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로구의 서남쪽 지붕, 개웅산(開雄山)
▲ 천왕지구 옆을 지나는 개웅산 서쪽 산길 (구로올레길 산림형 4코스) |
개웅산은 해발 125m의 낮은 뫼로 구로구에서 천왕산 다음으로 높다. 천왕산과 개웅산 산줄기 는 구로구의 태백산맥과 같은 존재인데, 개웅산이란 이름은 산과 인접한 마을 지형이 움푹 들 어간 상태로 전쟁이 터질 때 총탄이 개웃개웃 피해 가서 개웅마을이라 불렀고, 그것이 산 이 름이 되었다고 한다. (20세기에 비롯된 이름임) 조선 때는 이곳에 봉화대가 있어서 산 자체를 '봉화대(烽火臺)'라 불렸으며, 1919년 3.1운동 때는 개봉동(開峯洞)과 오류동 지역 사람들이 봉화를 올리며 만세운동을 벌였던 유서깊은 현 장이기도 하다.
개봉동과 천왕동, 오류동에 걸쳐있는 조촐한 뫼로 서쪽은 천왕산과 이어지고 있으며, 동/남/ 북쪽은 평지로 남쪽에는 목감천이 서울과 광명시의 경계를 가르며 흘러간다. 단풍나무와 참나 무, 소나무 등 160여 종, 29만 7천여 주의 나무가 산을 곱게 수식하고 있으며, 1997년 개웅산 근린공원 조성에 들어가 2006년 5월에 1차 공원 사업이 마무리되었다. 이때 개웅정과 체육시 설, 쉼터, 산길이 조성되었는데, 조그만 동네 뒷산 공원임에도 지역 주민 뿐만 아니라 영등포 구와 금천구, 광명시, 부천시 등 이웃 동네에서도 많이들 찾아오자 2008년 3월 근린공원 2차 사업에 들어갔다. 하여 42,000㎡ 면적에 자연학습장 등을 닦았으며, 공군부대가 주둔하면서 만든 철조망을 제거 했다. (군부대는 아직 있음) 철조망 자리에는 5,000㎡ 규모의 자연학습장을 닦았으며, '개웅 산 한바퀴'란 3km의 둘레길을 닦고 때죽나무와 복자기나무 등의 나무를 잔뜩 심었다. 천왕산 처럼 오래되거나 굵직한 명소는 없으나 매년 공원을 찾는 사람이 10만 명이 넘는 구로구의 대 표 명소이자 꿀단지로 구로올레길 산림형 4코스(천왕동 생태다리~목감천 1.4km)가 이곳의 신 세를 진다.
* 개웅산 소재지 : 서울특별시 구로구 개봉동, 오류동, 천왕동 |
▲ 붉은 피부의 단풍나무가 사색을 돕는 개웅산 서쪽 산길 (구로올레길 산림형 4코스)
▲ 봉화정 부근에서 바라본 개웅산과 푸른 봄하늘
▲ 팔각형 스타일의 봉화정(烽火亭) 개웅산 서부에는 봉화대근린공원이 닦여져 있다. 개웅산의 옛 이름인 봉화대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봉화정이 단아한 모습으로 들어앉아 상큼하게 휴식 공간을 선사한다.
▲ 시원스럽게 닦여진 봉화대근린공원 산책로 (봉화정에서 정상 방향)
▲ 개웅산 정상을 향하여 정상으로 가는 길은 비록 짧지만 앞서 천왕산처럼 경사가 좀 각박하다. 경사의 성질을 조금 죽이려고 계단을 닦긴 했지만 그래도 반짝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다.
▲ 개웅산 정상에 닦여진 개웅정 |
개웅산은 천왕산 등을 빼면 주변에 딱히 높은 뫼들이 없다. 하여 낮은 높이에 비해 조망이 썩 괜찮으며 특히 동쪽과 남쪽은 시야가 꽤 좋다. 그리고 정자 밑에는 의자가 넉넉히 닦여져 있 어 두 다리를 쉴 공간은 충분하다. |
▲ 개웅정에서 바라본 천하 ① 개봉동과 광명시 북부를 비롯해 구로구, 금천구, 관악구, 관악산(冠岳山) 산줄기가 흔쾌히 시야에 들어온다.
▲ 개웅정에서 바라본 천하 ② 천왕동과 광명시 서부(광명동), 광명의 지붕인 구름산~도덕산~가학산 산줄기
▲ 개웅정에서 바라본 천하 ③ 천왕동(천왕지구)과 7호선 천왕차량기지, 광명시 광명동과 옥길동, 노온사동 지역
▲ 개웅산 정상에서 오류동역으로 내려가는 산길 |
정상이란 자리는 너무 오래 머물려고 들면 반드시 탈이 나는 법이다.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 해 잠깐씩 누리고 내려가야 뒷탈이 없지. 허나 사람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그런 단순한 진 리를 깨닫지를 못한다. 내려갈 때는 오류동역(1호선)이 있는 북쪽으로 가다가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개봉3동 거성아 파트 방면으로 내려갔다. 천왕동 생태다리에서 정상을 찍고 개봉3동까지 넉넉잡아 30분 정도 면 충분히 이동이 가능하다. (오류동역은 40분 정도) |
▲ 개웅산에서 만난 늙은 무덤 |
개봉3동으로 신나게 내려가던 중, 늙은 무덤 하나가 나타나 내 발길을 붙잡는다. 고된 세월의 무게에 짓눌린 봉분(封墳)과 세월을 예민하게 탄 상석(床石), 정체가 아리송한 길쭉한 하얀 돌덩어리, 문인석(文人石) 등을 지니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묘비(묘표)가 없어서 자세한 것 은 개웅산 산신도 모르는 실정이다. 하지만 저들의 늙은 기운으로 보아 조선 후기 사대부(士 大夫) 무덤으로 여겨진다. 문인석은 홀(忽)을 쥐어들고 있는데 얼굴이 싹 지워져 있다. 게다가 봉분이 바라보는 방향을 향하고 있어 인위적으로 저렇게 돌려진 것으로 보인다. 무덤에 대한 관리의 손길이 끊기면서 묘비도 날라가고 묘를 이루던 석물들도 싹 피해를 보면서 우울한 몰골이 된 것인데, 오랫동안 버려진 상태라 자신의 우울한 처지에 비관을 했는지 얼굴이 지워질 정도로 울었나보다. 어쨌 든 개웅산에서 얻은 소소한 옛 수확물이다. |
▲ 얼굴과 머리 부분이 심하게 망가진 가련한 문인석 그와 이 무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들의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서 알아낼 도리가 없다.
▲ 개웅산 개봉3동 산길 (거성아파트 방향) |
항동철길에서 시작된 구로구 지붕 나들이는 천왕산과 개웅산 정상을 거쳐 개봉3동 거성아파트 에서 기분 좋게 마무리가 되었다. 개웅산이 작긴 하지만 그 속은 보기와 달리 넓어서 정상을 찍고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넉넉잡 아 30분 정도 걸린다. ('개웅산 한바퀴' 둘레길까지 타면 1시간은 더 걸림) 개웅산은 오류동 역(1번 출구)이나 개봉3동 거성아파트, 천왕동(천왕생태다리, 연지타운2단지, 개웅산 생활체 육관)에서 접근하는 것이 편하다. |