끄러웠습니다. 옳다고 믿는 일을 하는 데에, 고작 몇 차례 압박을 받았다고 스스로가 잔뜩 흔들린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초라하고 슬펐습니다.
저에게 아쿠아리움 직접행동은 참으로 큰 사건이었는데, 그렇게 두들겨도 저 안에 벨라를 가두고 있는 수조도 롯데도 조금의 흠이 생기지 않은 것 같아 절망했습니다. 아무리 때려도 꿈쩍도 하지 않는 벽을 두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벨라가 죽기 전에는 이 감옥에서 석방될 수 있을까? 억울하게 감옥에 갇혀 서서히 잊혀져가는 친구를 등 뒤에 두고 사람들에게 한 번만 봐달라고 간절한 눈빛과 몸짓을 보냈습니다. 끝나지 않았다고, 아직 여기 갇혀있다고. 사실 그건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자고. 아직 여기 갇혀있다고.
자책을 반복하며 하며 서있자니 유독 스스로가 작게 느껴지고 외롭고 슬펐는데, 마무리할 즈음 한 어린이가 조금 머뭇거리다가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피켓을 읽어보려고 조금 다가서다 멈추는 듯 하더니 저에게로 곧장 걸어왔습니다.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말하길래 무언가 물어보려는 줄 알았는데, 손에 들고있던 음료수를 건넸습니다. 드리고 싶었어요. 힘내세요. 그러고서 고맙다는 말을 제대로 하기도 전에 후다닥 어디론가로 사라졌습니다.
그런 생각 하지도 말라는 듯이... 서있는 남은 시간 동안 괜한 눈물을 참느라 혼났습니다. 눈물 그렁한 채로 답답하게 닫혀있는 천장을 보다가 1인 시위를 마쳤습니다.
그토록 바랐건만 아쿠아리움에 들어간 날 수조는 깨지지 않았습니다. 깨진건 지금껏 감금에 저항하지 않았던 제 세상이었지만 벨라의 몇 미터짜리 세상도 산산히 부서져 저 드넓은 바다까지 단숨에 헤엄쳐 갈 수 있도록 길을 틀 수 있을까, 벨라가 나에게 해준 것처럼 벨라에게도 더 큰 자유를 돌려줄 수 있을까,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어느새 또다시 크리스마스가 돌아옵니다. 마음 맞는 친구들, 가족들과 함께 따스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저와 달리 벨라는 홀로 남아 수조 안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방문한 관람객만을 봐야만 합니다. 벨라도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다면 적어도 크리스마스 전에는 꼭 집으로 돌려보내줘야겠다는 결심이 다시 가슴에 작게 피어오릅니다.
벨라 너도 가족들이랑 안부도 나누고 그래야지. 1년을 마무리 해야지, 친구와 짝꿍과 가족과.
❝롯데는 벨루가 전시 중단하고 방류 약속 이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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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 행동 참여하기 (링크 클릭)
http://hotpinkdolphins.org/free-belu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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